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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중대형 단독주택 몸값 상한가

Real Estate>> 중대형 단독주택 몸값 상한가

경기도 용인 동백의 단독주택 단지.

서울 잠실동에 사는 김모(45)씨는 요즘 서울 지하철 2호선 역 주변에 있는 상가 겸용 주택을 알아보고 있다. 김씨는 재건축 공사를 끝내고 새로 지어진 아파트에 2008년 입주했다. 김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현 시세는 9억5000만원. 만약 이 가격에 집을 팔 경우 김씨는 재건축 투자로 투자 원금의 배가 넘는 짭짤한 수익을 올린다. 김씨는 “5년 뒤를 생각할 때 상가 겸용 주택의 수익률이 훨씬 높을 것 같아 갈아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상가 겸용 주택 등을 찾는 투자자가 부쩍 늘었다. 전세난 등으로 소형 주택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이런 유형의 주택이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씨티프라이빗뱅크 김일수 부동산팀장은 “땅 가치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진행되면서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단독주택 등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원룸 임대사업으로 연 8% 수익 기대우선 서울에서는 대지면적 165㎡ 이상 중대형 단독주택의 몸값이 뛰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전세난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소형 주택 건립 활성화 대책을 계속 내놓자 단독주택을 허물고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으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전문업체 수목건축의 서용식 사장은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을 수 있는 단독주택 가격이 지난해 말 대비 20%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은평구 대조동 김동우 공인중개사는 “소형 주택 사업을 위해 중대형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수는 한정돼 있는데 수요가 늘어 가격이 뛰고 있는 것이다. 수목건축 분석에 따르면 단독주택을 매입해 원룸 임대사업을 할 경우 연 8%가량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자신이 살던 단독주택을 허물고 소형 원룸과 자신이 살 집을 함께 짓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서울 도곡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원룸 10개와 주인 거주용 주택을 지은 경우 연 수익률이 17%대로 나왔다. 최근에는 실거주 목적으로 단독주택을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강서구 화곡동 김영심 공인중개사는 “아파트값 상승 기대가 낮아지면서 아파트를 팔고 단독주택을 사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땅값이 오를 가능성을 보고 매입하려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2.2% 하락한 반면 단독주택 값은 0.4% 올랐다. 특히 원룸 신축용으로 적당한 중대형 단독주택(228~327㎡)값이 가장 많이 뛰었다.

중대형 단독주택의 몸값을 올리는 다른 요인은 용도 다양화. 강남권이나 강북 도심 등 교통여건이 좋은 지역에선 단독주택을 사무실이나 음식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마포구 서교동 장민우 공인중개사는 “동교·서교동의 단독주택은 대부분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회사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지면적 200㎡의 2층 단독주택의 경우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00만원 선이 임대조건이다.

단독주택 값이 계속 오를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현 시세로 땅을 매입해 사업을 벌일 때 은행 예금이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단독주택의 희소가치와 수급논리를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맞선다.

도시형 생활주택 전문업체 야촌주택개발의 추명진 사장은 “소형 주택 임대료가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임대료가 오르면 도시형 생활주택의 수익성이 나아지기 때문에 단독주택 값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상가 겸용 주택도 인기다. 수도권 신도시에는 아파트 외에 단독주택과 상가 겸용 주택촌이 따로 있다. 요즘은 아파트보다 이런 주택이 더 각광을 받는다.

분당신도시 율동공원 인근의 다가구주택과 상가 겸용 주택은 요즘 매물이 귀해 거래가 힘들 정도다. 분당 해내밀공인 이효성 사장은 “1년 전 8억원 미만이었던 다가구주택 시세가 요즘은 10억원 이상으로 올랐다”며 “노후 대비용으로 다가구주택을 매입해 원룸으로 개조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원룸 16가구를 들일 경우 룸당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받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중대형 건설사도 단독주택에 뛰어들어이런 트렌드에 따라 요즘에는 아파트 대신 단독주택을 짓는 사람이 늘고 있다. 유력 건설사들도 앞다퉈 단독주택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국토해양부의 ‘연도별·유형별 주택건설 실적’ 통계에 따르면 연간 단독주택 건설 물량은 2005년 2만7799가구, 2006년 2만8636가구, 2007년 3만8851가구, 2008년 4만57가구, 2009년 4만743가구, 2010년 4만4703가구로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과거 지방 중소업체가 도맡았던 단독주택 시장에 중·대형 건설사는 물론 일본 업체까지 적극 참여하는 추세다. 지난해 2월 국내 최초로 단독주택 브랜드 ‘스카이홈’을 내놓은 SK D&D는 올해부터는 기존의 모듈형 주택 외에 목조 또는 스틸 주택 등 다양한 주택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SK D&D 전광현 본부장은 “1년 동안 시장을 지켜본 결과 국내 단독주택 시장이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 1위 목재회사 동화홀딩스가 일본 최대의 목조 주택 전문업체 스미토모임업과 공동 출자해 만든 동화SFC하우징은 주문 주택 건설사업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주택업체 세키스이 화학공업과 종합건설업체 다니가와 건설도 각각 국내 업체들과 손잡고 활발하게 주택사업을 벌이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분양 중이거나 분양예정인 수도권 단독주택용지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현재 LH가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분양 중인 단독주택용지는 총 2000여 필지에 달한다. 주택만 지을 수 있는 주거전용이 1660필지, 음식점 등 근린생활시설과 주택을 섞어 지을 수 있는 점포 전용이 286필지다. 특히 점포 전용은 1층에 상가, 위층에 주택이 있는 이른바 미니 주상복합 건물을 지을 수 있어 상가를 세놓을 경우 주거와 임대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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