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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이면 찾아오는 비염…‘지르텍’ 1위 비결은 [백약불태]

2018년부터 현재까지 판매 1위
1980년대 출시…40년 입지 다져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비교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OTC도 의약품인 만큼 잘 알고 사용해야 합니다. 익숙하지만, 잘 알지 못했던 OTC의 성분과 효능을 뜯어봅니다. [편집자주]

벨기에 제약 회사 UCB제약의 항히스타민제 ‘지르텍’ [사진 한국UCB제약]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봄철이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에 노출돼 염증이 발생하면 코막힘과 재채기 등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입니다. 꽃가루는 물론 미세먼지나 진드기,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 등도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킬 수 있어 꼭 봄철이 아니더라고 알레르기 비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매해 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알레르기 비염 진단율은 2012년 16.8%에서 2022년 21.2%로, 10년 새 4.4%포인트(p) 늘었습니다. 특히 꽃가루 알레르기가 한창인 3월부터 5월까진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많아집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4월 중점 관리 대상 질환으로 꽃가루 알레르기를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수가 늘어날수록 잘 팔리는 의약품이 있는데요. 벨기에의 제약 회사인 UCB제약의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 ‘지르텍’입니다. 지르텍은 알레르기 비염이나 알레르기 결막염, 두드러기, 가려움증 등에 사용하는 의약품입니다. 알약 형태로 성인 기준, 하루 한 번 10㎎을 자기 전 복용하면 됩니다.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5㎎을 아침과 저녁에 나눠 복용해도 됩니다.

지르텍이 알레르기 비염에 효과가 있는 이유는 항히스타민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에는 특정한 자극을 받으면 혈관을 확장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이 포함돼 있는데요. 지르텍과 같은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 수용체를 차단해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합니다. 항히스타민제는 1세대와 2세대가 개발돼 있습니다. 지르텍은 세티리진염산염 성분의 2세대 항히스타민제로, 1세대 항히스타민제와 비교해 졸음을 비롯한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오래 지속됩니다.

알레르기 비염을 앓는 환자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지르텍의 성과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여러 시장조사기관의 발표를 종합하면, 지르텍은 항히스타민제인 일반의약품 중에서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판매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르텍의 판매 규모가 지속 확대되고 있어 지난해에도 1위 자리를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80년대 출시된 이후 한국은 물론, 전 세계 90여 개 국가에서 40년가량 입지를 다진 덕입니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통받는 모든 환자가 지르텍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르텍에는 유당이 포함돼 있어, 갈락토오스 불내성이나 Lapp 유당 분해효소 결핍증, 포도당-갈락토오스 흡수장애 등이 있는 환자는 지르텍을 복용해선 안 됩니다.

신장이나 간 관련 질환자도 지르텍 복용 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다른 의약품과 같이, 술(알코올)을 마시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지르텍이 항히스타민제라, 졸음이나 진정 작용을 비롯한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서입니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지르텍과 같은 항히스타민제 일반의약품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성분은 지르텍과 같이 세리티진염산염이고, 대다수가 지르텍보다 매우 저렴합니다. GC녹십자의 씨즈날, 알리코제약의 코나진, 미래제약의 노텍, 동인당제약의 러지텍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 일동제약의 세노바는 어린이를 위해 액상 형태로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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