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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 Book - 『플렉서블』

Econo Book - 『플렉서블』

리더십 스타일 중에 ‘리브 얼론 잽(leave alone-zap)’이란 게 있다. 책에 실린 이야기다. 직원이 혼자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고 지내다가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가차 없이 질책하는 방식을 뜻한다. 지은이는 이를 ‘갈매기 관리법’이라고 부른다. 휙 날아들어 난리법석을 피우고 사람의 머리 위에 똥을 싸고는 훌쩍 날아가 버리는 유형의 관리자를 빗댄 말이다. 이런 리더는 어느 조직에서나 발견할 수 있다.

인간관계는 어렵다. 기업 같은 조직에서는 더하다. 어쩌면 업무보다도 사람에 상처받고 속 썩는 일이 더 많다. 그러기에 경영학에서 조직론은 영원한 화두다. 특히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가 리더십이다. 최근에는 팔로워십(followship)에도 관심이 모이기는 하지만 경영전문가들은 주로 조직원을 추슬러 최고의 효율을 올리는 방법에 매달렸다. 이 책도 이 같은 리더십을 다룬 것 중 하나다. 지은이는 자신의 이름을 딴 경영자문교육전문회사를 차릴 정도로 이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아니, 그보다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란 베스트셀러의 공저자라면 더 알기 쉽겠다.

그가 내세우는 리더십 이론의 핵심은 ‘상황대응 리더십’이다(개인적으로는 ‘맞춤형 리더십’이 더 적절한 번역이지 싶다). 조직원들의 상황에 맞춰 4가지 방식으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논리다. 바탕이 되는 이념은 두 가지. 첫째는 ‘최고의 리더십 스타일은 없다’이다. 민주적 스타일 또는 독재적 스타일로 나눠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다는 논리를 편다. 민주적 리더라 하더라도 회사에 불이 났을 경우 불 끄는 방법을 토론하고, 동의하고 하는 식으로 하지는 않을 거란 예를 든다. 또 경험은 없지만 잠재력이 있는 신입직원을 그냥 방치할 수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둘째는 ‘서로 다른 사람을 똑같이 대하는 것만큼 불공평한 것은 없다’이다. 능력과 열의를 겸비한 직원은 스스로 알아서 하게 두고, 지시가 필요한 직원은 일대 일로 붙어 시시콜콜 지도하느라 편애 시비가 일더라도 상관 없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일관성 있는 리더십 자체가 불공평하다는 논리를 편다.

블랜차드가 말하는 기본 리더십 스타일은 지시형, 코치형, 지지형, 권한위임형의 네 가지다. 예를 들어 쉽게 풀어보자. 사무실 바깥이 시끄러워 업무에 방해가 된다. 이 때 부하직원에게 “저 사람들이 다른 곳에 가서 떠들라고 하세요. 그리고 끝나면 나한테 보고하세요”라고 지시하면 ‘지시형 리더’이다. 반면 ‘지지형 리더’는 “바깥이 시끄러워 방해가 되는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직원의 판단에 따른 의견을 묻는다. 그리고 ‘코치형 리더’는 “저 사람들이 다른 곳에 가서 이야기하라고 전하면 좋겠습니다. 아니라면 혹시 다른 질문이나 의견이 있는가요?”라고 말하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권한위임형 리더’는 “바깥이 시끄러워 방해가 되네요. 나가서 처리해주겠어요?”라고 처리 방식까지 맡기는 스타일을 말한다.

하지만 리더십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진단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행동하기 전에 직원들의 발달 단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와 관련, “속도를 늦추면 더 빨리 간다”고 말한다. 열쇠인 직원들의 상황은 능력과 열의를 기준으로 역시 4가지 단계로 나뉜다. 높은 능력과 열의란 최고 단계에서 낮은 능력과 높은 열의를 갖춘 신입직원까지를 말한다.

