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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Product] 컴퓨터 매매로 수익률 높인다

[Financial Product] 컴퓨터 매매로 수익률 높인다

1997년에 수퍼 컴퓨터가 세계 체스 챔피언을 이겨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짜인 수학공식에 따라 움직이는 컴퓨터가 논리와 직관을 겸비한 인간을 능가한 순간이었다. 이런 컴퓨터가 요즘엔 펀드매니저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주인공은 주식시장의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투자하는 퀀트펀드. 퀀트는 계량분석(Quantative Analysis)에서 비롯된 말이다.

퀀트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종목 선정과 매수 시점을 결정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 차이가 있다. 일반 주식형 펀드가 예보관이 날씨를 예상하는 것이라면 퀀트펀드는 기상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해 일기예보를 받아 내는 방식이다.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수학적 모델을 이용한 계량분석기법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사고, 고평가된 종목을 자동적으로 팔아 이익을 남긴다. 특정 종목의 재무 데이터와 기업의 펀더멘털(평가가치, 이익성장성)에 바탕을 두고 컴퓨터가 종목을 결정한다.

퀀트펀드는 투자자에게 아직 낯선 편이다. 퀀트기법을 활용한 펀드가 본격 나온 건 5년 전이지만 그동안 큰 관심을 끌지 못했고 설정액도 미미했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최근 남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일반 주식형 펀드처럼 고수익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예측하기 힘든 롤러코스터 증시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009년 1000억원에 수준에 불과했던 퀀트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약 1조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여러 지표를 체계적으로 결합하고 모델화해 일관성 있게 적용하는 퀀트펀드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퀀트펀드 가운데 대표주자로 지난해 10월 출시된 NH투자증권의 ‘퀀트MP증권자투자신탁’을 꼽을 수 있다.

최근 2년(2009년 8월~2011년 8월) 주요 18개 증권사의 월간 모델 포트폴리오 보고서 434개를 분석한 결과 NH투자증권의 수익률은 74%로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신영증권(24%)을 월등히 앞섰다. NH투자증권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의 벨류에이션을 추정하고, 가격이 낮고 향후 이익 성장추세(모멘텀)가 좋은 종목을 골라내는 독자적인 퀀트모델을 구축했다.

벨류에이션과 모멘텀의 비율을 50:50으로 결합해 NH투자증권의 월간 퀀트펀드 종목을 추려낸다. 여기에 계량분석에서 놓치기 쉬운 경영진의 능력, 산업이나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성, 실적, 재무리스크 등을 NH-CA자산운용의 심층 리서치를 통해 보완한다. 이런 기업의 재무 데이터로 30개의 종목을 선택하고 매월 정기적으로 투자한다. 위험 발생이 예상되는 기존 종목은 다른 종목으로 대체해 운용한다.

리스크 관리도 강화했다. 기존 퀀트펀드와 달리 금융위기 같은 시장위험이 발생해 기존 퀀트모델이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될 때에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나서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해진 규칙대로만 투자하는 퀀트펀드의 특성상 주식시장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단기적인 시장 급변에 따른 매매 실패를 최소화하고 기업 가치와 성장성 등 데이터에 따라 객관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작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기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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