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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정석 가치투자] 불안이 시장을 덮칠 때가 기회

[투자의 정석 가치투자] 불안이 시장을 덮칠 때가 기회

개와 사람의 산책에서, 개는 주인보다 앞서거나 처지기도 하고 때로는 옆길로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개는 주인에게서 멀어졌음을 깨닫고 결국 주인에게로 돌아온다. 주인이 1㎞를 걷는 동안 개는 앞서가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면서 4~5㎞를 걷게 된다.

여기서 주인은 경제를, 개는 주식시장을 뜻한다. 때로는 이 둘이 서로 어긋나는 움직임을 보일 때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와 증시는 같은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 전설적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설명이다.

이러한 주가 변동성은 투자자의 심리 변화에서 비롯된다. 주가가 상승할 때는 투자자가 자신감을 느끼며 호재만 보기 때문에 주가가 과열된다. 반면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는 불안해하며 원인을 찾게 되는데 이는 추가 하락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요즘 주가가 급락하면서 조정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 직접적 이유는 외국인 매도다. 이집트, 리비아 등 중동 사태와 이에 따른 고유가, 물가불안, 그리고 중국 등 주요 신흥국의 긴축이 원인이다. 이 사태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불안한 상황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주가 상승으로 인해 한국 및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등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이후 쉬지 않고 주가가 올랐고 원화도 충분히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 중 단기 투자자가 시세차익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주가가 어느 정도 하락하자 외국인 매도세가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 그 증거다.



주식시장 맴도는 공포와 탐욕의 전염병돌이켜보면 주가 상승기였던 지난 1월, 주식시장에는 더 이상 악재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가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경제회복이 시작됐다. 심각한 국가 재정위기를 겪던 유럽도 해결 국면에 접어드는 등 세계경제는 소위 ‘글로벌 경제 동반 회복’이 예상됐다. 1월부터 2월, 즉 1개월 사이에 기업이익에 큰 변화가 생길 만큼의 경제위기는 없었다.

올 들어 주가 변동은 투자자의 심리에 큰 영향을 받았다. 좀 더 긴 시각에서 경제환경을 보자. 이미 저금리 시대가 정착된 지 오래고 시중 유동성도 풍부하다.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는 회복을 시작하고 있어서 기업이익과 주가 전망은 장기적으로 밝다고 하겠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1987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주식시장을 보는 지혜를 전달한다.

“저희는 주식시장의 방향이 단기적으로 또는 먼 미래에도 올라갈지 내려갈지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져본 적이 없고 현재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주식시장에는 이따금 공포와 탐욕이라는 전염성이 강한 병이 발생하고 투자의 세계에서 이 병은 영원히 지속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전염병으로 인한 시장의 이상 현상들이 언제 발생할지, 얼마나 지속될지, 언제 끝날지 예측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저희에게는 그저 보통 수준의 목표가 있을 뿐입니다. 간단히 말해 다른 사람이 탐욕스러워질 때 저희는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이 두려워할 때 저희는 탐욕스러워지려는 것뿐입니다.”

즉 단기적 시장 전망에 의존해 주식을 매매하지 말고 기업가치에 근거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은 종이쪽지나 전산코드가 아니라 회사의 소유권이다. 회사의 가치는 주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사업이 정한다. 결국 기업가치가 주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불안감 속에 주가가 하락할 때가 저평가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어버린 중국의 금리인상은 긴축정책을 대표하는 사건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소비시즌의 최고봉인 지난 춘절 연휴 마지막 날 금리인상을 단행함으로써 국민의 물가불안을 잠재우고 투기심리를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줬다.

중국 정부의 관행으로 볼 때 추가적 금리인상도 예상된다. 이것이 주가 조정의 촉발제로 작용해 주식시장은 유동성 회수, 즉 긴축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 리비아 등 중동 사태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큰데 이는 결국 중국 정부를 중심으로 한 긴축 정책에 대한 부담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치솟는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이야기다. 경제성장률이 10%에 육박하고,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나라에서 집값 안정이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속도의 문제고, 물가 상승보다는 투기를 줄여보려는 노력일 것이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올해 물가 목표치가 4%대인데 1월은 4.9%를 기록했다. 3월 이후로는 4%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상반기 중 금리인상도 한두 차례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중국, 인플레이션보다 성장에 초점 맞출 것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12차 5개년 규획의 첫해로 내수 확대 정책과 첨단산업 육성방안, 그리고 서부지역 개발방안 등 장기적 성장방안이 나올 것이다. 이때를 전후해 주식시장이 인플레이션보다 장기성장에 다시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지금과 같은 주가 조정기에 향후에 사고 싶은 주식을 찾아 공부하고 정리한 뒤 충분히 저평가됐다고 느낄 때 매수하는 전략을 권하고 싶다. 주식을 선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이익이 안정적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회사를 고르는 것이 좋다. 2000년부터 2년 연속 영업이익 증가율이 20% 이상인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을 보면 주식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는 것은 물론 2년간의 주가가 평균적으로 100% 이상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난다.

과거 2년 연속 20% 이상 이익 증가와 미래 2년간 20% 가까운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에스엠과 네오위즈게임즈, 이엘케이, 신세계푸드가 꼽힌다. 에스엠은 일본,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로열티 매출이 본격화돼 고속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중국시장 진출이 본격화돼 꾸준한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이엘케이나 신세계푸드 역시 주가 하락 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시장이 불안할 때 믿을 수 있는 것은 기업 가치, 특히 지속적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의 가치다. 이익 증가율이 꾸준히 높은 업체는 주가가 하락할수록 좋은 투자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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