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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도전! 성공습관 _ 네 지위를 내세우지 말라

[Management] 도전! 성공습관 _ 네 지위를 내세우지 말라

아이젠하워(왼쪽)가 노르망디 강하를 앞둔 공수부대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정승 이원익이 영의정으로 있을 때다. 비록 영의정이지만 청렴했던 그는 무척 누추한 집에 살았다. 너무 누추해 주위 사람들도 그가 영의정인지 모를 정도였다. 하루 일을 마친 이원익은 집에 돌아오면 자리를 짜며 소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유유자적하던 어느 날 갑자기 주위가 시끄러워졌다. 산지기가 벌목이 금지된 소나무를 베던 아이를 잡아 데려가고 있었다. 산지기는 의기양양한 태도로 이원익에게 자신이 급한 일을 처리해야 하니 잠시 소년을 맡아달라고 했다. 이원익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지기가 사라지자 소년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원익은 소년에게 “왜 안 가고 있느냐”며 그를 보냈다.

잠시 후 나타난 산지기가 한바탕 난리를 쳤다. 이원익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영의정이라고 말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었다. 이원익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자신의 지위로 문제를 해결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이원익의 이러한 태도는 그의 일생 내내 한결같았다. 한번은 이원익이 중국에 갔다. 그는 워낙 키도 작고 용모 또한 볼품없기로 유명했다. 역관들이 중국말로 그의 흉을 봤다. 이원익은 아무 말도 못들은 사람처럼 그저 묵묵히 있었다. 그런데 베이징에 도착한 후 중국인 관리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원익이 유창한 중국어로 그 관리와 대화하는 것이 아닌가. 역관들의 등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지만 이원익은 그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원익의 태도 때문에 다음과 같은 말이 생겼다.

“오리 이원익은 속일 수 있지만 차마 못 속이고, 서애 류성룡은 속이고 싶어도 속일 수 없다.”

사람들은 그런 이원익을 오리재상이라 부르며 친근감과 존경을 표했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지휘했고 훗날 미국 제34대 대통령이 됐던 아이젠하워에게도 이와 비슷한 일화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이다. 참모들과 회의를 마치고 계단으로 내려오는 아이젠하워에게 병사 한 명이 갑자기 말을 걸었다.

“라이터 좀 빌려줘요.”

전쟁터에 배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병이라 아이젠하워를 못 알아본 것이다. 주위의 참모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당사자인 그는 빙그레 웃으며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병사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담배 한 모금을 빤 뒤에야 병사는 아이젠하워의 계급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아이젠하워는 그저 등을 한 번 두드려주고 자리를 떠났을 뿐이다.

아이젠하워는 평소에 리더란 미는 사람이 아니라 당기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주입하고 등을 떠미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설득하고 자신에게 가까이 오도록 만드는 것이 리더라는 뜻이다. 이는 “리더십이란 잘못된 것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지고 잘된 것에 대한 공로는 부하에게 돌리는 것”이라는 그의 또 다른 지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아이젠하워가 전쟁 중에는 총사령관으로, 퇴역 후에는 컬럼비아 대학 총장으로, 그리고 그 후에는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일세를 풍미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자신의 지위를 내세우지 않고 잠시 내려놓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맹자의 이루편에 나오는 구절이 있다.

‘일이란 쉬운 곳에 있는데 다들 어려운 데서 찾으려 든다(事在易而求諸難).’

맹자의 말대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또한 쉬운 일일 수 있다. 자신의 지위를 잠시 내려놓고 사람들을 대하자. 그 속에서 진정한 믿음과 헌신이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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