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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비영리단체에서 인생 2막을 열어라

[Retirement] 비영리단체에서 인생 2막을 열어라

은퇴 이후 비영리단체(NPO)에서 봉사활동을 계획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등 사회에 뭔가 기여하는 노후 생활은 분명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막상 NPO에 가보면 막연했던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현실에 직면하게 마련이다. 며칠 되지 않아 이런 현실에 실망하고 그만두는 사례도 많다. NPO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역시 시니어 채용에 대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풍부한 사회경력을 가지고 있어 맡은 일을 잘하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많이 생겨서다. 기업보다 훨씬 낮은 급여, 활동에 대한 인식과 조직 문화의 차이, 부족한 동기부여, 기존에 활동하는 사람들과 관계의 어려움 등으로 적응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성공적인 NPO 활동을 위해서는 NPO를 올바르게 이해부터 해야 한다.



NPO 활동 우습게 보단 큰 코 다쳐NPO 란 Non Profit Organization 혹은 Not for Profit Organi-zation의 약자다. 우리말로 하면 비영리단체 혹은 비영리조직이다. 실정법상 비영리조직은 ‘비영리법인’ ‘공익법인’ ‘사회단체’ ‘비영리 민간단체’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NPO와 유사한 개념으로 NGO가 있다. NPO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성에 초점을 둔 개념인데 반해 NGO는 정부기구가 아닌 비정부성에 초점을 둔 개념이다. NPO와 NGO는 자발성에 기초한 비정부적 민간단체로서 비정부성, 비영리성, 자발성 등의 특성을 가지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NPO의 수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다양한 법규에 따라 주무관청의 허가 또는 등록하는 NPO 외에 등록하지 않은 NPO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11년 국세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영리법인의 수가 44만개 정도이며 비영리법인의 수는 1만9800개로 전체 법인의 4.5%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수익사업 등이 있는 비영리법인만을 나타내고 있어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세청이 발표한 공익법인의 수는 2009년 2만8900여개에 달한다. 사업목적별로는 종교보급이 62%로 가장 많고 학술·장학·자선(10.9%), 사회복지법인(9.8%), 교육사업(6.1%), 예술문화법인(2.3%)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NPO공동회의나 희망제작소 NPO정보센터, 한국가이드스타 등을 통해 NPO 관련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NPO의 천국’이라고 할 만큼 활발하다. 경험과 지식이 많은 은퇴자가 대거 NPO에 재취업하고 있으며 NPO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취업인구에 포함시키고 있다. 심지어 주요 직업란에는 NPO라는 항목이 있을 정도다. 이처럼 미국에서 NPO가 발달한 것은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다. 정부보다 NPO가 먼저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래됐다. 영국 식민지 시절 미국 시민들은 영국 정부에 세금만 냈지 정부로부터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 따라서 사회복지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시민 스스로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자체적으로 기금을 거두어 사회복지 기관 등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사회공익기능의 역할을 스스로 수행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NPO의 출발이었다.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갖다 보니 많은 대학에서도 NPO 관련 전공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 역시 NPO 활동이 활발하다. 1990년대 이후 높은 실업률 아래에서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로 NPO가 주목 받았다. 1998년 NPO법(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이 제정된 이후 많은 NPO 법인이 출범했다. 이 법을 계기로 종전에 비공식적 영역에 머물고 있던 NPO들이 공식성(법인격)을 부여해 필요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삶의 보람을 찾아 NPO법인에 근무하는 은퇴자가 늘고 있다.



젊은이의 눈높이에 맞춰라NPO의 목적이 비영리적이라고 해서 일반 회사와 달리 여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랫동안 NPO활동을 해온 시니어들은 회사 생활 못지 않게 NPO 활동 역시 쉽지 않다고 강조한다. 최근 ‘도시마을연구소’라는 NPO를 준비 중인 노준식(65)씨는 그동안 여러 NPO에 후원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지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밑바닥에서부터 배우고 도와주는 사람의 자세로 다가서니 어느 덧 이곳에서의 역할이 분명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성공적인 NPO 활동을 위해서는 첫째, 가르치려는 자세를 버리고 배우는 자세로 다가서야 한다. 일반적으로 NPO에서 주로 활동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니어보다 젊다. 그렇다고 해서 자꾸 가르치려고 들면 오히려 거리감만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 둘째, 조직 내에서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다. 노씨는 “NPO에서 주된 역할은 활동가들의 몫이며 이들을 어떻게 도울까 고민해야 한다”며 “기업 경험을 살려서 후원과 모금활동으로 역할을 찾았다”고 말했다. 셋째, 나부터 움직이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회사 임원출신이라고 해서, 시니어라고 해서 머리만 쓰려고 하면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넷째, 함께 활동하는 젊은 사람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한다. 노씨는 “NPO는 젊은 사람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나이가 먹은 것도 잊게 된다”고 말했다. 다섯째,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 NPO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SNS나 블로그 등을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과 소통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동시에 생활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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