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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FP 송준호 - 이효리·보아 재산도 내가 관리

스타 FP 송준호 - 이효리·보아 재산도 내가 관리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그림 같은 전원주택에 살고 있는 송준호 FSR.

송준호(40) 메트라이프 FSR(Finance Service Representative)은 스타 FP다. 고객 수는 무려 500여 명. 이 중 약 40명은 이효리, 보아 등 유명 연예인과 김주성, 최희섭, 박용택, 조재진 등 스포츠 스타다. 이뿐이 아니다. 5년 연속 보험인 최고 영예인 TOT(TOP of the Table)를 달성했다. 그를 처음 만나면 세 번 놀란다. 우선 스타일이 남다르다. 세련된 슈트 차림에 항상 올백으로 머리를 넘긴다. 나이를 알고 나면 한번 더 놀란다. 올해 40이다. 30대 후반에 이미 연봉 10억원을 버는 샐러리맨이 된 것.

그는 2000년 쌍용화재에 입사해 2002년 9월 메트라이프로 옮겼다. 이후 보험업계에서 손꼽히는 자산관리사로 성장했다. 아내도 유명인이다. 국내 스타일리스트 1세대로 불리는 정보윤 런던프라이드 대표다. 이효리를 비롯해 애프터스쿨, 동방신기, 포미닛, 비스트 등 국내 톱 스타들의 스타일링을 맡고 있다.

지난 4월 중순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있는 송 FSR의 집을 찾았다. 산속에 자리 잡은 전원주택이다. 정원엔 수영장과 나무 그네가 있다. 집 안에 들어서자 마치 유럽의 레스토랑에 온 듯하다. 부부가 세계여행을 다니며 모아온 각종 소품 등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부인 정 대표의 솜씨다.



성공한 아내, 자극제가 됐다인터뷰 당시 정 대표는 만삭이었다. 그럼에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남편 스타일을 꼼꼼히 챙겼다. 영국에서 패션 공부를 한 정 대표가 처음으로 스타일링을 한 유명인이 서태지와 아이들이었다. 커다란 목걸이, 가격표를 떼지 않은 옷 등은 연예계에 화제가 됐다. 이후 듀스, 쿨, 보아, 젝스키스, 핑클 등 신기할 정도로 그가 맡은 연예인마다 스타가 됐다. 이효리는 핑클 데뷔 때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왔다. 성공한 아내는 송 FSR에게 많은 자극이 되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을 무렵 그는 보험업계에 막 발을 내디딘 신참이었다.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이 갑자기 보험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정 대표는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2002년만 해도 보험 하면 ‘보험 아줌마’라는 이미지가 강했을 때다. 남편은 아내에게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월급이 200만원이었던 그는 1년 만에 500만원으로 늘렸다.

실적 순위도 매년 향상됐다. 2003년 44등을 하더니 19등, 13등, 9등, 6등, 4등 점점 순위가 올라갔다. 2009년 드디어 1위가 됐다. 2010년엔 수많은 강연을 다니며 1위를 놓쳤다. 올해 다시 찾을 계획이다. 현재까진(5월 기준) 1위다.

셀레브리티 고객이 많은 것은 아내 인맥 덕분일까. 정 대표는 연예인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맞지만 소개해 준 적은 없다고 들려준다. “남편이 자존심이 무척 센 편이에요. 처가 식구들에게도 부탁 한번 안 했어요. 저 역시 나서서 소개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요. 이효리씨는 제가 워낙 친하게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편을 알게 된 거고요.”

송 FSR이 워낙 바쁘다 보니 이날은 카메라 촬영을 하면서 짬짬이 얘기를 나눴다. 자세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두 달이 훌쩍 지난 6월 15일이었다. 역삼동 르레상스 호텔 1층 커피숍에서 만나 못다 한 얘기를 이어갔다.

송 FSR이 보험업계에 뛰어들었을 땐 아내에게 말 못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모 증권사 대표가 그를 만나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해온다. 그가 처음부터 유명했던 건 아니었다. 단 한 명도 계약을 못한 날이 더 많았다. 그는 하루에도 열두 번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었다고 들려줬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입사 후 3개월 동안은 회사에서 살았다. 휴게실 소파에서 웅크리고 자고 아침이면 사우나 가서 샤워하고 나오는 일상이었다. 이후엔 회사 옆 고시원으로 옮겨 6개월을 지냈다.

