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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본격 상승은 4분기에 기대

[Stock] 본격 상승은 4분기에 기대

그리스 의회는 6월 30일(현지시간)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이 요구한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스가 급한 불을 껐다.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시켰고, 그리스 국민의 희생을 전제로 국제기구와 EU(유럽연합)의 지원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급한 불은 껐지만 그리스 문제의 해결은 쉽지 않다. 간단하다. 돈을 받아야 하는 쪽에서는 돈을 빌려간 사람이 돈을 갚거나 앞으로 문제 없이 갚으리란 확신이 있으면 된다. 그러나 지금 그리스는 이런 확신을 주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부채를 안고 있다. 현재 구도라면 이번 위기를 넘기더라도 또다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그 시기는 올해를 넘긴 내년 상반기 정도가 될 것이다.

1982년 남미 국가들이 그리스처럼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는 부채의 일정 부분을 탕감해 주고 나머지는 미국의 보증하에 새로운 채권, 이른바 ‘브래디 채권’을 발행해 해결했다. 이렇게 누군가가 손실을 감수하겠다고 나서면 해결이 쉽다. 그러나 현재는 누구도 선뜻 손실을 떠안겠다는 의지가 없어 미봉책만 거듭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스 사태 급한 불은 꺼 그래도 그리스에서 사고가 터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당장 돈을 못 갚아서 부도를 선언하는 일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란 뜻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리스 사태가 가져올 파장을 확신할 수 없는 데다 불과 3년 전에 미국 금융위기를 겪은 만큼 위기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국제 공조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서다. 그리스가 최악의 상황에 처해도 주가는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선진국들이 그리스를 진정시키려는 노력 이상으로 어떤 사태가 발생했을 때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합의를 통해 지금의 어려운 국면을 넘긴다 해도 주가가 오를지는 미지수다. 비록 그리스 의회 투표 이틀 전부터 주가가 오르기는 했지만…. 이미 1년 반 이상 시장에서 문제가 된 만큼 주가에 내성이 생겼다. 의회 투표가 임박해 선진국들이 각종 방안을 내놓아 시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을 것으로 기대해 이미 선반영을 마친 상태다.

이제는 경제다. 관건은 미국이 소프트 패치(경기 회복 국면에서 본격적인 후퇴는 아니지만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를 달성할 수 있느냐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경기 조절이 소프트 패치 수준에 그치려면 몇 가지 전제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 우선 둔화 이전에 경제가 탄탄한 기조 아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둔화되는 폭이 줄고 기간도 짧아지기 때문이다. 2002년 11월 그린스펀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처음 소프트 패치라는 말을 했을 당시가 그랬다. 9·11테러 직후 애국 소비에 따른 경기 회복이 1년이 지나면서 약해졌지만 2002년 상반기까지 경기 회복이 강했던 만큼 둔화가 크지 않았다. 2006년도 여기에 해당한다. 차입에 따른 버블화 과정일망정 2년 넘게 높은 수준의 경기 회복이 있어 짧은 조정과 강한 복원력을 보여주었다.

둘째, 민간이 경제의 주도력을 쥐고 있어야 한다. 정부의 주도 아래 경제가 활성화된다 해서 그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정책은 심각한 경기 둔화를 막고 민간으로 경제 주도력이 넘어가는 것을 원활히 하는 데 목적이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끌고 가는 데 한계가 있다. 민간부문에서 경제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경기의 복원력이 떨어지면서 탄력이 약해지게 된다.

지금은 소프트 패치 조건에 맞는 상황이 아니다. 우선 2년 동안의 경기 회복에 대한 판단이 엇갈린다. 제조업 관련 부문은 강한 탄력을 보였지만 고용과 부동산 부문에서는 취약함을 드러냈다. 개인소비 부문도 그다지 만족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이번 회복은 다른 어떤 때보다 정부 재정의 역할이 컸고 그 기간도 길었던 만큼 민간의 경기 주도력도 약하다. 그동안 이루어진 직접 재정 투입과 별도로 부시 행정부 시절 감세 조치의 1년 연장, 1년간 고용세 인하, 2011년 기업 투자의 전액 소득공제 혜택에 이르기까지 추가적인 재정 부양책을 감안하면 1분기에 성장률이 더 높아질 여지가 있었다. 기대가 현실이 되지 못할 만큼 민간부문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데 경기가 다시 강하게 회복될지 확신할 수 없다.



美 경제 소프트 패치도 더블 딥도 아니다그렇다고 더블 딥이 발생할 정도도 아니다. 부동산이나 고용같이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금융위기 당시보다 훨씬 개선된 부분도 많다. 예를 들면 소비자 지출이 그 범주에 들어갈 것이고, 가계 저축률이 증가했으며 기업의 신뢰도도 높은 상태다. 정부는 여전히 경기 부진에 대응할 능력과 자세를 가지고 있는 상태인 데다 특히 기업 실적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8분기 동안 미국 기업 이익은 평균 16%가 늘었다. 이런 개선에 힘입어 기업의 재무제표에서 현금 비중이 증가했는데 이는 향후 경기 둔화를 기업이 막을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향후 경제는 소프트 패치나 더블 딥 어떤 한쪽으로도 기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경제는 추동력이 약해진 관계로 3~4분기 조정을 거쳐 연말부터 일정 수준에 수렴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 경우 주식시장은 3분기 조정을 거쳐 4분기에 상승이 이루어질 것이다. 4월 이후 주식시장이 경제지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표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각종 지표가 V자 형태의 상승을 보였는데 이 부분이 약해지면서 방향이 바뀌고 있어 둔화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수준보다 방향성(모멘텀)이 작용하고 있는 셈인데 모멘텀 약화에 따른 영향은 하락이 마무리되면 사라진다. 방향성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는 3분기까지 주가가 상승 전환하기 어렵다.

그리스 사태가 가닥을 잡으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 시장이 그즈음을 전후한 일주일 동안 5% 넘게 올라 2년 만에 주간 단위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아직 22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에 도전할 정도는 아니다. 그리스 문제로 한참 얘기가 많았을 때나 외국인 매도로 수급 상황이 악화됐을 때도 시장은 2000선을 내주지 않았다. 그만큼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주식을 사겠다는 힘이 강하다는 의미가 되는데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힘이 되고 있다.

반면 고주가,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 2분기 실적이 기대만큼 나올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2000선에 근접했을 때라면 모르지만 지금은 어떤 한쪽에 전력할 필요가 없다. 시간이 지나 시장의 방향이 결정된 후 투자해도 늦지 않다. 좀 더 긴 호흡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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