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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Column 버는 자와 잃는 자

Money Column 버는 자와 잃는 자

코스피가 5월 2일 2228.9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경계의 말이 나오는가 하면 상승 초기 국면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시장 지표나 데이터는 그대로인데 어떤 날은 긍정적으로, 다른 날은 부정적으로 전망한다. 이게 시장이다. 이런 시장의 속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투자자의 심리가 뒤집어져도 바뀌지 않는 게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소신 있게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을 점검하고 확인해야 할까.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말했듯 투자자는 부화뇌동파와 소신파로 나뉜다. 누가 최후의 승자인가? 물론 소신파다. 코스톨라니는 약세장, 강세장을 판단할 때 현재 주식이 누구의 손에 있는지 봤다. 소신파의 손에 주식이 더 많이 있다면 시장은 지속적으로 상승 국면을 이어갈 것이지만, 주식 대부분이 부화뇌동파 손에 있다면 결국 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주식시장을 보면 부화뇌동파가 시장의 다수를 차지한 것 같지는 않다. 상당수가 여전히 시장이 불안하다고 느끼며 투자를 꺼리고 있다. 따라서 국내 주식시장은 이제 막 강세장에 진입했거나 중기 국면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세 국면의 마지막은 아닌 듯하다.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이익이다. 너무 많은 변수를 고려하면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 월가 최고의 전략가로 불리는 윌리엄 오닐은 현재의 주당 분기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주식을 최고로 꼽았다. 이를 전체 주식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 상장기업은 84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올해 이익 전망치는 100조원가량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식가치 산정의 핵심은 기업 이익과 이익의 성장성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시장이 비이성적으로 과열됐다고 보긴 어렵다.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올해까지는 계속 보유할 것을 권한다. 이제 막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단기적으로 시장 조정이 있을 때마다 분할매수를 권한다. 물론 기업 이익의 현재와 미래 전망치가 훼손되거나 과열 국면이 예상보다 빨리 오는지 늘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

그렇다면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할까. 시장이 과열 국면에 진입하면 작은 호재에도 과도하게 반응하고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런 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되다 어느 시점이 되면 시장은 어떤 호재에도 반응하지 않게 된다. 이때 시장은 이미 하락 국면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주식이 소신파에서 부화뇌동파의 손으로 이동한다. 부화뇌동파가 행복에 젖어 있을 때 시장은 하락 국면에 더 깊이 빠진다. 이런 모습은 역사적으로 반복돼 왔다. 바로 이때가 주식을 팔 때다.

한 실직자가 고개를 푹 숙이고 모래사장을 걷다 병 하나를 발견했다. 병 뚜껑이 열리면서 요정이 나와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실직자는 “복권에 당첨되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빌었고 요정은 “소원이 이뤄졌다”고 말하며 사라졌다.

실직자는 집으로 달려가 날마다 복권에 당첨됐다는 통지를 기다렸지만 아무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화가 난 그가 병을 집어 던지자 다시 요정이 나타났다.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묻자 요정은 말했다. “나는 분명히 당신 소원을 들어줬어요. 그런데 당신은 복권을 사지 않았잖아요.”

이 이야기는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신을 갖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투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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