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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나를 바꿔놓은 한 문장] 심재혁 레드캡투어 사장

[CEO, 나를 바꿔놓은 한 문장] 심재혁 레드캡투어 사장


침묵하는 불만 고객으로 하여금 입을 열게 하라 -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조사보고서

“제품·서비스에 불만인 고객이 해당 기업에 직접 항의하는 비율은 6%에 불과합니다. 반면 불만 고객 중 31%가 주변에 부정적인 입소문을 퍼뜨리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조사 결과입니다. 그래서 이 보고서는 ‘침묵하는 불만 고객의 입을 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불만을 품고서 조용히 이탈하는 고객을 잡으라는 거죠.”

심재혁(64) 레드캡투어 사장은 “불만 고객도 불만족한 것을 개선하거나 그 불만을 경청하고 왜 개선할 수 없는지 설명해 주면 90%가 다시 돌아선다”고 말했다.

심 사장이 와튼스쿨 보고서를 접한 것은 2005년. 불만인 고객을 잡는 것은 오랜 경영 화두였지만 이 보고서는 이들의 중요성을 데이터로 생생하게 보여줬다. 불만투성이인 고객이야말로 기업에 소중한 도움과 이익을 안겨주는 1등 고객이라는 교훈을 되새길 수 있었다.

8년 동안 인터컨티넨탈호텔 사장을 지낸 그는 2007년 초 여행사인 레드캡투어 사장으로 부임했다. 이듬해부터 중국 쓰촨성 대지진, 신종플루 등의 악재가 줄을 이었다. 더욱이 부임 첫해 한 여행업계 전문지가 실시한 전화 응대 친절도 조사에서 레드캡투어가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는 CS(고객만족) 혁신팀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서비스 교육을 실시했다. 직원들이 친절해지자 상담 고객과의 통화가 길어졌고 그에 따라 예약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직원들의 태도 변화를 고객이 느끼면서 실적이 좋아진 것이다. 지난 연말 그는 최고 350%의 인센티브를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전화 친절도 조사 순위는 2008년 3위로 뛰었고, 2009년부터는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레드캡투어의 친절도 순위 수직상승은 여행업계의 화제가 됐다.

그는 직원들에게 하인리히 법칙을 자주 이야기한다. 1930년대 초 미국의 한 보험회사 관리자로 일하던 하인리히는 고객 상담을 통해 사고가 일어나기까지의 과정을 밝혀낸다. 분석 결과 한 건의 대형 사고가 터지기까지 그와 유사한 29번의 가벼운 사고가 발생했고, 300번 이상의 징후가 있었다. 이렇게 해서 1:29:300의 법칙이 탄생했다.

“여행이든 렌터카 사업이든 고객의 사소한 불만을 우리가 300번 간과하면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인리히 법칙의 응용이죠. 불만의 원인이 무엇인지, 잘못된 고객 응대 때문인지 시스템의 문제인지 그때그때 밝혀내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심 사장은 인터컨티넨탈호텔에 근무하기 전 호남정유(GS칼텍스의 전신)와 LG텔레콤(LG유플러스의 전신)에 근무했다. 석유정제·판매업을 하는 호남정유를 포함해 그동안 근무한 네 회사가 모두 365일 24시간 서비스하는 업종이다.

“업종은 달라도 서비스의 본질은 하나입니다. 고객 만족이죠. 고객 만족이란 고객의 불만이 0인 상태를 말합니다. 앙케트, 엽서, e-메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침묵하는 불만 고객을 찾아내 말을 걸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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