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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 ‘케이캡·컨디션’ 양대축으로 영속기업 토대 구축

[“100년 기업 꿈꾼다” 불혹 맞은 기업들]
1984년부터 40년 동안 제약 사업 추진
“성장·도전·화합으로 100년 기업 되겠다”

HK이노엔의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제품군 [사진 HK이노엔]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100년 기업’의 핵심은 영속성이다. 기업은 설립 이후 격변하는 경영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며 장수 기업을 꿈꾸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한국무역협회는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58년 기준 61년에서 2027년 12년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HK이노엔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영속의 가치를 지켜낸 기업이다. CJ그룹이 1984년 유풍제약을 인수했고, 이후 2014년 제약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출범시킨 CJ헬스케어가 HK이노엔의 전신이다. HK이노엔이 현재의 사명을 단 것은 2018년 한국콜마에 안긴 이후다. HK이노엔은 인수 이후 전문의약품, 음료사업을 키웠고, 현재 매출 8000억원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창립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성장·도전·화합으로 100년 기업이 되겠다”고도 선언했다.

HK이노엔이 자랑하는 제품은 대한민국 제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다.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다. 프로톤 펌프 저해제(PPI) 계열의 약물의 단점을 보완했다.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PPI 계열의 약물이 많이 사용되지만 약물의 효과가 늦게 나타나거나 새벽에 위산의 분비를 제대로 억제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다.

HK이노엔은 PPI 계열의 약물을 빠르게 대체해, 케이캡을 전 세계에서 매출 2조원 이상을 올리는 제품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르면 2026년 매출 1조원을, 2030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수출에도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몽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캐나다 등 세계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실제 판매를 위한 허가 절차도 단계적으로 밟고 있다. 케이캡의 2023년 매출은 1195억원이다.

숙취해소제 ‘컨디션’도 HK이노엔의 실적을 담당하는 효자상품이다. 컨디션은 30여 년 동안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고, 매출은 2021년 390억원, 2022년 607억원, 2023년 620억원이다. HK이노엔은 일반수액과 영양수액 등 수액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소공장과 오송공장 등 주요 수액제 생산공장에서 수액제를 생산하고 있으며, 두 공장의 생산역량(CAPA)은 1억백(bag) 이상이다. 헛개나무열매와 칡 등으로 만든 음료 제품인 ‘헛개수’도 HK이노엔이 공급하고 있다.

다만 HK이노엔이 모든 사업을 잡음 없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최근 케이캡과 관련한 특허 소송에서 패소하며 시장의 우려를 샀다. 케이캡의 복제약(제네릭)을 개발 중인 60여 개 기업은 각 사가 개발 중인 약물이 케이캡의 특허 일부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심판을 청구했고, 특허심판원은 이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특허심판원이 HK이노엔이 아닌 케이캡의 제네릭을 개발 중인 기업의 손을 든 셈이다. HK이노엔은 현재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케이캡의 특허와 관련한 또 다른 심판에 대해서도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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