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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PHOTO GALLERY]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CEO PHOTO GALLERY]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CEO의 일상은 긴장의 연속이다. 이럴 때 잠시나마 푹 빠질 수 있는 취미는 삶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사진도 그 중 하나다. 포브스코리아는 이번 호부터 사진 찍는 CEO를 찾아 나선다. 이번호 주인공은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다.

글·사진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나에게 사진은 취미활동이 아니고 ‘일’이다. 내가 사진을 찍는 목적이 두피디아(Doopedia)에 수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름다움을 담기 보다는 그림엽서와 같이 어떤 사물을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하는가를 기준으로 사진을 찍는다. 두산백과사전 웹사이트 ‘두피디아’에는 약 300만장의 사진자료가 공개돼 있다. 그 중에서 지금까지 두피디아에 올린 내 사진이 67만장이나 된다. 가히 스냅 사진사라 할 수 있는데 그런 사진을 소개하자니 쑥스럽다.

나는 안 와본 사람을 위해 마치 현장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한 사진을 만든다. 한 피사체를 두고 거리를 바꾸고 방향을 바꾸며 수 십장을 찍고 나서 나중에 반 이상을 버리는 스타일이다. 이런 목적을 가지고 찍으니 ‘사실성’이라면 모를까 솔직히 사진의 예술성이라고는 별로 없다.

나는 2009년 닷새간의 일정으로 발칸반도에 다녀왔다. 이곳에서 촬영한 사진 중에는 아드리아해에 접하고 발칸반도 서쪽에 위치하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Dubrovnik)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Mostar)에서 찍은 게 좀 특별하다. 한때 두브로브니크는 해상무역의 요충지로 번영을 누렸으나 베네치아의 지배를 받았다. 이후 오스만투르크에 정복 되면서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이 교차하는 지점이 됐다. 민족간 분쟁이 많았는데 발칸 사람들은 이런 가혹한 조건에서 고립된 채 살아왔다. 도시의 해안선은 복잡하고 거대한 석회암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래에는 전쟁으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었다가 재건됐지만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촘촘한 붉은 기와, 곳곳에 하얀 돌길이 반짝이는 마을은 소문대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보스니아 모스타르는 이슬람 문명과 기독교 문명이 공존하는 곳이다.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네레트바 강을 사이에 두고 두 문명권이 마주하고 있다. 하지만 500년간 지속되어온 평화는 보스니아 내전으로 무너졌다. 강을 마주하며 평화로웠던 마을은 서로를 죽여야 하는 운명으로 내몰렸다. 스타리 모스트(Stari Most)로 불리는 석조다리는 그런 민족간의 갈등과 평화의 역사를 상징한다. 현재의 석교는 1993년 크로아티아 내전으로 완전히 파괴되었다가 1999년에 복구된 것이다. 200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촬영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면서 좀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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