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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금값이 진짜 금값 됐다

[Trend] 금값이 진짜 금값 됐다

달러 약세 속에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가 몰리면서 금값이 ‘금값’이 됐다. 4월 21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500달러를 돌파한 뒤 고공행진하고 있다. NYMEX(뉴욕상업거래소) 4월 25일(현지시간) 금 6월물 가격은 온스당 1509.1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1년간 금값은 30% 이상 급등했다. 고점 우려도 있지만 질주를 멈추지 않을 기세다.

영국의 귀금속 컨설팅업체인 GFMS(골드필즈미네랄서비스)는 최근 “금값이 전환 국면에 도달했다는 의견은 시기상조”라며 “올 연말 전까지 온스당 16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는 온스당 200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도 최근 장기적인 달러 약세를 전망하며 금을 보유하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부회장인 로버트 돌은 4월 19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미 달러와 국채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한 금값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도 미국 국채도 못 믿는다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발행국의 신용에 따라 값이 출렁거리는 채권이나 통화와 달리 국제적으로 안정적인 가격에 통용된다는 강점도 있다. 상품인 만큼 물가 상승에도 어느 정도 비켜 있다. 최근 금값이 승승장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가 미국의 국가신용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고 그리스의 채무구조 조정설이 불거지며 남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금 투자를 자극하고 있다.

게다가 각국의 중앙은행과 국부펀드도 금 사들이기에 가세하며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GFMS 등에 따르면 중앙은행 등은 올해에만 약 73t의 금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석진 연구원은 “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공급보다 많은 데다 금에 악재로 작용할 만한 시장 상황이 불거질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며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온스당 2300달러가 돼야 1980년대 초반의 사상 최고치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고 말했다. 2010년의 달러 가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금값이 가장 비쌌던 1980년대 초의 가격은 온스당 1650달러 정도다.

이처럼 금값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며 자산관리 수단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전통적인 방식은 직접 금을 사는 것이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골드바’를 구매하면 된다. 은행이나 증권사에 따라 10g과 100g, 1㎏의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이 만만하지 않은 데다 매입 시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은행과 증권사 등에서 되팔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해 증권사 최초로 골드바 중개 서비스를 실시한 삼성증권은 고객이 매입한 금을 대여금고에 보관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금 관련 예금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금 실물을 거래하지 않고 통장에 금을 적립하거나 입출금할 수 있다.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에 연동된 가격으로 거래된다.

예를 들어 1g당 5만원에 금 시세가 형성되고 있을 때 50만원을 입금하면 통장에 10g이 찍히는 것이다. 출금할 때는 당시 금 시세에 따라 현금화할 수 있는 액수가 결정된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9.2%다. 지난해 말부터 수익금에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세부 상품으로는 ‘골드리슈 금적립’ ‘키즈앤틴즈 금적립’ ‘골드리슈 골드테크통장’ 등이 있다. 골드테크통장은 가입기간 및 자격과 최소·최대 거래량 등에 제한이 없으며 자유입출금식이다. 골드리슈 금적립(6개월∼5년)과 키즈앤틴즈 금적립(3년)은 가입기간이 정해져 있고 자유적립식이다. 최소 거래량은 두 상품 모두 1g 이상이다.

최근 주목 받는 것은 미니 금 선물이다. 지난해 9월 상장한 뒤 거래량과 거래 대금이 꾸준히 늘고 있다. 미니 금 선물은 종전에 1㎏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던 금 선물을 100g 단위로 소형화한 것이다. 금 1㎏은 5200만원 선으로 한번에 거래하기는 비싸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거래 단위를 낮춘 금 선물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거래 단위를 낮췄다 해도 선물 거래는 레버리지 효과 때문에 큰 수익 기회와 손실 위험이 병존한다. 그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변동성 커 분산투자 차원서 접근해야직접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금 펀드도 고려해볼 만하다. 금 펀드는 펀드별로 투자 대상이 다르다. 금 선물에 투자하는 ‘KB스타골드펀드’는 금 가격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인덱스골드’ 등도 금 가격의 추이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IBK골드마이닝펀드’는 금광 관련 주식에 90% 이상을 투자하다 보니 금값보다는 관련 업종의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투자 대상이 약간씩 다르다 보니 수익률에서도 차이가 난다. 금 가격 지수 등에 투자하는 ‘신한BNPP골드’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1.0%였다. ‘KB스타골드’(9.3%)와 ‘미래에셋맵스인덱스골드’(9.0%)가 그 뒤를 이었다.

거래소에 상장된 금이나 금속·광물 관련 ETF를 활용할 수도 있다. ‘삼성KODEX 골드선물’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타이거 금은 선물’ 등이 상장돼 있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만큼 펀드와 달리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주식을 팔 때 내는 0.3%의 세금도 내지 않아도 된다. 이와 함께 금 선물이나 관련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파생결합증권) 등도 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금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석진 연구원은 “금은 다른 투자에 대한 위험을 분산하는 대안투자적 성격이 강한 만큼 투자 비중을 너무 늘리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며 “적립식으로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 수익률에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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