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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Population] 100억 명이 잘사는 법

[World Population] 100억 명이 잘사는 법


가장 가난하고 무능한 정부를 둔 나라들의 인구가 가장 빨리 늘어난다. 그런 나라들의 정치와 교육을 개선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JACK GOLDSTONE 기자지난 10월 31일 세계 인구가 70억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금세기 말에는 다시 절반가량 불어나 100억 명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The world has passed 7 billion in population on Monday and by the end of this century it’s likely to grow by half again to 10 billion.

그들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요인은 무엇일까? 경제학자의 관점에서는 100억 명의 생산성이 중요하다. 그들이 교육을 받아 일자리를 갖고 경제성장에 기여할까? 사회학자의 관점에선 그 100억 명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안정적인 역할을 할지가 중요하다(what matters is whether the 10 billion are socialized into stable roles in society). 가족을 이루고 공동체에 참여해 존엄성을 갖고 미래 건설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까? 정치학자의 관점에선 그 100억 명의 대다수가 사는 나라를 이끄는 정부의 질이 중요하다. 그 정부가 부패를 방지하고 법치를 실행하며 참여와 민권을 보호할까?

현재 그 전망은 밝지 않다. 세계의 자본, 관리 경험 그리고 공학 기술의 대부분이 유럽, 중국, 북미, 일본 그리고 아시아 호랑이들 같은 고소득 신흥경제에 집중되지만 이들 중에는 미래의 인구증가에 크게 기여하는 나라는 없다(none of those countries will be significant contributors to future population growth). 우리가 인구 대국이라고 생각하는 중국은 현재 한 자녀 정책이 열매를 맺고 있으며 2100년에는 인구가 4억 명이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세기 안에 새로 태어나는 30억 명 중 거의 모두가 자라나게 될 나라는 대부분 정부에 문제가 있는 곳들이다. 조지 메이슨대 취약국가지수에서 현재 심각하거나 높거나 또는 극단적인 취약성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법치를 이행하지 않으며 국내에 폭력이 횡행하고 변변한 교육과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는 정부들이다(do not enforce the rule of law, have high rates of internal violence, and do a poor job providing education and jobs for their people).

급성장과 무능한 정부가 결합하면 세계가 커다란 인도주의적인 재앙으로 향하게 된다(The conjunction of rapid growth and poor governance puts the world on course for major humanitarian disasters). 이는 인구증가가 난제를 던져주기는 하지만 생물학보다는 정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에 따르면 역사상 기아는 단순히 인구증가나 식량공급 지연의 산물이 아니라 정부가 약하거나 권력만 탐한 결과다. 오늘날 케냐와 소말리아 모두 가뭄을 겪지만 소말리아 쪽에서만 기근이 극심하다. 소말리아 정부(정부라고 하기에도 그렇지만)가 식량을 구하지 못하는 국민에게 식량을 공급할 방안을 강구하지 못하는 유명무실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물 부족, 식품가격 상승, 나아가 지구온난화 문제도 생물학의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다. 비효율적인 사용과 낭비에서 비롯된다. 가령 곡식의 에탄올 전용에 주는 인센티브, 또는 소중한 수자원을 거의 공짜로 공급하는 식이다. 유능한 정부는 증가하는 인구가 자원을 관리하도록 돕는다. 무능한 정부는 사소한 부족이나 자연재해도 대규모의 인도적 위기로 키워놓는다.

공중보건 문제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처에도 유능한 정부가 중요하다. 인구가 팽창함에 따라 식량생산도 보조를 맞춰 확대된다. 그래서 조류독감 또는 신종플루(돼지독감) 그리고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같은 가축을 매개로 한 새로운 질병의 숙주가 증가한다(the reservoirs for new diseases from livestock are growing). 일단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면 그 병을 격리하고 세계 보건당국과 협력하는 당국의 유능한 대응 조치가 병의 억제에 중요하다. 정부가 약하면 전염병이 크게 번지기 쉽다.

교육은 미래 건설에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우간다 등 오늘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빨리 증가하는 대국 중 다수에서 십대 아동의 고등학교 등록률이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앞으로 거의 모든 인구증가가 저개발국에서 일어나는데 그런 국가 전체의 십대 고등학교 재학률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학교 재학생에게 변변한 건물, 교과서, 교사를 제공하는 문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어린이들이 가치 있는 직업을 갖도록 준비시키는 유의미한 교육이 없다면, 안정적이고 합법적인 투자 기반을 제공하고 부패가 소득을 빨아들이지 못하도록 막는 정부가 없다면, 청년들의 숫자뿐 아니라 그들의 분노와 좌절감도 커지게 된다(youth will increase in numbers but also in anger and frustration). 이들 국가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앞날이 밝아지지 않는 한 북아프리카의 청년 운동은 더 많은 격동의 세기를 여는 서곡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계 인구가 금세기 초 60억 명에서 70억 명, 이어 80억, 90억 그리고 금세기 말에는 100억 명으로 증가하는 과정은 세계사에서 커다란 전환점이다. 1750~1950년의 200년 동안 경제가 가장 앞선 나라에서 인구증가도 가장 빨랐다. 그들의 생산성 증가와 통치 개선으로 전례 없는 번영이 찾아오고 미래를 낙관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Their rising productivity and improving governance ushered in previously unseen prosperity, and fuels optimism for the future).

그러나 앞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진 나라들, 그리고 가장 정부가 무능한 나라들의 인구가 가장 빨리 불어난다. 그런 나라의 통치와 교육을 개선하려는 글로벌한 노력을 통해 증가하는 수십억 명의 인적 잠재력을 유익하게 활용하면 다시 글로벌 번영의 새로운 단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A global effort to improve governance and education in those countries could again usher in a new stage of global prosperity). 그러나 그런 도전 과제에 대처하지 못하면 수십억 명이 국가 기능이 정지된 나라에서 살게 될지도 모른다. 이들 나라에는 분노하고 좌절한 젊은이가 넘쳐나 위험한 폭력사태가 일어나고 대규모의 인도주의적인 재해가 빈발하기 쉽다.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투자를 해서 이런 과제에 대처할 만한 시간은 아직 있다. 하지만 가장 가난한 나라들에서 매주 300만 명의 어린이가 새로 태어나고 시계는 째깍거리며 쉼 없이 돌아간다.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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