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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더 가볍게, 더 멀리, 더 멋있게

[Golf] 더 가볍게, 더 멀리, 더 멋있게

해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골프용품에는 최첨단 기술이 녹아 있게 마련이다. 볼을 띄우는 원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항공역학을 응용하거나 우주선에 쓰이는 최첨단 제품까지 소재로 활용한다. 그라파이트 샤프트에 쓰이는 원 섬유는 우주비행선 장비에 응용되는 가벼움과 탄성과 인장력을 지녔다. 드라이버 헤드를 디자인할 때는 스윙하는 순간의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소울에 바람의 통로를 만들기도 한다. 요즘 나오는 골프용품 트렌드는 치기 쉬움과 탁월한 성능을 강조한다. 예컨대 초경량이면서도 잘 깨지지 않는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클럽은 점점 가벼워지고 그러면서 더 멀리 나가고 더 쉽게 맞출 수 있다.



첨단 기술로 쉽게 맞춘다 <골프다이제스트> 는 2004년부터 가을마다 골프장 한 곳을 통째로 빌려 골프업계 전문가 집단을 2주일간 모아놓고 ‘핫리스트(Hot List)’를 선발해왔다. 지난해 애리조나 위그만CC에 클럽 개발자, 소매업자, 다양한 핸디캡별 골퍼 등 34명이 모였다. 거기서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모든 골프 클럽을 써보고 평가했다. 올 초에 ‘핫리스트’를 발표했다. 골프용품 회사가 제품을 내고 홍보하는 것과는 별개로 전체 제품을 평가하기 때문에 골프용품계에서 ‘KS품질인증’과 맞먹는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한 용품사 사장은 “핫리스트가 나오면서 미국 용품사의 신제품 출시 시점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핫리스트에서는 골드, 실버, 그리고 에디터스 초이스(Editor’s Choice) 등으로 나눈다. 올해는 총 98개의 클럽이 핫리스트에 골드, 실버로 이름을 올렸다. 드라이버 12종, 페어웨이우드 13종, 하이브리드 13종, 아이언 32종, 웨지 10종, 퍼터는 28종이다. 이중 4개의 분야에서 최고의 제품을 뽑는 에디터스 초이스에는 캘러웨이레이저핏(드라이버), 테일러메이드 로켓발라즈(하이브리드), 핑i20(아이언), 타이틀리스트의 보키디자인 SM4(웨지)가 뽑혔다.

핫 리스트에 오른 올해 골프용품의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먼저 드라이버. 지난해에는 ‘화이트’ 열풍이 골프장 티잉그라운드를 뒤덮었다. 애초 헤드가 흰색인 드라이버는 코브라가 처음 내놨지만 테일러메이드의 R11이 인기를 끌었다. 더스틴 존슨, 제이슨 데이 등 소속 프로들이 흰옷을 입고 그립에서 헤드까지도 시쳇말로 ‘흰색으로 깔맞춤’한 간지 나는 스타일을 전파했다. 올해 드라이버 트렌드는 기능성에 무게중심이 있다. 레이저핏에서도 알 수 있듯 호젤 세팅과 소울에 있는 무게추 조정으로 자신에 딱 맞는 클럽으로 더 쉽게 튜닝할 수 있다. 물론 올해도 테일러메이드는 R11S 와 체적이 약간 납작해진 로켓발라즈에서도 화이트의 트렌드를 이어간다. 아담스도 스피드라인에서 흰색을 채택했다. 코브라 AMP는 은색 크라운을 선보였다.

하이브리드는 전체 클럽 가운데 해마다 업그레이드되고 품목도 점차 늘어나는 클럽이다. 10년 전에 나온 하이브리드와 지난해 제품을 비교한 결과 캐리 비거리(6야드), 볼 궤도의 최고 지점(5야드), 볼스피드(3mph) 측면에서 모두 발전했다. 최근에 저중심 기술이 접목된 제품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클리브랜드의 매시, 코브라의 배플러 T-레일은 클럽 소울에 요철을 가해 러프에서 빠져나오기 쉽도록 했다. 하이브리드는 일반적으로 러프에서 빠져나오기 쉬우면서 동시에 거리에서도 우드나, 롱아이언에 뒤지지 않는 장점 때문에 수요가 늘고 있다.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하이브리드 명가인 아담스 a12OS은 로프트 17도부터 32도까지 총 6개가 있다. 아담스뿐만 아니라 핑, 테일러메이드도 투어용, 일반용으로 나눠 출시하고 있다.