송준호 FSR의 아내도 유명인. 부인 정보윤씨(오른쪽)는 이효리, 동방신기 등 톱스타의 스타일링을 맡고 있는 런던프라이드 대표다.



주말도 고객이 부르면 어디든 간다정 대표가 농담처럼 하는 얘기가 있다. 남편에게 1순위는 언제나 고객이라며 자신은 매번 뒤로 밀린다는 것. 그만큼 고객 한 명 한 명이 소중했다. 지금도 그 마음에 변함이 없다. 메트라이프 입사 이후 주말 없이 일했다. 딱 하루 쉰 적이 있다. 6월 12일 아들이 태어난 날이다. 인터뷰 도중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깔린 아들 사진을 자랑했다. 아직 눈조차 뜨지 못한 갓난아기였다. 아이 사진 다음으로 오래된 휴대전화에 눈길이 갔다. 적어도 2~3년 전에 나온 삼성전자 애니콜 구형 모델이었다. 자판 글자는 대부분 지워졌다. 그는 이 자판에 익숙해져 새 휴대전화를 살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했다.

“자판 위치를 다 외웠기 때문에 눈 감고도 문자를 보낼 수 있어요. 혹시 운전 중에 고객에게 전화가 올 수 있잖아요. 통화를 한 후 중요한 내용을 잊지 않게 제 휴대전화 번호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거예요.”

요즘도 고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 며칠 전에는 편지 한 통을 전하려고 부산을 다녀왔다. 지인에게 소개받은 의사였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약속을 차일피일 미뤘다. 알고 보니 보험 쪽에 안 좋은 기억이 있었다. 한 보험설계사가 자신의 이익만 따져 비싼 보험상품만 잔뜩 들게 했던 것. “얘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안 좋더군요. 그래서 딱 10분만 시간을 달라고 했지요. 인사하고 직접 쓴 편지만 전해 드리고 왔어요. 제게 기회를 달라는 내용이었죠. 연락이 왔습니다. 한번 보겠다고 하더군요.(웃음)”

생일, 결혼 기념일, 돌잔치 등 고객의 기쁜 일은 물론 힘든 일이 있을 때도 함께한다. 특히 고객 가족이 상을 당했을 때는 새벽이라도 달려간다. 최근에 축구선수 정종관 선수가 자살했다. 사석에선 2~3번 만난 적이 있다. 조재진 선수의 친한 동료였다. 저녁 6시 일이 끝나자마자 기차를 타고 대구역으로 갔다. 상가는 마산에서도 차를 타고 20분을 더 가는 곳이었다. 다시 택시를 대절해 갔다. 상가에 있었던 시간은 고작 10분 정도. 집에 도착하니 새벽 5시가 다 됐다.

조재진 선수는 지난 인터뷰(2011년 3월호 포브스코리아)에서 일일이 챙겨주는 송 FSR이 친형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먼저 송 FSR에게 전화를 한다고 한다. 특히 그가 놀라는 점은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자신의 상태를 바로 파악한다는 점이다. 목소리에 감기 기운이 있으면 다음날 바로 병원을 예약해 놓는 식이다.



CEO플랜 전문 팀 ‘호앤프렌즈’ 만들어송 FSR은 오히려 고객들이 자신을 챙겨준다고 말한다. 한번 돈독한 신뢰가 쌓이면 가족처럼 지낸다. 처음 아내가 임신했을 때 가까운 지인 5명에게만 알렸다. 그날 밤부터 다음날까지 200통의 축하 문자가 쏟아졌다. 소식을 들은 5명이 지인들에게 연락하며 얘기가 퍼져 나간 것. 출산 후에는 최희섭 선수 아내가 직접 산후조리원도 예약하고 호박죽도 끓여서 보내왔다.

