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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조각투자 증권신고서 제출…“밸류 산정 어렵네"

[기로에 선 토큰증권] ③
테사 등 조각투자업체, 신고서 제출 잇달아 늦춰
감정평가·작품선정 지연…정보 비대칭 문제도 원인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테사의 미술품 갤러리 전경. [사진 테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조각투자업계가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을 미루고 있다. 조각투자상품이 금융투자상품(증권) 중 하나인 ‘투자계약증권’으로 분류되는 만큼 양식에 맞춰 증권신고서를 작성 해야 되지만 미술품 등 확연히 다른 상품 특성 탓에 가치평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달 중 1호 상품 출시가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만큼 향후 조각투자상품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각투자 투자계약증권신고서 제출이 늦어지는 것은 신고서 작성에 필요한 요건을 아직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술품과 한우 등 기존과 성격이 다른 상품 특성상 업체들이 가치 평가 및 신고서 양식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투자계약증권 발행사로 인정받은 조각투자업체는 ▲테사(플랫폼명 테사) ▲스탁키퍼(뱅카우) ▲서울옥션블루(소투) ▲투게더아트(아트투게더) ▲열매컴퍼니(아트앤가이드) 등 5곳이다. 조각투자란 미술품·부동산·항공·한우 등 실물자산에 여러 사람이 투자해 지분을 쪼개 보유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조각투자를 증권 중 하나인 ‘투자계약증권’으로 판단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한우·미술품 등 5개 조각투자 서비스가 ‘증권성’을 갖고 있다고 보고 지난 7월 이들의 사업 재편을 승인했다. 현재 금감원은 조각투자에 활용되는 실물자산 가격 산정의 객관성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각투자 업계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하고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 중이다. 주식 발행과 마찬가지로 증권신고서 제출, 공시 등 영업을 위해 당국의 승인을 받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체별로 보면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인 테사는 감정평가와 미술품 선정 난항을 이유로 증권신고서 제출을 이달 중으로 미뤘다. 서울옥션블루의 소투도 회계감사가 지연되면서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을 늦춘 상태다. 1호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을 노렸던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투게더아트와 열매컴퍼니도 최근 증권신고서 제출을 자진 철회·연기했다.

미술품 조각투자 상품의 경우 절대적인 작품 수가 적고 객관적인 가격선정이 어렵다. 이는 발행사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요소다. 즉 이와 관련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데 조각투자업체들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증권신고서 제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 운영사인 스탁키퍼도 한우 지분을 쪼개는 단위와 증권신고서 형식 등 추가 협의를 금융당국과 진행 중이다. 가격 산정과 투자자 보호 문제보다는 증권신고서 양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논의 중인 기업들 외에 다른 조각투자 업체들에 대해서도 추가로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받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관련 일정을 미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 관련 이미지. [사진 뱅카우]


이달 중 1호 상품 출시 가능성

다만 조각투자업계는 이달 중 함께 1호 조각투자 상품 출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 미술품 소유권 분할 거래 플랫폼인 테사는 키움증권과 계좌 연동을 마쳤다. 대신증권도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인 카사를 인수하고 전용 상품 계좌를 출시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등도 조각투자 사업 대응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토큰증권(STO) 사업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조각투자 유통은 한국거래소가 담당할 예정이다. 조각투자 플랫폼에서 발행한 상품을 한국거래소에 주식처럼 상장하고 개인들이 거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이사회를 열고 '투자계약증권·비금전신탁수익증권 시장 시범 개설 방안 및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신청'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세부 사항을 정리한 후 이달 중 금융위에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할 예정이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기존 금융서비스와 차별성이 인정되는 사업에 대해 규제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다.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하면 접수일로부터 30일 안에 처리해야 한다. 보완이 필요한 경우 최대 12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내년 초에는 한국거래소에서 조각투자 상품이 거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각투자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조각투자업체들의 증권신고서 제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증권 신고에 따른 서류 문서 작업은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작품선정에 시일이 걸리는 미술품 등 조각투자상품 특성상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며 “상품 출시 역시 금융당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날짜를 특정하는 데 제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조각투자 시장 규모는 36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기업 셀렌트 조사에선 기관투자자 91%가 투자 의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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