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CANADA WILD

CANADA WILD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ritish Columbia)주의 야생 체험과 낚시로 유명한 3개 리조트-킹 퍼시픽 로지(King Pacific Lodge, KPL), 소노라 리조트(Sonora Resort), 클래요콧 야생 리조트(Clayoquot Wilderness Resort)-로 가려면 밴쿠버(Vancouver) 국제공항(YVR)에서 비행기를 타야 한다.

밴쿠버 국제공항에는 현대식으로 잘 정비된 메인 터미널이 있다. 하지만 3개 야생 리조트로 가려면 사우스 터미널(South Terminal)에서 작은 경비행기를 타야 한다. 수륙양용기, 헬리콥터 등 경비행기를 타고 야생의 세계로 들어가는 모험을 해 보자.



King Pacific Lodge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북쪽으로 몇 시간을 날아가면 킹 퍼시픽 로지에 도착한다. 우리가 탄 그루만 구스(Grumman Goose) 모델 수륙양용기는 야생 곰과 눈사태, 그리고 유인원 얘기가 전해 내려오는 야생의 세계로 향한다. 70년이나 된 그 비행기는 가만히 있어도 이빨이 마주치는 소리가 날 정도로 덜덜거린다.

부조종사석에 앉아 내다본 창밖은 늦은 7월인데도 눈으로 덮여 있다. 비행기 아래 지평선에는 끝없이 이어져 있는 산봉우리들이 보인다.

마침내 비행기는 프린세스 로열 섬(Princess Royal Island) 위의 한 지점, 바나드 항구(Barnard Harbour) 수면에 내려앉는다. 수륙양용기가 물 위에 내려앉자 배 안에 있는 느낌을 준다. 비행기에서 내려 선창가로 나오자 킹 퍼시픽 로지의 30명 직원 대부분이 줄지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리조트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손님들은 감미로운 꿈에서 깨어난 사람들처럼 약간 멍한 표정이다.

일본 소니(Sony)사의 설립자인 아키오(Akio)의 아들인 히데오 조 모리타(Hideo Joe Morita)가 소유하고 있는 킹 퍼시픽 로지는 물 위에 떠 있는 고급 호텔이다. 이 리조트는 전나무와 삼나무 판으로 건축된 3층짜리 건물로 17개의 객실을 가지고 있다. 건물은 2만5000평방마일 넓이의 그레이트 베어 우림(Great Bear Rainforest)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건물 뒤쪽에는 작은 시냇물이 있어 마실 물을 공급해 준다. 주변에는 산봉우리와 반짝이며 흐르는 물만이 보인다. 물속에는 범고래, 바다사자, 수달, 돌고래, 연어 같은 야생 동물이 살아 숨쉬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북쪽 지역에 있는 남성들이 주로 찾는 낚시 위주의 산장들과 달리 킹 퍼시픽 로지의 손님 중 절반가량이 여성이다. 여기서는 카약을 탈 수도 있고, 지역 원주민인 기트가아트(Gitga’at) 부족 민속촌을 방문하거나 하이킹을 하며 토종의 커모드(Kermode) 곰을 찾아 나설 수도 있다.

물론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내가 이번에 방문한 세 리조트는 고객이 도착하기 전 사전 예약 질문을 통해 낚시할 때 필요한 야구모자, 물통, 고무장화, 낚시용 특수 복장 등을 준비해 놓을 정도로 철저하다.

킹 퍼시픽 로지에서의 첫날 아침 나는 스퀄리 수로(Squally Channel·‘돌풍이 이는’이라는 뜻의 단어)에서 작은 알루미늄 보트를 타고 강을 둘러보며 낚시를 했다. 이른 아침 안개 사이로 주변 산이 어슴푸레 보인다. 바다라는 것을 제외하면 로키 산맥 지대의 새벽 같은 느낌이다. 물고기 한 마리가 미끼를 낚아챈다. 5파운드 정도 돼 보이는 핑크색 연어. 이런 정도 크기의 연어는 이 지역에서는 전혀 큰 게 아니다. 배 옆에는 2개의 낚싯대가 있고 배 뒤쪽에도 또 하나의 낚싯대가 달려 있다.

다음 3일은 햇빛이 났다가 안개 끼는 날씨에 부슬비도 내렸다. 나는 큰 넙치, 볼락, 그리고 10여 마리의 연어를 낚아 올렸다. 무엇보다 잊을 수 없었던 인상적인 장면은 작은 한 무리의 범고래들이 사냥하는 장면을 본 것이다. 범고래 떼는 10분가량 우리가 탄 보트 주변을 맴돌고 한 마리는 바로 내 발 밑 물속에 있다. 우리는 세상이 갑자기 마술에 걸린 것처럼 느꼈다.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며 그 범고래 떼 중 한 마리가 수면 위로 크게 뛰어올라 회전한다. 마치 우리에게 굿바이 인사를 하는 것 같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8명의 투숙객은 범고래 얘기로 꽃을 피운다. 이 손님들은 보고타(Bogota), 오타와(Ottawa), 오클라호마 시티(Oklahoma City), 독일의 프라이부르크(Freiburg) 등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다.독일에서 온 은행원은 재미있는 사람이다. 그는 어느 날 오후 해변가를 거닐고 있을 때 우리 일행에게 다가와 “저기 족제비 한 마리가 있습니다. 족제비가 있는 걸로 보아 곰들이 나타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가이드는 “그건 밍크라고 보는데요”라고 말하자, 그는 “아 그래요. 그럼 밍크라고 하죠”라고 말했다.

우리들은 서로 모두 잘 알게 됐다. 좋은 일이다. 저녁 식사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한 식탁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리조트 건물 거실이나 주방 등은 단순하게 설계돼 있어 소박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리조트 주변의 숲 속 나무에는 대머리 독수리들이 있고 수달들이 놀고 있다. 마지막 밤, 리조트 전통에 따라 우리는 소유자인 모리타 상표의 일본 술을 마시며 연어회를 먹는다. 저녁 식사 후 몇 명은 건물 밖 선창가에서 스카치 위스키를 마시며 시가를 피운다. 조용한 야생의 밤을 마지막으로 음미해 본다.

위 기사의 원문은http://forbes.com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야권의 승리로 끝난 제22대 총선…향후 한국 사회의 변화는

2‘님’은 없고 ‘남’만 가득한 멋진 세상

3"돈 주고도 못 사"...레트로 감성 자극하는 '이 핸드폰'

4아워홈 '남매의 난' 다시 이나...구지은 부회장 이사회 떠난다

5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가격 또 올랐네...10만원 넘겨

6최태원, 日 닛케이 포럼 참가...아시아 국가 협력 방안 논의

7의대 증원 합의점 찾나...총장들 "증원 규모 조정해달라"

8한화투자證 “코리안리, 순이익 감소 전망에도 견조한 배당 기대”

9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내주 출범...'의료개혁' 본궤도 오르나

실시간 뉴스

1야권의 승리로 끝난 제22대 총선…향후 한국 사회의 변화는

2‘님’은 없고 ‘남’만 가득한 멋진 세상

3"돈 주고도 못 사"...레트로 감성 자극하는 '이 핸드폰'

4아워홈 '남매의 난' 다시 이나...구지은 부회장 이사회 떠난다

5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가격 또 올랐네...10만원 넘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