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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권혁인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광해 방지 기술 해외에서 주목”

[CEO]권혁인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광해 방지 기술 해외에서 주목”

한국광해관리공단 권혁인 이사장.

10월 14일 권혁인(55)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은 베트남으로 날아갔다. 베트남 석탄광물공사와 광해방지 기술협력사업 계약을 맺기 위해서다.

광해관리공단은 베트남 퀸닝성 광산지역의 광해방지와 석탄광 탐사 개발협력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퀸닌성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하롱베이 내에 인접한 석탄광산 탓에 광해가 심각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공단은 최근 태국전력공사와도 광해방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공단 측은 “이번 협약으로 태국전력공사가 보유한 현지 최대 갈탄광인 매모 광산의 광해방지사업 참여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환경과 개발을 하나로 묶는다공단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광해(鑛害)’란 산림 훼손, 오염수 유출, 폐석·광물찌꺼기 등 광산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피해를 말한다. 광해관리공단은 광해를 방지하고, 광산 개발로 발생한 환경 피해를 복구할 목적으로 2006년 6월 지식경제부가 설립한 준정부기관이다.

관련 업계서는 광해방지시장 규모를 아시아 지역만 약 60조원으로 추정한다. 세계시장 관련 정확한 통계는 없다. 일반인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광해 방지는 매우 중요한 국가 과제다. 광산은 폐광 이후에도 적게는 50년, 길게는 100년 동안 철·망간 등 중금속에 오염된 물이 흘러나온다. 이를 방치하면 농작물을 오염시키고, 하천으로 흘러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 최근에는 자원 개발에만 치중했던 동남아·중앙 아시아 국가 등이 환경과 지속 가능한 개발에 눈을 돌리면서 광해 방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광해관리공단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는 배경이다. 권혁인 이사장은 “국내에서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해외의 광해 방지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월 23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2011 광해방지 국제심포지엄’는 우리나라의 광해방지 기술을 널린 알린 기회였다. 지식경제부의 후원으로 2007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열고 있는 이 행사에는 미국과 독일, 일본, 호주 등 세계 광해관리 관계자 400여 명이 모여 기술협의, 광해방지시장 창출 등에 대해 논의했다. 권 이사장은 “올해로 세 번째 맞는 행사지만 그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건 처음”이라며 “우리 광해관리 기술의 우수성을 해외에서도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공단의 역사는 5년에 불과하지만 광해방지 핵심기술은 선진국에 뒤지지 않을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공단의 핵심기술은 자연정화 수처리기술, 광물찌꺼기 무해화기술, 오염토양 정화기술, 지반계측기술, 광산지리정보시스템 구축기술 등 5가지다. 이 중 자연정화 수처리기술은 선진국보다 뛰어나다는 것이 공단 측 설명이다.

자연정화 수처리 기술은 광물질이 용해돼 수소이온지수(Ph)가 낮은 광산수를 석회석에 접촉시켜 중화시킨 후 인공적으로 조성한 소택지(인공 호수와 늪지로 구성)에서 산화, 흡수, 흡착 등의 작용을 거쳐 정화하는 것이다. 공단에서는 46개 폐탄광에서 흘러 나오는 갱내수 정화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43개소가 자연정화처리방식을 활용한다. 권 이사장은 “한국은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기술 노하우를 습득했다”며 “현재 선진국의 기술력을 100이라고 보면 우리 기술력은 86% 수준”이라며 “2016년에는 9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탄광지역 복원해 리조트산업 메카로국토가 좁은 우리나라는 광산과 주거지가 가까운 탓에 광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공단에 따르면 전국에는 일반광산 4996개(금속광산 2166개, 비금속광산 2830개), 석탄광 400개 등 총 5396개소에 이르는 광산이 산재해 있다. 이 중 70%는 광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권 이사장은 “폭설과 폭우 등의 자연 재해에 미리 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광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복구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7년 폐광산 인근 환경을 복구하는 ‘광해방지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종료를 앞 둔 1단계(2007~2012년) 사업 기간에는 3916억원을 투입해 중금속 등 오염으로 경제적 가치가 없어진 산림·토지 264ha(79만8600평)를 복구했다. 폐탄광 등 총 1190개소다. 내년에 시작하는 제2단계(2012~2016) 사업 때는 2172억원을 투자해 1461ha(441만9525평)를 복원할 예정이다. 또한 폐석·광물찌꺼기 유실방지에 884억원, 수질개선사업에 821억원 등 총 5353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광해관리 사업은 자연환경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공단은 폐광으로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역진흥 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랜드로 유명한 하이원리조트 프로젝트다.

2000년 10월 문을 연 하이원리조트는 해외에서도 벤치마킹 사례로 꼽을 정도다. 카지노호텔 한 개동으로 문을 열었지만 현재는 500만㎡의 부지에 카지노호텔, 콘도, 스키장, 골프장, 컨벤션 호텔을 잇따라 신축해 100배 이상 커졌다. 이 곳은 올해 예상 매출액 1조2000억원, 내방객 500만 명, 정규직 고용 인원 34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최고의 관광 명소로 꼽힌다.

권 이사장은 “40여 개가 넘는 탄광이 정부의 정책에 따라 모두 문을 닫았고 이를 대체할 산업으로 강원랜드를 만들었다”며 “강원랜드는 영월·정선·태백지역의 대표적 산업이자 지역 주민의 삶의 터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폐광을 복원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권 이사장은 “내년에는 화순에 종합 리조트를 만들 계획”이라며 “앞으로 폐광지역을 복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올 여름에 많은 사상자를 낸 우면산 사태와 관련, 광해방지기술을 활용해 그런 종류의 재난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해방지기술로 산사태, 도로사면 붕괴, 지반침하, 각종 구조물 훼손 등 재난의 초기 징후와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계측할 수 있어 돌발적인 도시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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