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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의 집테크-부동산 가치 재창출 전략
단독주택에 원룸 올려 ‘월급’ 받고 산다

베이비부머의 집테크-부동산 가치 재창출 전략
단독주택에 원룸 올려 ‘월급’ 받고 산다

# 30년간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대지면적 207㎡짜리 2층 단독주택에 살던 퇴직자 최모씨는 최근 살던 집을 헐고 그 자리에 도시형 생활주택을 새로 지었다. 5층 건물 맨 위에는 최씨 가족이 살고 분양면적 24~27㎡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 10가구는 모두 임대를 놓기로 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자마자 세입자는 바로 구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가구당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을 받고 있다.

전체 수익률을 따지면 실투자비 대비 연수익률이 17%를 넘는다. 건축비는 원룸에 들어가는 빌트인 품목을 포함해 3.3㎡당 380여만원, 총 4억6700만원이 들었다. 설계비 등 기타 제비용을 포함한 총 투자규모는 5억1920만원이다. 최씨는 자신이 살던 곳에서 계속 살면서 월 600만원의 임대수익을 얻고 있다.



토지 매입 저렴해야 수익률 확보 가능

# 김모(55)씨는 보유하고 있던 서울 동작구 상도동 지하 1층~지상 4층짜리 ‘상가+주택’ 건물 가운데 3~4층을 원룸으로 최근 리모델링했다. 원래는 3층까지 상가였지만 상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로 남겨두는 일이 잦았다. 또 4층 살림집에 대한 전세수요는 많았지만 전셋값을 받아봤자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자 3~4층을 원룸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역세권이고, 주변에 대학들이 많아 월세 놓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김씨는 판단했다. 전용면적 13~16㎡ 의 원룸 12가구로 리모델링 하는데 든 공사비는 빌트인 가구비 등을 포함해 1억4000만원이다. 12가구의 원룸은 보증금 1000만~2000만원, 월세 50만~55만원에 대학생과 직장인들에게 모두 임대를 놨다. 초기 투자비 1억4000만원은 보증금으로 충당했고, 월세로 매달 600만원을 벌고 있다.

최근 들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의 가치를 키워 노후대책으로 삼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도시 내 단독주택에 오랫동안 거주하다가 최근 살던 집을 도시형생활주택 등으로 탈바꿈시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부에서 소형 주택 전세난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각종 지원책을 받아 이전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새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부동산 가치를 높일 방법을 모색하기 좋은 시점이다.

앞으로 소형주택 임대사업은 더 번창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1~2인 가구가 계속 늘고 있다. 또 일본처럼 물가는 비싸지고 수입은 늘지 않는 상황이 되다 보니 큰 집보다는 작은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에 단독주택이나 상가주택 등을 보유한 경우는 리모델링을 통한 임대사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새로 토지를 매입해 소형주택임대사업을 하려는 경우는 여건이 그다지 좋지 않다. 단독주택 땅값이 최근 2년간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전문컨설팅 업체인 야촌주택건설 추명진 대표는 “단독주택 등을 매입할 때 집주인이나 중개업소에서 얘기하는 가격이 실제 거래되는 가격인지 발품을 팔아 알아봐야 한다”며 “시세대비 10% 정도 낮은 가격에 땅을 매입해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할 경우 투자액 대비 수익률은 연 6~10%정도가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토지를 싼 값에 매입하는 게 관건이다.



다가구 주택 매입시 주의할 점다가구 주택을 매입해 원룸형으로 개조하는 사례도 있다. 2010년 말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전용면적 85㎡짜리 아파트를 14억원에 판 강모(54)씨는 아파트를 판돈으로 동대문구 제기동의 낡은 다가구주택을 매입했다. 삼성동 아파트는 강씨가 10여 년 전 1억원선에 매입했던 5층짜리 낡은 아파트가 재건축된 것으로 재건축 공사비용(조합원분담금)을 제외하고도 10억원 가량의 수익을 강씨에게 안겨줬다. 강씨는 서울 강남 아파트가 더 이상 오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아파트를 팔았다. 은퇴 이후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수익형 부동산이 더 필요한 이유도 있었다.

강씨는 강북 지역에서 발품을 팔고 돌아다니다 재개발 예정지에서 해제돼 급매물로 나온 대지면적 207㎡ 짜리 다가구주택을 매입했다. 강씨는 매입직후 낡은 다가구주택을 헐고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 20가구를 만들었다. 20가구에서 나오는 임대수입은 매달 1000만원이다. 강씨는 “요즘 대학가에 원룸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당분간 계속 임대수익은 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렇게 다가구주택을 매입해서 사업을 할 경우 기존 세입자와의 계약 조건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다가구주택은 여러 세대가 한 건물에 살고 있다는 점에서 다세대주택과 비슷하지만, 다세대와 달리 등기부등본상 단독주택이고 집주인은 하나다. 따라서 여러 세입자가 각각 임차기간과 임대기간이 다르다. 세입자를 내보내는데 애를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집주인이나 중개업자의 말만 덜컥 믿고 다가구주택을 사들였다가 세입자 내보내는 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상가를 리모델링해 원룸텔이나 고시원 등의 임대사업을 하려는 경우는 주변에 대학교·오피스 밀집 지역이 있어 소형주거지 임대수요가 많거나 교통이 좋은 역세권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리모델링 비용은 보통 서울이 3.3㎡당 250만~300만원, 수도권이 200만원 안팎이다. 상가 공실률은 높지만 도심 접근성은 좋은 경기 분당, 일산, 용인, 부천 등이 유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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