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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농협의 나눔경영>> 넉넉한 손길로 농민의 시름 덜다

Company 농협의 나눔경영>> 넉넉한 손길로 농민의 시름 덜다


올해 출범 50주년을 맞은 농협의 나눔경영이 화제다. 대학 등록금 지원으로 대학생 자녀를 둔 농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 농촌에 시집 온 결혼 이민 여성들에게는 고향을 방문할 수 있는 항공권과 경비를 제공한다. 이뿐 아니다. 농촌 일손 돕기와 집 수리부터 의료·법률·소비자 무료 상담까지 농협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읍·면·리까지 전국 농촌에 실핏줄처럼 퍼져 있는 농협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농민과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7월 충남 당진 고대농협에서 열린 농촌 순회 무료진료 봉사.

농협이 농민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농협은 장학사업,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 농촌 복지 증진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농민과 소외계층을 지원해왔다. 최근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장학사업이다.



대학 등록금에 주거 문제까지 해결

농협은 올해 2월 28일 서울 우이동에 농협장학관을 개관했다. 농촌 자녀만을 대상으로 만든 첫 민간 학사다. 이곳에 사는 이정이(21·여)씨는 서울대 역사학과에 재학 중이다. 학교가 있는 신림동에서 자취하다 올해 초 이사했다. 이씨는 “자취할 때는 한 달 생활비가 70만원 정도 들었는데 농협장학관으로 옮기고 나서 15만원 기숙사비와 교통비 외에 돈을 쓸 일이 없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이씨가 마음에 들어 하는 부분은 식사다. 국내산 재료만 사용해 짜는 식단은 맛과 건강을 모두 신경 썼다. 이씨는 “혼자 살 때 잘 챙겨 먹지 못한 유제품과 과일을 자주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 합천군에서 고등학교에 다녔다. 아버지는 쌀 농사를 짓는다. 1남 4녀 중 넷째인 그는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던 우등생이었다. 부모님은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을 때 등록금이 걱정이었다. 다행히 이씨는 농협문화복지재단 장학생으로 선정돼 등록금 부담을 덜었다. 등록금은 재단에서 한 학기에 250만원 정도 지원해주고 숙식문제를 농협장학관에서 해결해 이씨는 마음 편하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농협장학관에는 이씨 같은 농민 자녀가 487명(2011년 8월 기준) 살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전체 면적이 1만5537㎡(4700평)에 달하는 이곳의 수용 인원은 500여 명이다. 생활실은 1인실 3실, 2인실 248실이 있고 층마다 휴게실과 세탁실을 갖췄다.

농협장학관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경비다. 2인실 한 학기 기숙사비는 식비 포함 60만원이다. 서울 주요 사립대의 한 학기 기숙사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정동화 농협장학관장은 “장학관의 설립 목적은 우수한 농업인 자녀를 지원하고 농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재능을 키우며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농협장학관을 개관하기 전부터 농민 자녀를 지원해왔다. 장학금 지원사업은 농민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농촌 출신 인재를 육성하는 게 목적이다. 2010년 농협 등록금 지원사업으로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5만422명에 이른다. 농협중앙회에서 3494명, 농협문화복지재단에서 1200명, 농·축협에서 4만5728명을 지원했다. 지원액은 373억400만원이다. 농협이 예상한 올해 장학금 지원액은 408억16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5억원 정도 늘었다. 또 대학생 역사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원금뿐만 아니라 실제 사회에서 도움이 되는 경험을 쌓게 해주기 위해서다.
모국 방문 항공권 전달식을 찾은 농촌 다문화 가정. (왼쪽) 이ㆍ미용 자원 봉사자들이 여주 종합체육관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머리를 다듬어 주고 있다.

