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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자산관리 ‘진짜 1위’ 노려

종합 자산관리 ‘진짜 1위’ 노려

새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장중 최고치(1월 6일, 2096.65)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증권주의 날갯짓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의도에선 도약을 다짐하는 신년사가 쏟아져 각축전을 예고한다. 이코노미스트가 증권사 CEO를 차례로 만나 신묘년 경영 전략과 시장 전망을 들어본다.
유상호
1960년생
연세대 경영학과
오하이오주립대 경영대학원
한일은행(현 우리은행)·대우증권·메리츠증권
2002년 한국투자증권 부사장
2007년~ 한국투자증권 대표

“이거 어쩌죠.”

1월 5일 만난 유상호(51)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난색을 표했다. 미리 전달한 질의서의 첫 번째 질문부터 답이 막혀서다. 그런데 얼굴은 싱글벙글한다.

유 대표는 ‘새해 첫 영업일에 무슨 꿈을 꾸었나’란 물음에 “꿈을 꾸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만큼 숙면을 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의 밤이 편안한 이유는 한국투자증권의 2010년 실적에 있다. 총자산이 전년 동기보다 7.5% 늘어 13조7363억원을 기록했고, 자기자본은 2조3146억원으로 8.2% 증가했다. 또 삼성생명 IPO(기업공개)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돼 ECM(주식자본시장) 주관 1위를 차지했다. 브로커리지(주식매매 중개) 점유율 역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 대표는 “이 기세를 몰아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자신감으로 출근길에 나섰다”고 말했다.

- 신년사에서 “진정한 업계 1위를 위해 모든 부문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자”고 했다. 특히 어떤 부문에 주력할 계획인가?

“IPO, 회사채 인수, 부동산 금융 등의 IB(투자은행) 업무는 선두권을 다졌다. 새롭게 종합자산관리의 명가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한다. 자산관리는 증권사의 본업이다.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에서 펀드도 팔고, 주식도 매매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펀드, 주식 같은 단품이 아니라 종합세트를 다룬다. 고객 니즈에 맞게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다.”

‘진정한 1위’는 유 대표의 신묘년 키워드다. 유 대표는 “형식적 외형이 아닌 생산성과 수익성에서 진짜 1등을 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 생산성, 수익성 성장을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인가?

“개인 고객이 맡긴 자산의 규모가 금융회사의 원천이다. 억지로 끌어오는 게 아니라 수익을 올리면 자연히 고객의 자산이 늘어난다. 또 증권사는 자금 공급자와 자금 수요자를 연결해준다. 지점, 상품 판매망 같은 공급자의 유통 채널이 강해야 생산력도 높아진다. 고객 자산을 확충하고 유통 채널을 강화하는 것이 올해 할 일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115개 지점과 3개 영업소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 연계 온라인 서비스인 ‘뱅키스’는 또 다른 고객 접점이다. 2010년 하반기에는 고객맞춤형 HTS(홈트레이딩서비스)인 ‘eFriend Pro’ ‘eFriend Force’와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eFriend Smart+’를 선보였다.

- 자산관리 경쟁이 치열하다. 어떻게 차별화하고 있나?

“자본시장에서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조화를 이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대학 설명회 때 김남구 부회장(한국금융지주)과 함께 직접 나설 정도로 신입사원 채용에도 정성을 들인다.”



다음 해외 진출지는 인도네시아- 한국투자증권 하면 떠올리는 또 다른 이미지가 해외 진출이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

“선진시장에서는 뉴욕, 런던, 홍콩,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2010년 11월에는 중국 베이징에 전유(眞友) 투자자문사를 설립했고, 12월에는 베트남 호찌민에서 합작증권사인 ‘KIS베트남’을 출범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고 베트남 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 업무를 맡는 등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5년 안에 현지 ‘톱5’에 드는 것이 목표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다음 진출지로 인도네시아를 보고 있다.”

- 리스크는 없나?

“당연히 있지만 현재 사업을 키워나가는 과정이라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일 것이다. 국내 사업이 워낙 커 해외 투자금, 인력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중요한 것은 20~30년 후다. 특히 신흥국에서는 아직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코리아’ 브랜드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회사의 장기 성장 면에서 의미 있는 사업이다.”

시종일관 자신 있게 말하던 유 대표는 시장 전망으로 화제를 돌리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주식시장의 출발이 좋다.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기업 경쟁력과 수익성을 볼 때 추가 상승 여력이 있지만 장밋빛은 아니다. 지난해보다 변동성이 훨씬 커질 것이다. 경영자도 투자자도 리스크를 생각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IB의 트렌드가 수수료 사업에서 투자로 바뀌었다. 그래서 금융위기가 온 것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일부 손실을 입었다. 결국 리스크 관리에 충실한 근본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

- 투자자에게 조언해달라.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길 권한다. 지난해는 상장기업 이익이 100조원에 육박했다. 환율 덕도 봤다. 올해는 환율이 불안정하고 인플레이션, 유동성 환수가 일어날 수 있다. 주가에 이런 우려가 반영되지 않겠나. 상승 속도가 둔화할 것이다. 지키는 투자가 필요하다.”

- 자사 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안다. 추천하고 싶은 상품은 무엇인가?

“내 유동자산의 90% 이상을 한국투자증권 상품에 들었다. 시장이 오를 때 초과 수익을 내고 시장이 내리면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자산관리서비스 ‘아임 유’를 추천한다.”

유 대표는 신년 계획을 묻자 “모든 생활과 생각을 회사에 집중하고 있다”며 “내 계획이 곧 회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의 계획은 증권사 CEO 최초로 ‘초콜릿 복근’에 도전하는 것이다. “몸을 회사에 비유할 때 건강한 체질을 유지하는 것이 고객을 위한 길”이라는 유 대표는 지난해 체지방을 11㎏ 줄이고 근육을 3㎏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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