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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앞바다 4개 섬 잇는 테마파크 만든다

여수 앞바다 4개 섬 잇는 테마파크 만든다

타임아일랜드는 ‘타임머신 아일랜드’의 준말로 타임머신 캡슐을 타고 9000만 년 전 공룡섬으로 간다는 의미다.

“아바타 영화 보셨죠? 타임아일랜드를 통해 아바타 세계와 같은 새로운 시대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준비는 끝났습니다.”

황보창호(54) 대표는 진지했다. 자신의 26년 전 꿈이 이루어진다는 게 꿈만 같은 것 같았다. 타임아일랜드가 무엇이기에 황보 대표는 그렇게 기대가 큰 걸까.

타임아일랜드는 여수 사도에 건립되는 테마파크다. 아름다운 경관과 인간의 창의성이 결합된 전남의 랜드마크를 지향한다. 황보 대표는 미래의 풍요로운 상상세계인 ‘아바타’를 타임아일랜드에서 실현하고자 한다. 사도 일대 섬들을 디즈니랜드보다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대형 문화 테마파크로 개조하겠다는 것이다. “타임아일랜드는 뛰어난 자연자원을 가진 전남의 이미지와 맞고 정부의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정책과도 통합니다. 사도 일대를 아바타 섬으로 만든다면 얼마나 환상적이겠습니까. 진정한 남해안 시대도 열리고요. 여수는 경제 창출 효과가 큰 관광 허브가 될 겁니다.”

그가 여수개발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뭘까?

“서울 동대문구청 건축과에 있을 때였어요. 민원인에게 도움을 줬는데 그분이 당시 남해안에 섬이 있는데 사지 않겠느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게 여수 앞바다와의 첫 인연이었죠. 당시 멋진 자연 경관에 반해 무조건 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여력이 있을 때마다 조금씩 인근 섬을 매입해 나갔죠. 언젠가는 이곳을 지상낙원으로 바꿔놓겠다고 생각하면서요.”

사도 주변 섬을 매입해 가던 1987년 어느 날 우연히 여수에 들렀다가 희한한 광경을 목격했다. 주민을 따라 조개 잡으러 가던 길에 바다가 갈라지며 사도와 중도, 장사도, 추도를 잇는 바닷길이 만들어지는 것을 본 것이다. 그는 무릎을 탁 쳤다. 순간적으로 관광 아이템이 떠오른 것이다.

진도 바닷길과 달리 당시 사도 바닷길이 열린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보 대표는 그 순간을 “특종을 잡은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빨리 설계하고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에 88년 3월 공무원 생활을 접고 건축사무소를 냈다.

곧바로 그는 사도 ‘모세의 기적’을 언론사에 제보했다. 대부분 국내 언론은 이를 비중 있게 다뤘다. 하지만 그곳을 개발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수자원보호구역으로 묶인 데다 섬마다 공룡 발자국이 많이 발견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던 것이다.

그사이 건축사무소는 민족사관고등학교, 신사동 K타워 등 대형 건축물을 설계하면서 명성을 쌓아갔다. 외환위기 때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여수 사도 개발에 대한 그의 꿈과 열정은 식지 않았다. 개발이 언제 이뤄질지 기약도 없는데 여수 앞바다 일대 관광지 설계만 다섯 번 했다.

황보창호 대표
1956년생1976년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1988년~ 황보건축 대표이사2009년~ 아프로컨설팅 대표이사, 임아일랜드 문화예술제 후원회장

2008년 서울대 국가정책과정에 다닐 때는 타임아일랜드 관광산업 계획을 논문으로 제출해 우수 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꿈을 ‘황보의 꿈’이라고 했다. 사도를 둘러싸고 있던 규제들이 여수 엑스포 지원 특별법으로 하나씩 풀려 가면서 꿈은 실현을 앞두고 있다.

그는 타임아일랜드에 ‘탁구장 이론’을 접목하겠다고 했다. “예전에 탁구장을 운영한 적이 있었죠. 운동시설에 불과했던 탁구장에 연인을 위한 휴게소와 국가대표급 라켓을 갖다 놨더니 연일 만원이었어요. 그때의 경험은 제가 사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탁구장은 10가지 아이템만으로 큰돈을 벌 수 있었죠. 음식점은 20가지, 영화는 100가지 아이템만 있으면 성공한다고 봐요. 타임아일랜드에는 최소 200가지 이상이 필요합니다.”

타임아일랜드 역시 기발한 아이템으로 승부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타임아일랜드는 화정면 사도를 비롯한 낭도, 증도 등 7개 섬을 잇는 대규모 테마파크다. 호텔과 5개의 공연장, 출렁다리, 테마전시관, 집트렉, 누드비치, 한류촌, 해맞이와 해넘이 공원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0년 11월 국토해양부 사업고시가 떨어졌다.

콘도와 컨벤션 시설이 들어서는 낭도는 문화예술 창작 공간으로 활용하는 예술섬으로 개발된다. 사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즐기는 모래섬, 중도는 섬 전체를 공연장 및 부대시설로 만들어 전 세계 청소년이 꿈을 펼치도록 할 계획이다. 태초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추도는 용궁섬, 이순신 장군 등 역사적 배경이 많은 증도는 전설섬, 기암괴석이 많은 장사도는 공룡섬으로 만들고 여기에 한중 우호공원도 조성한다.

황보 대표는 “타임아일랜드는 섬들이 갖고 있는 저마다의 특색을 살려 ‘테마섬’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꿈, 끼, 깡, 꾀, 끈’ 다섯 가지를 묶어 ‘꾼을 양성해 끝’을 보는 일곱 가지 ‘ㄲ’ 이론으로 그동안 체험하지 못한 다양한 콘텐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오감과 육감이 하나 되는 타임머신 체험 공간’을 주제로 한 ‘꿈’의 광장, 타임머신 스타대회 ‘끼’의 광장, 세계 최장 출렁다리와 절벽 전망대가 들어설 ‘깡’의 광장, 모험과 탈출을 체험하는 ‘꾀’의 광장, 인연과 필연의 장인 ‘끈’의 광장을 만들어 미래를 이끌어 갈 ‘꾼’을 만들어 ‘끝’을 내겠다는 것이다. 수륙 양용 버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콘도는 이곳에서 발견된 금조개를 형상화해 설계했다. 이외에도 12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촌, 성(性)의 광장, 원시인 촌, 낭도와 사도 간 도르래를 이용해 활강하는 집트렉 등도 선보인다. 브랜드 사업을 통한 영화나 방송, 애니메이션도 제작된다.

타임아일랜드가 들어설 곳은 9000만 년 전 공룡이 살았던 곳이다. 요즘 공룡 화석이 많이 발견된다. 또 고흥 외나로도 우주발사기지가 직선거리로 13.5㎞ 밖에 있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이곳은 그만큼 관광지로서 기대 효과가 크다. 또 이순신의 난중일기에 기록돼 있듯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조명 연합군의 주요 전략지다. 그래서 명나라 진린·등자룡 장군, 조선 이순신 장군의 경쟁과 우정이 숨쉬고 있다. 이 때문에 한·중 우호 차원에서 중요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황보 대표는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천혜의 관광자원을 지닌 이곳에 낭만과 사랑이 어우러진 콘텐트를 얹어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못지않은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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