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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20대부터 은퇴자금 모아라

[Retirement] 20대부터 은퇴자금 모아라

일반적으로 은퇴라고 하면 40~50대 이후의 중장년층을 떠올린다. 특히 1955~63년생 베이비 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심각한 게 바로 20~30대의 은퇴 준비다. 은퇴는 비단 장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연령대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생애설계의 문제다. 은퇴는 인생 전반에 걸친 엄청난 변화이므로 이에 대한 준비는 하루라도 일찍 시작해 오랜 기간 해야 한다.

20~30대는 은퇴 말고도 결혼, 내 집 마련, 육아 등 많은 이벤트가 앞에 놓여 있다. 이 중 은퇴는 가장 먼 미래의 일이라는 점 때문에 뒤로 미루기 쉽다. 사람들은 시간적으로 먼 일보다는 가까운 일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 만일 은퇴 전까지 투자기간이 40년 정도 남은 20대가 연간 140만원 정도를 투자하면 60세 시점에 6억원(기대수익률 10% 가정) 정도의 노후자금을 장만할 수 있다. 차일피일 미루다 30대에 시작하면 연간 360만원씩 투자해야 하며 40대로 미루면 1000만원대로 급증한다. 20대는 투자기간이 길기 때문에 적은 금액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40대는 남은 기간이 짧아 당장의 투자 부담이 커진다.

일찍 투자를 시작하면 적은 돈으로도 많은 금액을 만들 수 있는 이유는 투자상품에서 얻은 수익을 재투자하는 복리효과 덕이다. 복리효과를 누리려면 투자기간을 최소한 25∼30년 정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은퇴자금 조성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시작해야 한다.

이미 오래전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선진국에서는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소액을 장기간 투자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20대 초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바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에 가입하고, 적립식 펀드투자를 시작한다. 60대까지 적어도 30~40년간 투자를 지속하는 셈이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공적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3층 보장을 통해 안정된 노후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처럼 자녀를 다 키우고 나서 40대가 돼야 비로소 은퇴자금 마련에 나서고, 겨우 2~3년 단기간 투자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잘못된 투자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도 소액·장기투자를 통해 인생설계를 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이런 장기 투자법으로 카페라테 효과라는 것이 있다. 라테는 이탈리아 말로 우유를 뜻한다. 카페라테는 진한 커피원액 한 잔에 따뜻한 우유 한 잔 또는 두 잔을 섞어 만든 커피를 뜻한다. 요즘 길거리 곳곳에 있는 커피전문점에 가면 가장 인기리에 팔리는 커피 중 하나다.

만일 4000원이 훌쩍 넘는 카페라테를 하루에 한 잔씩 아끼면 한 달에 12만원을 모을 수 있다. 이 돈을 매월 적립식 펀드투자로 개인연금에 가입하면 30년 후에 얼마가 될까? 흔히 적립식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대충 6%로 잡아 계산해보면 1억3000만원이 된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으로 커피값이 오르면 투자액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매년 물가상승률을 3%라고 가정하고 투자액을 물가상승률만큼 늘려서 다시 계산해보면 1억9000만원이나 된다.

커피 한 잔 값을 매일 저축한다고 하면 30년 후에는 거의 2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하게 된다. 이런 소액으로 장기간 투자하는 자세가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하루에 커피 한 잔 또는 두 잔 값을 아껴서 30년간 투자하는 습관은 요즘 우리 젊은이들의 소비행태나 투자 분위기를 볼 때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베이비 부머의 취약한 노후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젊은이가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투자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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