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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법원 경매 보면 부동산 시장 보인다

[Real Estate] 법원 경매 보면 부동산 시장 보인다

제비울 미술관이 최근 낙찰됐다. 토지 면적 2499㎡에 건물 면적 2241㎡인 이 미술관은 아름다운 한옥과 조경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던 곳이며 43억6150만원에 낙찰됐다.

법원 경매 시장을 들여다보면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또 전망은 어떤지 읽을 수 있다. 요즘 경매 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서울·수도권 아파트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5월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의 평균 입찰경쟁률이 5.1대 1을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가 지난 1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5월(4.8명) 이후 1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응찰자 수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1월 7.2명, 3월 6.7명, 4월 6.1명, 5월 5.1명 등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아파트 경매 매물에 대한 5월 평균 응찰자는 4.4명으로 4월(5.6명)보다 1.2명 줄었다. 이는 13개월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도의 경우도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중 가장 낮은 5.4명을 기록했고 인천도 5.1명을 기록해 지난해 6월(5.9명) 이후 11개월 중 가장 낮은 응찰자 수를 기록했다.



서울·수도권 응찰자 줄고 낙찰가율 떨어져서울·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5월 서울·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82.4%로 지난 4월(83.1%)보다 0.7%포인트,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시행 직전(3월)보다 1.1%포인트(83.5%→82.4%) 빠졌다. 서울 강남권(서초·송파·강남구) 아파트의 인기도 떨어지고 있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6~8월 이후 처음으로 낙찰가율이 80%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9억100만원에 팔렸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93㎡(이하 전용면적)가 최근 8억5200만원에 낙찰됐고 감정가 17억원의 도곡동 현대하이페리온 아파트도 감정가의 66%에 주인을 찾았다.

이와 달리 지방에서는 아파트가 경매 시장에서도 인기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4월 경매 시장에 나온 부산지역 아파트 물건은 59건으로 최근 2년간 가장 적었다. 경매 시장으로 나오기 전에 일반 거래 시장에서 소화되는 매물이 많다는 얘기다. 물건이 적다 보니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경매 건당 11.5명이 참여해 낙찰가율이 109.3%에 달했다. 부산지역은 지난해 10월부터 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넘었다. 부산 사하구 다대동 다대 해송아파트의 경우 35명이 응찰해 낙찰가율 164%를 기록했다. 광주지역도 아파트 경매가 인기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4월 광주 아파트 낙찰가율은 106.3%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3월의 107.4%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북구 임동 한국아델리움 2차 아파트 122.1㎡형에 27명이 몰렸고, 광산구 도산동 호반아파트 60㎡형은 감정가(5550만원)의 134%인 7370만원에 낙찰됐다.

주택 종류별로는 연립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이 인기다. 5월 23일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 6계에서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 시흥연립 60㎡형이 경매에 나와 2억50만원에 바로 낙찰됐다. 감정가는 1억8000만원으로 낙찰가율은 111%를 기록했다. 다가구주택은 특히 지방 경매 시장에서 높은 낙찰률을 보이고 있다. 지방의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높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가구주택 경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지역의 경우 올 들어 다가구주택의 평균 입찰경쟁률이 4대 1이다. 다가구주택은 투자 대비 수익성이 좋고 주택 활용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인기다.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수를 늘려 임대수익을 크게 할 수 있고 기존 주택을 헐고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새로 지어도 된다.

주택 외 주요 부동산 중에는 임야의 인기가 높다. 경매정보제공업체 굿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임야는 2247건이 경매 물건으로 나왔고 이 중 694건이 낙찰돼 30.9%의 낙찰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임야는 낙찰가율도 91.3%에 달했고, 입찰경쟁률도 2.4대 1을 기록했다. 반면 근린상가는 경매 시장에서 찬밥 신세다. 물건은 많이 나오고 있으나 입찰자가 적어 주요 부동산(아파트·임야·다세대·대지·단독주택·농지·근린주택·다가구·근린시설·근린상가) 중에서 낙찰률이나 낙찰가율, 입찰경쟁률이 가장 낮다. 굿옥션 등에 따르면 근린상가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 총 3537건이 경매에 나왔다. 아파트(4473건), 농지(4314건)에 이어 물건수가 세 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입찰경쟁률은 2.2대 1로 가장 낮았다. 또 3537건 중 699개만 주인을 찾아 낙찰률도 19.8%에 불과했고, 낙찰가율도 50.0%에 그쳤다.



지방 연립주택, 임야 등은 인기요즘 경매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미술관, 식물원, 승마장, 극기훈련장, 테마파크 등 레저시설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과천에서 의왕 사이 고속도로변에 자리 잡은 제비울 미술관이 최근 낙찰됐다. 토지 면적 2499㎡에 건물 면적 2241㎡인 이 미술관은 아름다운 한옥과 조경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이다. 이 미술관은 감정가(84억1340만원)의 51.8%인 43억6150만원을 입찰가로 써낸 신모씨에게 낙찰됐다.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의 테마파크 금강산랜드는 두 차례 유찰돼 6월 21일 다시 경매에 부쳐진다. 감정가 429억원인 이 시설은 유수풀과 파도풀을 갖춘 워터파크, 사우나 등 목욕시설, 그리고 골프연습장 등을 갖췄다. 두 차례의 유찰로 최저가 210억원에 나온다.

6월 7일 전주지방법원 군산 2계에서는 대한특전수련원이 경매 물건으로 나온다. 군 특수부대에서 훈련하는 고공 점프용 막타워 등을 갖춘 특전사 극기수련캠프의 일괄 매각이 진행 중이다. 감정가 21억여원의 이 부동산은 토지 면적 1만1073㎡에 건물 총면적 2172㎡로 부지 내에 연고 미상의 분묘가 설치돼 있다. 3회 유찰을 거쳐 최저가 10억8000만원에 주인을 찾는다.

6월 20일엔 대구지방법원 경주 2계에 경주승마리조트가 경매에 부쳐진다. 경주 보문단지 인근에 위치한 이 리조트는 토지 면적 3만287㎡에 건물 면적 5936㎡로 서커스 등 대형 공연이 가능한 공연장을 갖췄다. 감정가 136억8200만원에 4회 유찰을 거쳐 현재 최저가가 32억8500만원으로 내려갔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레저사업이나 레저시설 부지를 이용해 다른 용도의 사업을 할 생각이 있는 경우라면 경매시장에서 싼값에 물건을 구할 수 있다”며 “그러나 레저시설의 경우 대부분 저당권, 가압류, 압류, 유치권 등이 복잡하게 설정돼 있기 때문에 권리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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