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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강남 1번지 넘보는 반포 다시 꿈틀

[Real Estate] 강남 1번지 넘보는 반포 다시 꿈틀

한강변 반포동 일대 전경. 고급 주택인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를 낳은 재건축 덕에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 중 하나가 됐다. 반포에 다시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 한강변인 반포동. 이 지역으로 흐르는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고 해 서릿개, 반포(蟠浦)라고 부르다가 음이 변해 반포(盤浦)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홍수가 잦은 상습 침수지역이어서 반포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얘기도 있다.

반포동은 법정동이고 행정동으로는 반포본동, 반포1~4동으로 나뉘어 있다. 전체 면적이 600여만㎡로 부천 중동신도시(546만㎡)보다 좀 크다.

반포동이 강남권의 대표적 고급 주거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입지여건과 교육환경·교통이 좋은 데다 재건축으로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다. 집값 순위가 강남권 아래쪽에서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새로운 신흥 고급 주거지로 부상한 반포동 일대가 또다시 부동산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 지역에 한 차례 바람이 분 뒤 한동안 잠잠하던 재건축 사업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강남권 고급 주거지 톱3에 포함중앙일보 조인스랜드에 따르면 5월 말 기준으로 재건축을 제외한 반포동 일반 아파트값은 3.3㎡당 3308만원. 강남·송파·서초구 30개 동 가운데 압구정동(4077만원)에 이어 둘째다. 2005년만 해도 한참 아래인 16위였다. 2008년 10위권에 들더니 2009년 타워팰리스·도곡렉슬로 유명한 도곡동을 제치고 3위로 올랐다. 2010년부터 압구정동에 이어 만년 2위인 대치동까지 밀어내고 2위가 됐다.

전셋값을 보면 반포동의 위세가 더욱 실감난다. 3.3㎡당 1559만원으로 1위다. 2010년부터다. 집값에서 줄곧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압구정동의 전셋값은 3.3㎡당 1040만원으로 한참 뒤처진다. 전셋값은 투자 수요가 끼어 있는 집값과 달리 대개 주택 실수요 잣대로 평가되는 기준이다. 그만큼 반포가 강남권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다.

반포의 도약은 무엇보다 재건축의 힘이다. 옛 반포주공 2, 3단지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가 2009년 입주하면서 강남권 주택 지도를 확 바꿨다. 이들 단지는 현재 3.3㎡당 4200만원과 3700만원으로 반포동 전체 평균을 훨씬 능가한다. 대단지이기도 하다. 래미안퍼스티지가 2444가구, 반포자이가 3410가구다. 이들 단지는 가구 수에서 재건축을 제외한 반포동 일대 전체 아파트(1만1609가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집값으론 70%나 된다. 반포동 전체 집값 상승의 1등 공신인 것이다.

브랜드 대단지가 입주한다고 집값이 무조건 오르는 건 아니다. 반포동이 주거환경에서 다른 지역에 손색없기 때문이다. 반포동 일대는 도심과 가까운 강남권이고 지하철 3, 7, 9호선이 지난다. 신세계백화점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여기다 이름 있는 학교가 많아 학군도 좋다. 반포114공인 이동하 사장은 “편의시설·교통·교육 3박자를 갖춘 데다 이름 있는 단지가 대거 들어서면서 반포동 일대 몸값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 일대 재건축 사업이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옛 반포주공 2, 3단지와 같은 5층 저층 아파트인 반포주공 1단지 3주구(에이아이디차관 아파트)가 선두에 섰다. 72㎡형(공급면적) 단일 주택형 1490가구인 이 단지는 처음에는 반포주공 2, 3단지와 사업 속도가 비슷했다. 2003년 3월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을 확정 지었고 같은 해 9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승인 받았다. 하지만 단지 내 상가 문제로 사업이 꼬이기 시작해 표류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2009년 말 해결됐다.

그동안 반포지역 가구 수 제한이 폐지되고 재건축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 건축연면적 비율) 규제도 완화되면서 사업의 물꼬가 트였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는 현재 재건축 컨설팅업체를 선정 중이고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새로 뽑을 예정이다. 컨설팅업체와 추진위원장이 정해지면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청 이석태 주무관은 “행정 절차는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 사업은 주민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반포주공 1단지 중 큰 주택형으로 구성된 1, 2, 4주구(2100가구)도 최근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앞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재건축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앞으로 재건축이 어떻게 진행될까. 반포 1단지 3주구는 추진위원장이 뽑히면 조합설립 등의 절차를 거쳐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 일대에 대한 서울시 개발계획에 따라 기준 용적률은 270%를 적용 받고 재건축 용적률은 법적 상한인 30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옛 반포주공 2, 3단지가 270%에서 재건축한 것과 비교하면 용적률이 더 올라가는 것이다. 정부의 용적률 규제 완화 덕을 보는 것이다. 사업부지의 10% 정도를 기부채납(공공시설용으로 무상 제공)하고 용적률 10% 정도는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 재건축 건립 규모는 공급면적 기준 82~172㎡형 2200여 가구다. 이 중 임대주택 82㎡형 112가구와 조합원 몫 1490가구를 제외한 600여 가구를 일반분양할 수 있다.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용적률이 많고 일반분양분이 꽤 돼 사업성이 괜찮다.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115㎡형을 배정 받는 데 추가 부담금이 들지 않고 오히려 1억5000만원가량 환급 받을 것으로 본다. 139㎡형을 배정 받으려면 추가 부담금이 1억5000만~2억원이고, 172㎡형은 6억~7억원이다.



초고층 호재도 기대할 만이 정도면 지금 구입해도 투자성이 있다. 현재 시세는 12억~13억원 선. 환급 금액을 감안하면 115㎡형에 들어가는 데 11억원이 드는데, 비슷한 크기의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 시세가 12억~16억원이다. 139㎡형을 배정 받기 위해선 모두 13억5000만~15억원인데 래미안퍼스티지 145㎡형 시세는 20억원 선이다. 인근 신한공인 관계자는 “개발이익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여 투자성이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는 주택형은 같지만 동별로 대지 지분이 다르다. 대지 지분 크기에 따라 새 아파트 크기가 정해지기 때문에 대지 지분을 잘 파악해야 한다. 1, 2, 4주구에는 초고층 호재가 있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최고 50층의 초고층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대신 사업부지의 25%를 기부채납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에서 개발계획을 마련하고 있어 계획이 확정돼야 재건축 윤곽이 잡히게 된다. 일부 주민은 25% 기부채납에 반대하고 있어 초고층 개발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곽창석 나비에셋 사장은 “재건축이 활발해 반포 일대 지도가 바뀌고 있다”며 “인기 지역이고 상당한 개발이익이 기대되지만 잡음이나 갈등 없이 사업이 순항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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