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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보다 와인이 더 좋은 이유

포도보다 와인이 더 좋은 이유

지난 호에서 와인이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와인이 좋은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그럼 어떤 와인을 어떻게 마셔야 건강에 좋을까. 답은 와인의 원료인 포도가 어떻게 재배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와인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레스베라트롤이다.

이 물질을 만드는 건 포도다. 곰팡이 감염에 대응하기 위해 포도는 스스로 레스베라트롤을 만든다. 특히 껍질에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곰팡이·추위·자외선 등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껍질에 레스베라트롤을 쌓는 것이다. 외부의 적과 맞닿아 있는 껍질에 강력한 항염증 물질을 배치한다는 얘기다.

와인에 담겨 있는 레스베라트롤의 양은 포도의 재배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농약을 사용하면 곰팡이 감염이 인위적으로 억제되기 때문에 레스베라트롤의 함유량이 적어진다. 또 건조하고 더운 기후에서 자란 포도보다는 습하고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포도가 함유량이 더 많다.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포도에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은 것이다. 양식 생선보다 자연산의 맛이 좋고, 부족함 없이 자란 이보다 역경을 극복한 사람이 더 깊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다른 항산화물질 OPC는 포도씨에 많다. 와인 제조 과정에서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과즙만 발효하는 화이트 와인보단 포도씨와 껍질을 통째로 넣고 발효하는 레드 와인의 함유량이 훨씬 더 많다. 이에 따라 유럽 몇몇 지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에 좋은 성분의 함유량이 많다.

‘포도 껍질과 씨에 좋은 성분이 많으니 포도를 그냥 통째로 씹어 먹거나 포도 주스를 마시면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포도와 알코올이 섞이는 과정에서 포도 껍질과 씨에 들어 있는 좋은 성분이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려준다.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는 혈소판의 응고도 줄여준다. 알코올엔 더 중요한 기능도 있다. 간에서 분해된 알코올은 NADH라는 물질을 만든다. 이 물질은 환원기능을 가지고 있다. NADH는 한번 사용된 항산화제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적게 마신다면 술이 몸에 좋은 이유다.

그런데 와인은 원료 자체에 항산화물질이 많다. 포도의 항산화물질은 유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스스로 산화한다. 와인의 원료에 항산화물질이 원래 많은 데다 NADH를 통해 이런 항산화물질이 빠르게 복구되기 때문에 와인이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이다. 또 레스베라트롤과 OPC는 오랜 발효 과정을 거쳐 나온다. 이 때문에 충분한 발효기간을 거친 와인이 포도 주스보다 항산화물질 함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와인이 몸에 좋다고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이 억지로 마실 필요는 없다. 간이 좋지 않거나 알코올 분해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적은 양을 마셔도 해로울 수 있다. 또 와인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과 OPC는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대신 섭취할 수 있다. 와인도 술이다. 하루 한두 잔 정도가 가장 좋다. 아무리 많아도 반 병 이상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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