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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확대되는 지도정보 서비스] 지도 사업 신세계가 열린다

[Business 확대되는 지도정보 서비스] 지도 사업 신세계가 열린다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항공영상.

지도 비즈니스의 신세계가 끝없이 펼쳐지고 있다. 구글·다음·네이버 등 포털에 이어 항공사진 촬영 회사들도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구글맵스 유료화를 선언했다. 앞으로 지도 비즈니스는 3D(3차원)와 모바일을 키워드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도 서비스는 구글이 2005년에 ‘구글 어스’라는 이름으로 공개하면서 관심을 끌게 됐다. 구글은 인공위성과 항공기에서 촬영한 영상을 조합해 전 세계를 커버하는 지도를 무료로 제공했다. 구글 어스의 영상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가공·제작한 지도가 구글 맵스다.

지도는 포털이 이용자를 모으는 콘텐트로 주목 받고 있다. 구글 어스는 지난 6년여 새 다운로드 10억 회를 돌파했다. 포털 비즈니스의 첫 단계는 사람들이 오게 하는 것이다. 구글 어스가 이용자를 끌자 국내 포털도 지도 콘텐트 확충에 나섰다.

지도 콘텐트는 그동안 두 갈래로 확장됐다. 로드뷰는 도로를 따라 지도 정보를 보여줬고, 스카이뷰는 항공에서 내려다본 영상을 제공했다. 다음은 2009년 1월 스카이뷰와 서울 지역 로드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3월에는 광역시와 경기·제주도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네이버는 이에 대응해 같은 해 6월 항공 파노라마 이미지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항공촬영 업체들 새 시장 모색

중앙항업이 제작한 여의도 일대 3D 영상.
다음은 지도 서비스가 큰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한다. 다음은 “지도 서비스를 시작한 2009년 1월에 바로 평균체류시간에서 네이버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후에도 이용자가 더 오랫동안 자사 사이트에서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마케팅 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포털 이용자의 평균체류시간은 다음이 16.7분, 네이버는 14.2분이었다.

포털이 벌이는 ‘지도 싸움’에 ‘실탄’을 댄 곳이 있다. 항공기를 띄워 지상의 이미지를 촬영하는 항업회사다. 다음의 용역을 받아 국내 항공영상을 촬영하는 작업은 삼아항업이 맡았다. 네이버의 항공영상은 중앙항업이 촬영해 제공했다. 중앙항업은 지난해 매출 305억원, 순이익 14억원을 올린 국내 선두 회사. 삼아항업은 지난해 146억원 매출에 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항업회사의 일감은 주로 공공부문에서 나온다. 지방자치단체와 국토해양부·한국도로공사·대한지적공사·수자원공사·국토연구원·한국해양연구원 등이 주요 고객이다. 기존 지도 데이터와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항측 영상은 도시계획, 도로·철도·항만시설 설계, 재해 방재 등에 폭넓게 쓰인다.
다음의 ‘스토어뷰’는 공간정보를 실내로 확장했다.

포털과 제휴로 전국 항공영상을 확보한 항업회사들이 지도 비즈니스의 새 영역 개척에 나섰다. 삼아항업은 최근 항공영상 영업을 위한 사업부를 발족했다. 이 회사는 한국공간정보통신과 디지털 항공영상을 이용한 콘텐트 개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공간정보통신은 GIS(지리정보시스템) 전문 업체로, 삼아항업의 항공영상을 바탕으로 도시계획·지적·건축·교통·산림·물류 등 분야에서 활용할 콘텐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항공영상의 용도가 토목과 건설이 다는 아니다. 우리 생활에 가까운 쓰임새가 생각보다 많다. 삼아항업 유중희 전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골프 스퀘어’와 ‘등반지도’를 예로 들었다. 골프 스퀘어는 골프 레슨, 스크린 골프장 위치 등 콘텐트 외에 항공에서 촬영한 골프 코스 및 그린 이미지를 제공한다. 이 이미지를 삼아항업이 제공했다.

“입체적으로 구현한 등산지도를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해 산에 오르면 GPS를 통해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유 전무는 말했다. 산속에서 길을 잃어도 헤매지 않게 된다. 중앙항업은 북한산 등반지도를 제작하고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이 회사는 이밖에 하늘에서 내려다본 우리 국토·해양 영상 가운데 아름다운 이미지를 판매하기로 계약했다. 판매는 글로벌 영상 콘텐트 회사인 멀티비츠가 맡는다.

중앙항업은 3D(3차원) 지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앙항업은 미국 항공사진업체 픽토메트리로부터 기술·장비를 도입해 저고도 3D 영상을 촬영·축적하고 있다. 이 회사 이승한 선임연구원은 “3D 영상은 평면 영상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든다”며 “현재 여의도·서초·용인 등 세 곳의 3D 영상을 완성한 단계”라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위에서 내려다본 3D 지도는 예컨대 내비게이션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들려줬다. 실제 이미지를 화면에 띄워 지리 정보를 보여주기 때문에 기존 지도보다 훨씬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항업회사들이 신규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항업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항업회사의 주요 고객인 중앙정부와 지자체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지난해부터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항측 영상을 무료로 제공받고 있다. 따라서 수요는 이미 지난해부터 줄었다. 중앙항업의 지난해 매출 305억원은 2009년보다 72억원 감소한 규모고, 삼아항업의 매출 146억원은 35억원 적은 실적이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정부 기관끼리 거래하는 게 맞느냐, 그리고 돈을 받더라도 항공영상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지 못한다, 이 두 가지를 고려해 지난해 무상 제공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구글 맵스 유료화 또한 지도 비즈니스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 6년여 동안 구글 맵스를 열어놓고 여러 용도로 쓰이도록 기반을 닦아주는 데 주력했다. 수요가 충분히 생겨났다고 판단했을까. 구글은 8월부터 구글맵스를 활용하는 부동산 사이트, 건설회사, IT(정보기술) 대기업을 상대로 사용료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구글은 연간 사용료로 1만 달러 이상을 제시한다.

전문가들은 구글맵스의 강점으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든다. API는 지도정보를 가공하는 수단이라고 보면 된다. API가 편리할수록 사용자가 지도 정보를 가져와서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가공하기 쉬워진다. 경원대 김은형(도시계획) 교수는 “구글맵스의 API는 사용자가 제공받은 지도를 다른 정보와 취합하기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구글맵스 지도는 해상도가 떨어지고 최근 영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구글맵스는 해상도가 1m에 그친다. 다음과 네이버는 50㎝ 해상도의 이미지를 제공한다.

정부가 구글의 움직임에 대응하고 나섰다. 정부는 공간정보를 쉽고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 사업에 착수했다. 국토해양부는 9월 이 사업에 참여할 기업으로 다음·NHN·KT·대한지적공사를 선정했다. 지도 정보는 내년부터 시범 서비스된다.



다음 스토어뷰, 새 수익모델 창출지도는 확장을 멈추지 않는다. 이번엔 ‘실내 지도’가 나왔다. 다음은 7월에 매장과 음식점, 카페의 실내를 360도 파노라마로 보여주는 ‘스토어뷰’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토어뷰는 모바일로도 제공된다. 지도가 실내로 들어가더니 손 위에 펼쳐지는 것이다. 이전 지도 서비스는 손님 끌기 용도였다면 스토어뷰는 매출을 직접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토어뷰 이후에는 지도가 어떻게 진화할까. 스토어뷰는 대도시 중심 상권부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업소가 빽빽하게 층층이 집적된 중심 상권은 평면에 다 보여주기 어렵다. 3D지도가 비로소 필요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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