올해 6~7월에는 농촌 출신 대학생 120명이 해외 역사체험에 참가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고구려 역사 알기’였다. 중국에 있는 고구려 역사 유적지를 탐방하고 백두산을 등반하는 일정으로 농촌 출신 대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1사 1촌 자매결연으로 도시민과 교류 확대농협은 초등학생·청소년 지원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전국 유치원과 초등학교 8395곳에 어린이 잡지와 추천 도서를 1만4000권 기증했다. 올해는 1만1000곳에 1만7000권을 기증할 예정이다. ‘도서 보내기 운동’은 어린이들의 지식과 정서 함양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2008년부터 실시했다. 저소득층 자녀가 이용하는 공부방에는 교육용 기자재나 학용품, 도서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3013곳의 전국지역아동센터에 농협의 손길이 미쳤다. 농협 교육캠프는 대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4박 5일 동안 농촌 지역 학생들에게 공부를 지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열린 9회 교육캠프에 대학생 297명, 농촌 지역 학생 625명이 참여했다. 8월 1~5일엔 연세대 학생 150명이 강원 철원 용정초등학교 등 전국 11개 농촌지역을 돌며 초등학생 450명과 영어 게임, 이야기 만들기, 과학 실험 등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은 장학사업 만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19세 미만 농가 인구 중 다문화 자녀 비중이 2010년 15%에서 2020년 49%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10년 후 농촌 가정의 절반이 다문화 가정이 된다. 농협이 누구보다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에 열심인 이유다. 결혼 이민 여성이 고향을 방문할 수 있게 항공권과 경비를 지원하는 모국 방문 지원사업은 많은 다문화 가정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208명의 결혼 이민 여성이 고향을 방문했다.

함께 간 식구까지 더하면 수혜자 수는 829명에 달한다. 이제까지 845가정(3309명)이 농협의 지원을 받았다. 농협은 또 2009년부터 결혼 이민 여성들이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게 교육하는 다문화여성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글 교육, 한국 전통음식 만들기, 생활법률 등을 가르친다. 매년 수료 인원은 400명 정도다. 결혼 이민 여성이 한글 개명을 원할 때 이와 관련한 비용도 농협이 전액 지원한다.

농협은 장학사업과 다문화 지원 사업 외에도 농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농촌복지 증진사업과 농촌 사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농촌사랑운동은 농협이 2004년부터 실시해 온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으로 농협이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농촌사랑운동에 참여하는 57만 명의 회원들은 농촌의료봉사, 나무심기 사업 등을 하며 농민들을 돕는 동시에 삶의 보람을 느낀다.

한 회사와 특정 마을이 결연해 교류하는 1사 1촌 자매결연사업으로 8500쌍이 탄생했다. 지난 11월엔 제일감정평가법인이 경기도 양평 석장2리와 자매결연을 했다. 우리파이낸셜은 올해 11월 초, 2009년 8월에 자매결연을 한 경북 영주시 풍기읍 두산2리에서 사과 수확을 도왔다.

농협은 농촌문화를 활성화하는데도 열심이다. 농민들이 소홀할 수 있는 음악, 미술, 글쓰기 같은 문화예술 활동을 챙긴다. 올해 농민을 위한 음악회를 열다섯 번 열어 5000여 명이 농사일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랬다. 음악회에서는 친근한 가요나 국악은 물론이고 오페라, 실내악 같은 클래식도 다뤄 도시와 농촌 간 문화생활의 격차를 줄여준다. 특히 농촌마을 옹벽 그리기는 농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마을 특산품을 홍보할 수 있어 인기다.



사회공헌 금융상품으로 저소득층 지원농협의 사회공헌 활동은 금융 부문으로도 이어진다. 농협은 농민과 서민층을 위한 실질적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민금융상품, 공익금융상품을 출시해 금융에서 소외된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2011년 6월 기준 농협의 중소기업 대출액은 48조1251억원이다. 저소득·저신용 서민을 위한 희망홀씨 대출 규모는 1조2274억원이다.

공익 금융상품 개발도 지원한다. 농협기금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상품으로는 공익예금인 사촌통장, 행복한대한민국, 고향사랑두배로 등이 있다. 공익카드로는 농촌사랑카드, 독도지킴이카드가 출시됐다. 2010년에는 지역사회, 학술·교육, 환경, 문화·예술·스포츠, 글로벌 등 분야별 사회공헌과 관련한 신상품을 출시했다. 농협은 이 외에도 임직원 헌혈 캠페인, 독거노인 말벗 서비스, 일자리 창출 등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을 펴고 있다. 2010년 은행연합회 기준 농협의 사회공헌활동 금액은 946억원, 봉사활동 인원은 7만8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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