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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령사회 진입 미국보다 6배 빠르다

중국 고령사회 진입 미국보다 6배 빠르다

중국의 한 노인이 베이징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13%가 넘는다.

7월 7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0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는 중국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제6차 인구센서스 결과와 여러모로 유사점이 많다. 양국 모두 저출산, 고령화사회에 이미 진입했고 갈수록 핵가족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저출산·고령화가 두 나라의 미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의 제6차 인구센서스는 무려 10년 만에 시행된 것이다. 그만큼 중국의 인구구조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 관심의 초점이 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전체 인구는 13억4000만 명으로 10년 전보다 겨우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기준으로 60세 이상 비중이 10% 이상,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60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진입으로 본다. 지난해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1억776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3%를 차지했다. 이 숫자는 2030년 3억6000만 명, 2050년 4억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5%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2년 만에 고령화사회서 고령사회로중국은 이미 10년 전 60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0.3%를 차지해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그리고 앞으로 불과 2년 있으면 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고령사회로의 진입은 2018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령화사회로 들어간 이후 다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한국 18년, 일본 24년, 미국 72년, 프랑스 115년이 소요된 데 비해 중국은 불과 12년 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다.

중국의 연령별 인구구조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0~14세 아동 인구는 감소하고, 60세 이상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00~2010년 인구 증가 속도는 1990~2000년의 절반으로 떨어졌고,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00년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억1880만 명으로 전체의 8.9%에 달한다. 문제는 여타 선진국처럼 경제가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고령화가 진행되지 않고 부유해지기도 전에 ‘노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현재 중국은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제도적·물질적 기반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게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급속한 고령화와 유동인구 증가, 불균형한 남녀 성비는 현재 중국 사회가 풀어야 할 주요 문제로 부상했다.

고령사회가 되면 노동력이 줄어들어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는 노동력 공급 둔화와 생산력 감소를 초래 중이다. 실제 지난 10년간 노동 가능 연령인 15~59세 인구 증가율이 둔해지면서 경제가 발달한 동남부 연해지역은 물론 중서부 내륙지역까지 노동력 부족으로 아우성이다. 지난 30년간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은 노동력 증가와 생산력 제고에 기인한 바 크다. 그러나 고령인구 비율이 높아지고 아동 및 노동인구 비율은 낮아지면서 그동안 중국이 가지고 있던 노동경쟁력 강점이 점차 소멸되고 있다. 사회과학원은 중국의 노동인구 비율이 2009년 72.5%로 최고점을 찍은 후 점차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2015년 이후에는 마이너스 성장에 접어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노동력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저출산과 함께 고령화사회의 조기 진입으로 중국 정부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지만, 반대로 실버산업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펑연구소는 2015년 중국의 60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15%인 2억 명에 달해 실버 상품 및 관련 서비스 시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 실버시장 규모가 2010년 1조4000억 위안에서 2020년 4조3000억 위안으로 두 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실버 계층이 주목 받는 이유는 모아놓은 돈이 많아 무시할 수 없는 소비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수십 년간 중국 경제발전에 부담이 된 것 중 하나가 지나치게 높은 저축률이었다. 각 가정에서 소비보다 저축에 치중한 결과 돈의 흐름에 ‘동맥경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축적된 자금은 이제 고령인구의 구매 파워로 직결되고 있다.



실버시장 10년간 두 배로 성장앞으로 유망한 노인용 제품은 크게 가정용 전자의료기기와 보건기기로 나뉜다. 가정용 전자의료기기는 일상 생활용 질병예방 및 진료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전자혈압계·혈당계·보청기·체온계·전동 휠체어·GPS 위치추적기·가정용 전동침대 등이 대표적이다. 보건기기는 건강증진 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족욕기와 안마의자 및 소형안마기(목, 발, 허리, 머리 등의 전용 안마기)가 대표적이다.

가정용 전자의료기기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30%에 달하며 판매액은 83억 위안 규모다.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인구의 비율이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의 병원 병실 및 간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지고 있다. 노인들의 질환과 신체장애 치료에 대한 수요를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이들의 건강관리는 점차 병원에서 가정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가정용 각종 의료기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중국 휴대용 전자의료기기 시장규모는 2008년 127억 위안에서 2011년에는 280억 위안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에는 1억6000만 명의 고혈압 환자와 9200만 명의 당뇨병 환자가 있다. 2008년 전자혈압계와 혈당계의 판매액은 각각 31억7000만 위안, 28억4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전체 가정용 휴대의료기기 제품 중에서도 전자혈압계와 혈당계의 시장점유율이 36.1%와 34.1%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고, 뒤를 이어 보청기가 21.7%를 차지한다.

중국 특유의 식생활 습관으로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는 고혈압 환자와 당뇨병 환자를 고려하면 여전히 혈압계와 혈당계의 보급률이 낮아 그만큼 발전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자혈압계의 시장잠재력은 5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다국적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빠른 성장속도를 감안하면 신규 기업의 진입 여지가 여전히 큰 편이다.

중국 실버시장이 아직 발전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슷한 과정을 먼저 겪고 있는 우리의 성숙된 실버산업은 중국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시작되는 12차 5개년 규획안에 포함되는 ‘사회양로 서비스 시스템 건설계획’이 2월 발표됐다. 중국정부는 2015년까지 제대로 된 사회양로서비스 시스템을 정책적으로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막대한 투자를 계획 중이다. 단순 실버제품뿐만 아니라 실버타운 등 관련 부동산 분야, 위생보건업, 노후 관련 금융보험, 실버 교육산업, 노인전용 문화휴양시설 등 서비스 분야 전반에 이르기까지 실버시장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시장 마케팅에서는 이른바 ‘소황제’로 통칭되는 젊은 층을 주 타깃으로 잡았다. 그러다 보니 실버시장 마케팅에 대한 연구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앞으로 소비시장에서 노인층의 파워가 갈수록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 기업의 적극적 진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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