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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찍는 CEO는 인간미 넘쳐요

풍경 찍는 CEO는 인간미 넘쳐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에 위치한 사진 전문 갤러리 나우(NOW)는 2006년 문을 열었다. 이순심(53) 대표는 25년간 사진 강의를 해온 베테랑 강사이자 사진작가, 전시 기획자다.

“1년만 충실히 하면 사진 테크닉은 거의 배울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어떤 생각을 갖고 찍느냐죠.”

그는 처음부터 사진을 할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이제까지 걸어온 길이 순탄치 않았다고도 했다. 학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대학교 사무직으로 입사했다. 칼 퇴근에 휴가도 많았던 ‘신의 직장’임에도 4년 다니고 그만뒀다. 사진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대학 시절 사진 동아리에 들어 명동, 종로를 누비며 도시 풍경을 촬영했던 시절이 그리웠다.

회사를 다니다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 진학해 사진디자인을 전공했다. 졸업과 함께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8세에 대학 강단에 섰다. 덕성여대 사회교육원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강의한 게 시작이었다. 적성에 딱 맞았다. 자신과 연령이 비슷한 주부, 회사원, 사업가 등에게 사진을 가르쳐주다 보니 ‘프렌드십’이 쌓였다. 나이 차가 있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이후 성균관대에서 성인 대상 사진 강좌를 론칭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도시 풍경을 감각적으로 담는 작가라는 평판만큼 강사라는 직함이 자랑스러웠다.

현재는 대상을 좁혀 CEO만을 위한 사진 강의에 열중하고 있다. 평소 SERI 포럼, 세로토닌문화원 등에서 친분을 다진 CEO들의 열렬한 호응에 강의를 시작했다. 갤러리 나우에서 진행하는 CEO를 위한 사진 강좌 ‘PHOTONow’가 그것이다. 현재 1기 수업이 진행 중이고, 2기는 8월에 모집한다. 김중만, 구본창 등 최고 작가들 강의를 비롯해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의 아트경영 수업도 준비돼 있다. 사진 애호가로 알려진 윤 회장은 경기도 송추에 아트 밸리를 만들어 미술품을 전시해 ‘아트 CEO’로 잘 알려져 있다.

“CEO가 경영을 한다는 건 사진과 닮았어요. 어떤 대상을 인식하고 판단해 촬영한다는 게 비슷하죠. 사진도 무엇을 찍을 것인지 늘 판단해야 하거든요.”

그는 풍경이나 사람을 촬영하는 CEO는 인간미가 넘치고, 도시 건물을 촬영하기 좋아하는 CEO는 활동적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렌즈도 마찬가지. 광각 렌즈를 자주 쓰는 CEO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며, 망원 렌즈를 주로 쓰는 CEO는 서정적이고 목가적 취향이라고 했다. 이 관장은 CEO들의 사진 결과물을 보며 그들의 성향을 분석하는 일이 즐겁다고 했다.

“바쁜 CEO들에게 사진 찍으러 멀리 가려고만 하지 말라고 해요. 일상생활에도 즐거운 컷이 충분히 나오거든요. 제 몸에서 발견할 수도 있죠.” 이 대표는 자신의 눈, 코, 입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연속 찍어댄 후 보여줬다. 그는 CEO들에게 자기 몸을 찍으면서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보라고 권유한다. 자신을 알고 표현할 수 있을 때 사진 작업도 풍부해지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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