여기서 공감이 가는 대목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가 사람들은 자기가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높은 성과를 올려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 열의를 잃는다는 점이다. 실상 신입직원들 대다수가 처음에는 조직에 적응하고 좋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는 점에서 이 지적은 타당하게 보인다. 지은이는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칭찬을 적절히 활용하라며 많은 상사들이 좋은 일을 했을 때는 아무 말도 않다가 실수를 하면 당장 지적을 한다고 꼬집는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은 칭찬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상사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도 칭찬이 될 수 있다. “제가 실수를 했군요.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걸 맡긴 것이 분명합니다”란 식으로 지도하는 것도 방법이란 이야기다.

리더십은 물론 이론만으로는 체득할 수 없다. 관심과 열의에 바탕을 둔 수많은 훈련이 따라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지은이는 중요한 한 마디를 덧붙인다. “상황대응 리더십은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다”라고. 이런 리더라면 조직의 성과도 높이고 즐거운 분위기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1분 경영’ 시리즈의 하나인 이 책은 얇지만 내용은 튼실하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얻을 것이 많은 만큼 그렇고 그런 리더십 책이라 외면할 게 아니라 리더라면 한 번 읽어둘 만하다.



한국의 10년 후를 말한다

미래를 위한 한국의 비전과 전략
앞으로 10년간 세계변화를 이끌 메가 트렌드를 분석한 책이 나왔다. 외교통상부 국제경제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가 유엔과 경제협력개발기구의 보고서를 꼼꼼하게 분석했다.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고스란히 책에 녹였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를 분석했다. 한국경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문제 극복을 위한 도전 과제도 제시한다.

▒ 한동만 지음

▒ 한스미디어 02-707-0337 1만5000원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

그들은 어떻게 세계경제를 농락했나
이 책은 핀란드 금융전문가 카리 나스가 저술한 『Swindling Billions』의 한국어판이다. 저자는 돈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금융범죄의 역사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150년형을 선고 받은 버나드 메이도프, 피라미드 사기의 창조자 찰스 폰지 등 세계 경제를 뒤흔든 10대 금융범죄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들의 기발한 범죄 행각에 맞설 수 있는 대응책도 함께 제시한다.

▒ 카리 나스 지음

▒ 한빛비즈 02-325-5508 1만6000원



애프터 스마트

소통이 만드는 세상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인류의 삶은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이 책은 스마트 시대를 단순한 트렌드로 규정하지 않는다. 인류의 생활을 혁신적으로 바꿀 혁명이라는 점, 그리고 그 혁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사례를 통해 10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이 키워드를 바탕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경제 패러다임을 만날 수 있다.

▒ KT경제경영연구소 지음

▒ 한국경제신문 02-3604-595 1만6800원



디지로드 5.0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중심잡기
우리 시대는 유동성을 띠고 흘러가는 액체사회와 같다. 세상의 흐름을 먼저 간파하고 그 흐름을 잘 따라가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저자는 디지로드(Digi-Road) 5.0이라는 상징적 개념을 제시한다. 물리계와 사이버계라는 두 세상을 한꺼번에 통찰할 수 있는 포괄적 능력을 의미한다. 미래의 안전한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책의 최종 목표다.

▒ 안동수 지음

▒ 종합출판미디어 02-365-1246 1만4500원



공정과 정의사회

한국판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와 공정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중심 화두가 됐다. 정의를 연구하는 철학자 5인과 공정사회를 지향하는 사회과학자 5인이 ‘한국판 정의란 무엇인가’를 출판했다. 10명의 필자는 우리시대의 대표적인 지식인이다. 이 책은 이명박 정부의 공정과 정의사회 담론의 실체를 철학적, 사회적, 경제적, 교육적 그리고 여성의 시각에서 날카롭게 꿰뚫고 해법까지 제시한다.

▒ 황경식 외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02-724-6846 1만8000원



똑똑하게 분노하라

화는 내 안에서 꿈틀대는 에너지
분노 전문가로 오랜 시간 활동해온 저자는 당신을 힘들게 하고 때로는 조종했던 ‘묵은 화’의 정체를 밝혀낸다. 화를 내 안에 살아 꿈틀대는 에너지이자 잠재적인 힘이라고 말한다. 화가 당신을 지키기 위해 나타나는 보호적 감정이자 긍정적 변화의 기회를 주는 불씨로 보게끔 이끌어준다. 나도 모르게 화를 내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 마샤 캐넌 지음

▒ 대림북스 02-335-0652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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