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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일본산업의 5가지 관전포인트] 아이폰·페이스북 日 IT업계 점령할까

[2012년 일본산업의 5가지 관전포인트] 아이폰·페이스북 日 IT업계 점령할까



■ 일본 통신사의 스마트폰 각축전


스마트폰은 기존 휴대전화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 일본에서 스마트폰 바람이 유독 더디게 부는 이유 중 하나다. IT전문가들은 “안전에 대한 안도감이 커지면 스마트폰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과 달리 일본시장에서는 일본기업의 스마트폰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기업의 스마트폰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휴대전화 제조사는 외국기업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게 됐다. 반면 일본통신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외국기업의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수록 스마트폰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본통신업계의 판도는 올 상반기 출시할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5’가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전례가 있다. 아이폰을 서비스하지 않은 NTT도코모는 경쟁업체 소프트뱅크에 20개월 연속 판매 1위 자리를 내줬다. 타격을 입은 NTT도코모는 아이폰5를 서비스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아이폰5로 판매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일본 이통사는 아이폰 전쟁이 끝나면 덩치불리기 싸움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NTT도코모는 지난해 11월 4000억엔 규모의 M&A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소프트뱅크는 중국 대규모 전자상거래기업인 아리파파 집단과 손잡고 미 야후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 일본 SNS 페이스북 돌풍 막을까


일본은 아직까지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공격을 잘 막고 있다. 모바게(MOBAGE)와 그리(GREE)·믹시(MIXI) 등 일본 3대 SNS기업의 선전 덕분이다. 모바게와 그리는 주로 게임 사용자가 구입하는 아이템 비용으로 수익을 얻는다. 아이템 수익은 별도의 추가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모바게와 그리의 영업이익률은 50%에 육박한다. 하지만 일본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모바게의 일본 내 회원 수는 무려 3200만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모바게와 그리는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여러 해외 소셜게임회사를 인수했는데 그 덕분에 회원 수가 크게 늘었다.

물론 여기에도 한계는 있다. 해외 사용자 한명당 이용액이 일본 사용자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리의 다나카 회장은 “휴대전화 SNS에서 우리 정도 규모의 회사는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풀어야 할 과제는 한두 개가 아니다. 특히 올해 11억대 출하가 예상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용자를 얼마만큼 차지하느냐가 고성장의 열쇠다.

페이스북의 기세도 일본 SNS기업 3인방에게 위협적이다. 매년 2억명씩 늘어나는 전세계 페이스북 사용자는 올해 10억명 돌파가 확실해 보인다. 일본 IT업계 관계자는 “로컬 SNS가 페이스북에 밀리지 않은 나라는 일본을 포함해 5개국뿐”이라며 “조만간 페이스북이 모든 나라의 SNS시장을 점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SNS 3인방의 운명은 페이스북의 공격을 어떻게 막아내느냐에 달렸다.



■ 태양광의 빛과 그림자


일본의 재생에너지 도입 비율은 아직 3%에 불과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 올해 7월부터 ‘재생가능에너지 특별법’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이 법의 골자는 재생자원으로 만든 전기를 전력회사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것이다. 발전자 측에선 구미가 당기는 법안이다. 태양광만 가능했던 예전과 달리 특별법은 풍력·수력·지열·바이오매스(생물체) 등 4종류를 추가해 보조폭을 확대했다. 그러자 소프트뱅크·다이와하우스·마루베니·와타미 등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뛰어들었다. 재생에너지 가운데 태양광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가 이 사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향후 30년 동안 태양광의 도입량을 총 전력소비량의 10%까지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태양광발전협회 대표인 가타야마 샤프 사장은 특별법 제정 당시 “태양광 산업을 육성하면 고용촉진 등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용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형 태양광 발전소 건설이 늘어났지만 대부분 무인운영시설이다. ‘태양전지의 수출효과가 크다’는 주장도 반론에 부닥치고 있다. 일본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태양전지를 만들어 해외로 수출한다는 구상은 지금의 엔고로 볼 때 무리”라고 탄식했다.

엔고 문제만이 아니다. 값싼 인건비와 전력비용을 활용한 중국계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일본에 태양전지 공장을 건설하려던 파나소닉은 말레이시아에 짓기로 했다. 외환부담, 전력부족, 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한 무관세수출 등 여러 관점에서 볼 때 해외생산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태양전지가 향후 일본산업을 지탱할 것’이라는 기대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다.



■ 저가경쟁에 승자 없는 TV시장


세계적으로 평면 TV시장은 저가경쟁에 돌입했다. 2011년 소니와 파나소닉은 TV사업 구조개혁안을 발표했다. 파나소닉은 국내 공장 폐쇄를 발표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사실 평면TV는 기술적으로 차별화가 어렵다. 비용의 70%를 차지하는 액정패널에 부품을 조립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공급이 대폭 늘었다. 출하대수는 계속 늘고 있지만 판매 금액은 2010년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 소비가 증가할 전망이지만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경기가 침체하면서 TV는 팔리지 않고 패널은 공급과잉에 빠졌다. 올해 중국이 액정 패널 생산라인을 가동하면 수급 밸런스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 기업은 수익구조가 좋은 스마트TV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이 역시 차별화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차세대 기술로 이목을 모으는 게 ‘유기EL’과 ‘4K×2K’다. 정밀한 화면이 특징인데 도시바와 샤프는 4K TV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소비자가 한눈에 구분할 정도의 차별화가 필요하고 액정TV와의 가격차가 크기 때문에 보급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저가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한쪽에서는 애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애플이 TV를 출시하면 일본 TV시장에 다시 활력이 깃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TV는 이미 판매 중이지만 접속이 불편해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조작성을 TV에서 실현한다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 아이폰 등장 이후 세계 휴대전화시장에서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몰락하고 애플과 삼성전자가 떠오른 것과 비슷하다.



■ 국내선 취항하는 일본 저가항공사


2011년을 일본 저가항공의 원년이라고 한다면 올해는 제2막의 시작이다. 주역은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이 외국계 기업과 합병해 만든 저가항공이다. ANA가 39%를 출자한 피치항공(Peach Aviation), ANA와 에어아시아(AIR ASIA)가 함께 설립한 에어아시아 재팬, JAL이 42%의 지분을 보유한 제트 스타 재팬(JET STAR JAPAN) 등이 올해 본격적으로 국내선에 취항한다.

일부 국제선에만 취항했던 일본 저가항공사는 나리타 발착선이 1.4배 늘어남에 따라 수익성이 높은 수도권 취항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일본 항공법은 지분이 33% 미만이라면 외국기업도 국내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낮은 요금으로 새로운 수요를 획득하는 것이 저가항공의 과제다.

기존 대형 항공사의 수요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겠지만 전체 운임수준이 내려가는 만큼 저가항공사가 운항을 본격 시작하면 업계 수익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번역=김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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