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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외국인 관광객 발길 따라 투자하라

[Real Estate] 외국인 관광객 발길 따라 투자하라

부동산 시장에서 마땅히 돈을 굴릴 투자처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면 국내에 거주하거나 관광을 하는 외국인의 움직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날씨처럼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외국인이 경기 활성화의 ‘조커’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국내 거주 외국인 120만명, 한해 국내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이들이 침체된 국내 부동산 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활기 없던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콘도·골프빌리지 등 레저형 주거시설의 주요 분양 타깃도 외국인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주택임대사업도 활발하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은 상가시장이다. 2000년대 들어 남대문·동대문 상권은 일본인 관광객이 주요 고객으로 부상했다. 이후 서울 대표 상권으로 꼽히는 명동·종로에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몰렸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촌·홍대도 주요 고객이 외국 관광객으로 바뀌었다. 명동에서 7년째 모자를 팔고 있는 권모(36)씨는 “아무래도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지갑을 쉽게 연다”고 말했다.



용산구·서대문구 상가 매매값 많이 올라 수요가 몰리자 침체했던 상권에 활기가 돌고 있다. 텅 비었던 상가에 중국·일본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화장품, 액세서리, 의류 등이 가득 차면서 몸값과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조사에 따르면 서울 상가 매매값은 3.3㎡당 2099만원(2006년 1월)에서 2584만원(2011년 1월)으로 5년 새 23% 올랐다. 상가 매매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전통적으로 외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곳으로 알려진 용산구다. 3.3㎡당 2422만원이었던 가격이 5년 새 89% 올라 4578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최근 중국 관광객 특수를 맞은 신촌상권이 있는 서대문도 79% 상승했다.

특히 신촌과 홍대상권에 중국인 관광객이 부쩍 몰리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지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침체기를 겪었다. 대학생들이 몰리는 젊음의 거리로 불렸지만 최근 몇 년간 수요를 끌어들일 마땅한 새 콘텐트가 없었고 건물 노후화, 인터넷 쇼핑 발달 등으로 활기를 잃어 빈 상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 관광객을 노린 빈 상가가 하나, 둘 사라지고 몸값과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 홍대상권은 최근 권리금도 부쩍 올랐다. 상가 정보업체 점포라인에 따르면 홍대상권에서는 3.3㎡당 상가 권리금이 2009년 314만원에서 지난해 333만원으로 상승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명동 등 이미 외국인을 중심으로 물갈이가 된 상권보다는 신촌·홍대 등 새롭게 떠오르는 곳이 투자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상가뿐만 아니라 숙박시설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아직까지 서울·수도권은 급증한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만한 숙박시설이 충분하지 않다. 최근 외국인 수요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호텔이 속속 분양되고 있어 큰 자금을 들이지 않아도 임대수익을 챙길 수 있다. 콘도처럼 객실별로 분양 받고 객실료에 따른 수익금을 얻는 것이다.

현재 서울·수원 등지에서 분양 중인 비즈니스호텔 중에는 분양업체가 연 7% 이상의 수익을 3년~5년간 보장하는 곳도 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운영 중인 한 비지니스호텔은 61㎡ 객실을 2억원에 분양하고 월 120만원의 임대수익을 지급하고 있다. 임대수익률이 연 7%선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요즘 인기를 끄는 오피스텔 등처럼 임대수익을 챙길 수 있고 세입자가 바뀔 때마다 수리나 중개수수료 등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체 숙박시설로 찜질방이 틈새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서울 중구 중림동 S찜질방은 저녁 9시가 되면 문 앞에 대형 관광버스가 선다. 이른바 찜질방 여행 패키지로 온 중국인 관광객들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부족하자 찜질방까지 동원된 것이다. 이른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서울 시내 관광을 하고 밤에는 찜질방에서 목욕문화 체험과 숙박을 한꺼번에 해결한다. 중국 북경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어차피 잠깐 잠만 자고 관광하러 나가야 하는데 호텔이든 찜질방이든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점이 좋아서 일부러 찜질방 여행 패키지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S찜질방 김모 사장은 “몇 년 사이 손님이 확 줄어서 적자만 보다가 헐값에 팔 생각까지 했는데 중국 관광객 덕분에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1채 임대하면 취득세·등록세 혜택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임대사업도 요즘 새롭게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사는 박모(66)씨는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방 2개짜리 전용 79㎡형 빌라를 5억원에 샀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 250만원을 받고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는 미국인에게 세를 놨다. 연 임대수익률은 6%선. 계약과 동시에 보증금 1000만원 함께 1년치 월세 3000만원을 한꺼번에 받았다. 박씨는 “다세대 주택(10가구)을 사서 임대도 해봤는데 월세를 떼인 적도 있고 세입자가 자꾸 바뀌어 수리·공실 등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월세를 미리 줘 돈 떼일 염려도 없고 한번 세를 들어오면 오래 머물러서 맘이 편하다”고 말했다.

주택임대사업 여건이 완화된 것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집이 있는 사람도 주택 1채만 임대하면 취득세·양도세 등의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지역은 이태원·한남동·성북동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강남·신촌 등지도 많이 몰린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주택임대를 하려면 먼저 지역별로 임대수요의 특징을 파악해야 한다. 이태원과 한남동은 인근에 미군, 대사관, 외국어 학원 등이 많아 군인이나 대사관 직원, 강사가 주요 수요층이다. 성북동은 가격이 비싼 단독주택이 많아 대사관 직원이나 외국계 회사 임원이 주로 거주한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남 서래마을은 프랑스 학교가 있어서 프랑스인이 많이 산다. 신촌 등지는 젊은 외국인 학생이나 직장인이 주로 몰린다. 최근 일본 학교가 성산동으로 이전하면서 성산동 일대 중개업소 문을 두드리는 일본인이 부쩍 늘었다.

같은 지역이라도 임대료 수준은 천차만별이지만 평균 연 5~6%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태원에서는 매매값 3억~4억원 빌라를 구입하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00만~120만원 정도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5억~6억원짜리 빌라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가 200만~300만 정도다.

낡은 주택을 싸게 사서 리모델링을 하는 사례도 있다. 1~2층짜리 주택을 허물고 3~4층으로 새로 지으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이 경우 주택 구입 전에 해당 부지의 용적률을 알아보고 층을 올릴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집 안만 손볼 경우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인테리어를 적용하는 게 유리하다. 이태원동 B공인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좁은 침실이 여러 개 있는 것보다 넓은 침실 한두 개가 낫다고 여긴다”며 “넓은 거실을 선호하고 주방과 식당이 분리된 집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식기세척기, 전자렌지, 냉장고, TV 등 생활에 필요한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을 꼼꼼히 갖춰 놓는 것도 세입자를 구할 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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