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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INVESTMENT GUIDE] 은퇴 김진오 전 네슬레 퓨리나 코리아 대표

[2012 INVESTMENT GUIDE] 은퇴 김진오 전 네슬레 퓨리나 코리아 대표

김진오 전문코치는 시간 당 30만원을 받는다.

목소리는 정겹고 시선은 따뜻하다. 이야기 중간 중간 상대방을 격려한다. 전문 코치로 활동하는 김진오(63) 전 네슬레 퓨리나 코리아 대표 얘기다. 지난 12월 12일 분당 서현역 부근 하나은행 골드클럽에서 그를 만났다. 이곳에서 그는 고객을 대상으로 라이프 코칭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오히려 김 전문 코치에게 인생 상담을 받는 격이 됐다. 그에겐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비법이 있는 듯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화 방식도 수 많은 코칭 기술 중 하나라고 한다.

코칭이란 개인의 능력이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가르치는 기술이다. 크게 비즈니스 코칭과 라이프 코칭으로 나뉜다. 비즈니스 코칭은 CEO가 리더로서의 능력을 강화하고 직원의 동기를 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라이프 코칭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중요한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한다.

김 코치는 코칭의 매력은 스스로의 깨달음에 있다고 말한다. “코칭은 가르쳐주는 게 아닙니다. 모든 답은 자신 속에 있다고 봐요. 고객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동기를 부여하면서 어둠 속에 살포시 덮여 있던 길을 찾도록 합니다. 마치 잠자는 거인을 일깨워 삶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과 같습니다.”

서울대 축산과를 졸업한 그는 세계 최대 반려동물 식품회사 랄스톤 퓨리나의 한국 법인에 입사했다. 퓨리나는 2001년 세계 최대 식품회사 네슬레에 인수·합병됐다. 김 코치는 합병 이전인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경영을 맡았다.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의 선진화 된 마케팅을 벤치마킹 해 국내 시장의 판매 채널을 다각화했다. 그가 경영을 맡은 이후 네슬레 퓨리나 코리아는 국내 반려동물 사료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정년(2007년) 1년 전부터 은퇴를 준비했다. 김 코치에게 은퇴는 새로운 출발이었다. 이왕이면 남은 삶을 100% 활활 타오를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보내고 싶었다고 한다. 처음엔 CEO의 경험을 살려 리더십 센터를 만들 생각이었다. 세일즈, 마케팅, 경영 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22개 강좌도 짰다.

우연히 고현숙 코치협회 부회장 강연을 듣고 진로를 바꿨다. 바로 한국코칭센터에 등록했다. 사람이 일이나 삶에 서 동기 부여를 얻을 수 있는 건 지식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코칭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대부분 마음 속에 한 두 가지 고민거리를 안고 살더군요. 특히 CEO들은 직원 관리나 매너리즘에 빠질까 봐 걱정이 많습니다. 코칭은 상대방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하지요. 그의 생각을 격려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질문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코치를 받는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던 수준의 해법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게 되지요. 오랫동안 고민했던 문제가 풀리면 다들 너무 기뻐해요.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기뻐하는 그들을 보며 저 또한 보람을 느끼지요.”

주로 한국펫산업협회의 38개 회원사 CEO를 코칭 한다. 동물 사료 회사 카길애그리퓨리나는 2009년부터 계약을 맺고 임직원의 라이프 코칭을 한다. 개인 상담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5회 정도 진행한다. 시간당 코칭 비용은 30만원 대.





CEO 은퇴 준비 어떻게 하나김 코치가 2막 인생을 즐겁게 사는 데는 체계적으로 은퇴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점차 은퇴가 사회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70·80년대 우리나라 가계 경제를 뒷받침해 온 주역인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점이 본격적으로 다가왔다. 현재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는 712만여 명으로 전체인구의 14.6%에 달한다.

은퇴 준비가 안 된 건 기업 CEO도 마찬가지. 회사 경영하느라 마음 편히 은퇴 계획을 세울 여유가 없어서다. CEO들은 준비할 게 많다. 특히 기업 오너의 경우엔 가업승계가 기다리고 있다.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넘길 지 아니면 자녀에게 상속할 지에 따라 준비 방법이 확 달라진다.

가업승계의 걸림돌은 상속세와 증여세다. 우리나라는 상속세와 증여세가 높은 편이다.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30억원을 초과하면 50% 세율로 세금을 계산한다. 세금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가업상속공제를 받는 것이다. 일정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을 10년 이상 유지했을 경우엔 상속재산가액의 40%를 세금에서 빼준다.

자녀에게 주식으로 넘길 때는 주식평가액의 10~30% 할증해서 세금을 매긴다. 다만 2013년까지는 중소기업에 대한 할증 평가를 유예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이라면 할증 평가 없이 2013년 말까지 가업 승계를 할 수 있다.

CEO가 은퇴자금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은 크게 급여·배당·퇴직금 세 가지다. 급여와 퇴직금은 그 동안 회사를 경영한 대가를 챙기는 것이다.

배당은 주주로서 투자한 자금 운용 성과를 돌려 받는 거다. 임원이 퇴직금을 받으려면 회사 정관 또는 정관에서 위임된 퇴직금 지급규정에 ‘퇴직금 산정을 위한 방법’이 정확히 명시돼 있어야 한다. 이 규정이 없을 때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퇴직금(연간 총 급여액의 10%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 이상을 받을 수 없다.

요즘 매달 월급처럼 일정액을 받을 수 있는 분배형 금융상품이 은퇴 자금 운용으로 인기다. 대표적인 게 월 지급식 펀드와 일시납 즉시연금이다. 월 지급식 펀드는 목돈을 맡기면 미리 정한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는 펀드 상품이다. 예를 들어 월 지급식 펀드에 1억원을 맡기고 연 6%로 지급 비율을 정하면 매월 50만원을 받게 된다. 현금 소득이 필요한 은퇴자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다.

일시납 즉시연금은 최소 1000만원에서 3000만원을 넣어두고 매달 일정금액을 연금식으로 받는 상품이다. 지급 방식은 종신형과 상속형 두 가지다. 종신형은 사망할 때까지 매달 연금이 지급된다. 상속형은 가입액에서 나오는 이자를 매월 연금으로 받다가 만기가 되면 만기 보험금을 수령한다. 보험금은 본인이 사용하거나 가족에게 상속할 수 있다. 올해처럼 변동성이 높은 장에선 일시납 즉시연금이 안전할 수 있다. 일시납 즉시연금은 공시이율에 따라 최저금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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