송 FSR은 재작년부터 새로운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을 모았다. 채권 전문가, 부동산 전문가, 창업 컨설턴트 등 금융 전문가는 물론 CEO, 골퍼, 쇼 호스트 출신도 있다. 그들끼린 송 FSR의 이름 뒷글자를 따서 ‘호앤프렌즈(Ho&Friends)’로 부른다. 그는 돈뿐 아니라 고객의 삶을 제대로 설계해 줄 요량이다. 특히 대기업 2~3세의 자문이 늘고 있다. 바로 CEO플랜이다. 앞으로 그들이 회사를 잘 꾸리면서 회사 자금도 운용할 수 있도록 조언해 줄 계획이다. 골프 비즈니스가 많은 CEO를 위해 특별히 골퍼 출신을 뽑았고, 수많은 금융상품을 비교해 장점만을 콕 찍어 얘기할 수 있는 쇼 호스트도 있다. 무엇보다 직접 회사를 운영해 본 CEO를 통해 기업의 속사정을 자세히 듣고 상담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을 정비했다.



송준호 FSR이 들려준 셀레브리티의 돈 관리



수입 들쑥날쑥… 수익 많을 때 미래를 준비


그가 관리하는 셀레브리티는 40여 명. 그들의 돈 관리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상당히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고 장기적인 목돈 관리에 관심이 많다는 것. 수입 구조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은퇴 시기도 빠른 편이다. 그렇다 보니 수익을 올리는 시기에 최대한 저축하며 내일을 준비한다. 또 절세형 상품에 관심이 많다. 종합소득세 신고 시 많은 세금을 납부하기 때문이다. 그중 5인의 재테크를 귀띔해 줬다.



이효리(가수) 그는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다. 최대한 투자 리스크가 낮은 상품을 선호한다.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한다. 전체 자산의 30%가 부동산에 투자돼 있다. 나머지 70%도 예금을 비롯해 펀드, 보험에 골고루 분산돼 있다. 금융상품을 고를 때도 비과세 상품인지를 꼼꼼히 따져본다고 한다.



김영철(개그맨) 개그맨 김영철씨는 2004년 송 FSR을 만나면서 10년 뒤를 준비하는 계획을 세웠다. 유동성을 확보하고 자신도 모르게 새나가는 돈이 없도록 단기자금으로 방치되는 비중을 줄였다. 우선 CMA계좌나 일일금리부여식 통장을 통해 유동성 자금을 운용했다. 해외에도 자주 나가는 편이다. 평균 출국 횟수와 지출 비용을 고려해 자금을 준비하는 해외출장용 통장도 개설했다. 결혼을 위한 자금도 준비해 놨다. 부동산을 갖고 있고, 40세 이전에 결혼할 계획이다. 결혼에 필요한 자금은 거치식 펀드로 굴리고 있다.



박용택(프로야구 선수) LG 트윈스의 ‘캡틴’ 박용택. 그의 아버지는 은행 지점장 출신이다. 송 FSR이 박 선수 자금 관리에 앞서 그의 아버지께 검증(?)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박 선수의 전체 자산을 그에게 맡겼다. 돈은 최대한 투자 리스크가 낮은 은행 예금과 펀드에 분산 투자했다. 내년을 목표로 강남에 아파트를 구매할 계획이다. 이 비용 마련을 위해 최대한 적금 투자에 주력한다. 금리를 따져 저축은행을 이용할 경우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장받는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분산했다.



김주성(프로농구 선수) 동부 프로미의 간판스타 김주성. 코트 밖에선 가정적인 남자로 바뀐다. 3년 전 결혼한 김 선수에겐 사랑스러운 딸이 있다. 가족을 위해 김 선수는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돈을 관리한다. 그가 앞으로 코트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7~10년 정도이기 때문. 갑자기 자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단기로 운영되는 적금상품에 가입했다. 안전한 채권과 다양한 펀드를 통해 중기 자금을 관리한다. 노후 준비를 위한 장기 자금은 주로 보험에 넣어두고 있다. 은퇴 시기를 고려해 연금 수령기간을 45세로 잡았다.



조재진(전 축구선수) 그는 2009년 송 FSR을 만나기 전부터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다. 큰누나가 증권사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접 주식투자도 한다. 실적이 좋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장기 투자한다. 연간 8%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송 FSR은 조 선수가 2009년 감바 오사카로 옮기면서 받은 이적료와 연봉 45억원을 굴린다. 은퇴 후 공부를 하고 싶었던 조 선수를 위해 오래전부터 채권과 펀드를 통해 안정적으로 돈을 모았다. 노후 준비를 위한 장기자금은 변액유니버설보험으로 운용 중이다. 연 수익률을 8%로 잡으면 45세 이후 3000만~4000만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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