아이언은 로우 핸디캡의 싱글 골퍼나 고수가 쓰는 상급자용과 중급자용 그리고 소울을 아주 넓게 만들어 기능성을 높인 초급자용 아이언으로 나눌 수 있다. 상급자용은 감을 중시하는 용도로 머슬백이 주를 이루지만 중·하급자용은 캐비티백으로 볼을 띄우기 쉽게 나와 있다. 하지만 올해 나온 제품은 상급자용도 캐비티백 형태를 닮아가고 있다. 저중심 기능에 무게를 두면서 치기 쉽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머슬백 3번 아이언을 백에 넣어다니면서 ‘고수’라고 과시하는 골퍼를 보기 어려울 듯하다.



상급자용 아이언도 캐비티백 형태1930년대초 진 사라센이 들고나와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을 석권하면서 급속하게 퍼진 웨지는 오늘날까지 ‘도전과 응전’의 역사처럼 규제와 발전을 거듭했다. 1988년 미국PGA투어가 클럽 페이스의 홈(그루브)을 ‘U’자로 만든 제품을 금지하자 핑에서 R&A와 미국골프협회에 공식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양대 기구에서 2010년에 홈을 ‘ㄷ’자로 급격하게 깎은 제품까지 ‘비공인’이라고 판정하자 용품사들은 저마다 새 제품 찾기에 골몰했다. 가장 앞선 브랜드는 타이틀리스트다. 거장 밥 보키를 영입해 지난해 초 C-C를 출시한데 이어 최근 ‘SM(스핀밀드)4’까지 출시했다. 그루브 엣지를 더욱 날카롭게 밀링하는 기술로 ‘ㄷ’자는 아니지만 그에 흡사하게 스핀이 잘 먹는다. 다른 브랜드들도 그린에서 볼을 세우는 기능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또한 요즘의 웨지 트렌드는 소비자의 선택 폭을 더욱 넓혔다는 것이다. 46도에서 64도까지 옵션이 다양하고 소울의 외형도 사용자의 감각에 맞춘 디자인이 나오고 있다. 마감 처리작업인 피니시에 따라 색깔과 질감도 다양하다.

퍼터는 지난해부터 투어에서 롱퍼터를 쓰는 선수가 부쩍 늘었다. 일반 퍼터의 평균 샤프트 길이는 34.5인치지만 가슴에 대는 롱퍼터나 배꼽에 그립 끝을 대는 벨리(Belly)퍼터는 40인치가 넘는다. 따라서 통상 허리를 잘 굽힐 수 없거나 시니어 퍼터로 여겨지던 퍼터가 이제는 젊은 선수들도 애용하는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 뛰어난 아이언 샷 실력에도 그린에서 고전하던 아담 스콧이 롱퍼터로 바꿔 우승한데 이어 지난해 미국 PGA 상금 랭킹 2위인 웹 심슨도 벨리퍼터로 우승했다. 8월 말 PGA챔피언십에서 투어 2년차인 28세의 젊은 키건 브래들리가 벨리퍼터로 우승하자 ‘롱퍼터로 처음 메이저 우승을 이뤘다’고 대서특필했다. 반달형 오딧세이 퍼터를 트레이드마크처럼 사용하던 필 미켈슨과 미셸 위까지 롱퍼터를 종종 사용하고 있다. 볼 시장에서는 몇 년 사이 다양한 컬러볼과 레이어에 이어 최근 신소재까지 등장했다. 국내업체인 볼빅, 일본의 던롭에서는 컬러볼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권과 여성 골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던롭은 여성 골프를 위해 향기가 나는 볼을 출시하기도 했다. 테일러메이드는 2년 전부터 코어에 세 개의 맨틀, 우레탄 커버를 결합한 5피스 볼 펜타를 홍보하고 있다. 나이키골프는 최근 ‘투웬티XI’을 냈다. 듀폰사와 합작해 신소재 레진(RZN)을 코어에 사용해 관성 모멘트(MOI)을 극대화해 비거리와 컨트롤 잡는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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