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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연금 투자를 늘려라

[Retirement] 연금 투자를 늘려라

은퇴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이를 바로 실천으로 옮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대부분 은퇴 준비뿐 아니라 자녀 교육비나 생활비, 주택 대출이자 등 지출해야 할 곳이 적지 않아서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먼 미래에 발생할 은퇴보다는 당장의 생활이나 자녀 교육비에 더욱 우선순위를 두게 마련이다. 이런 본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금상품 등을 활용해 자동으로 저축하도록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빠듯한 소득에서 연금 마련을 위해 얼마를 저축하거나 투자해야 할까?

은퇴설계 이론에 따르면 연금투자액을 결정하는 방법으로 정액법(定額法)과 정률법(定率法)이 있다. 우선 정액법은 우리가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매월 일정한 금액을 투자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30~40대 직장인이 매월 10만원이나 20만원과 같이 일정 금액을 은퇴시점까지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이해가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월수입이 꾸준하게 상승하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연금투자액의 비중이 계속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즉 월 급여를 300만원 받는 직장인이 30만원을 연금에 투자한다면 처음에는 투자비중이 10%다. 하지만 나중에 월급이 400만원으로 상승할 경우에는 투자비중이 2.5%포인트 떨어진 7.5%가 된다. 월급이 늘어나 투자여력은 커졌지만, 오히려 너무 적은 자금을 연금에 투자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외국에서는 정액법이 아닌 정률법을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퇴직연금 중에서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확정기여형(DC형·매월 근로자의 명의로 적립하는 퇴직연금)의 경우 정률법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일반적으로 직원들이 월급의 6%를 내면 회사가 3%를 보조해 총 9%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매년 월급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연금투자액이 증가하는 구조다.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정액식 연금투자 방식은 세월이 갈수록 월급에서 연금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은퇴 준비 상품으로 각광 받고 있는 변액연금보험이나 적립식 펀드 등이 이런 한계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연금투자 방법을 몇 가지 바꿔 이를 보완해야 한다. 첫째, 월 급여 중에서 일정한 금액이 아닌 일정한 비율을 연금에 투자하도록 실천한다.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이라면 적어도 월 급여의 10% 이상을 연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최소한 3년마다 연금투자액을 전면적으로 조정한다. 우리나라 연금상품 중 상당수가 수시로 연금투자액을 증액하기 불편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할 수 없이 연금투자액을 늘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품을 가입할 수밖에 없다.

대략 3년마다 연금투자액을 늘리거나 신상품에 추가로 가입하는 재조정이 필요하다. 보험회사 재무 컨설턴트들이 수시로 방문해 연금을 추가 가입하도록 권하는 것은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연금투자는 적은 금액으로부터 일찍 출발해서 30년 이상을 지속해야 충분한 은퇴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장기 투자가 취약한 편이다. 은퇴 준비만큼은 적립식 펀드투자 방법으로 근로기간 내내 꾸준하게 지속해야 한다는 점

을 잘 이해해야 한다. 월 급여 중 일정액을 투자하기보다는 일정한 비율을 연금에 투자해 나가는 선진형 방법으로 효과적인 은퇴 준비를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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