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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자녀와 은퇴준비를 함께 하자

[Retirement] 자녀와 은퇴준비를 함께 하자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까지 5월은 그야말로 ‘가정의 달’이다. 지출이 만만치 않다 보니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가계의 보릿고개’로 인식하는 가정도 적지 않다. 비록 팍팍한 가계살림이지만 부모와 자녀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의미 있는 ‘가정의 달’이 될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소득은 2009년보다 5.8% 증가했다. 반면 지출은 경기회복과 이상기후에 따른 물가상승 등으로 6.7%나 늘었다. 아직까지 평균 가계수지가 적자 상황에 이르진 않았지만 적자가구 비율도 26%로 증가했다.

가계저축률은 꾸준히 떨어져 마침내 우리나라 가계저축률(2.8%)이 전통적 소비대국인 미국(5.7%)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0개 회원국의 평균 저축률 6.1%보다도 크게 떨어졌다. 이처럼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이 떨어지는 것은 저금리 지속과 교육비 부담 등의 탓이 크다. 가계의 재무상태가 계속 악화하는 건 결국 은퇴준비를 취약하게 하는 심각한 요인이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빠듯한 살림살이지만 적은 돈이라도 좀 더 일찍 시작해 장기간의 투자를 통해 은퇴자금 마련에 나서야 한다.

행복한 은퇴를 위해서는 꼼꼼한 노후설계와 자녀에 대한 과도하지 않은 지출이 필수적이다. 은퇴 이후 생활자금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보장이 기본이지만 부족할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연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노인이 되면 증가하게 되는 의료비와 간병비용에 대한 준비도 고령화 시대에 필수적이다. 가계의 지출과 소득이 뻔한 상황에서 이를 충분히 마련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따라서 면밀한 재무설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재무설계란 현재의 소득과 지출상태를 진단하고 은퇴준비 등 재무목표 달성을 위해 장기적인 자산관리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을 말한다. 장기계획이나 목표 없이 유행하는 상품을 좇아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는 재테크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우리 가계는 자녀 교육비나 결혼 준비 등에 목돈을 쏟아붓게 마련이다. 균형을 이루려면 자녀와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부모 은퇴생활의 시작 시점과 기간, 총 생활비와 의료비 지출 예상액, 자녀들이 부모를 부양하기 어려운 이유, 현재 은퇴준비 정도, 자녀들의 교육비와 결혼자금 지출 예상액 등에 대해 충분하게 논의해야 한다. 어떤 부모는 이런 대화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자녀에게 대학 학자금을 줄 수 없다거나 결혼자금은 너희가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선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일방적 선언은 자녀가 부모의 인생에 대해 이해하기보다는 반감을 일으켜 가족 관계를 해칠 우려가 있다.

자녀의 학자금과 결혼비용 등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 많은 부모가 자녀에게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결과 취약해진 노후를 걱정하는 상황이다. 반면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당연하게 학자금과 결혼자금을 받으면서 부모의 부양은 꺼린다. 따라서 자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학자금과 결혼비용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비록 해답은 찾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논의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도 외국처럼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을 다니고 자발적인 공부를 하는 방식으로 중·고등학교 시기의 사교육비를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 결혼자금 역시 부모의 노후자금 마련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준비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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