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ial Product] 하이브리드 카드가 뜬다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기능을 더한 하이브리드 카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드는 고객이 미리 정한 한도 안에서는 체크카드로 결제하고, 그걸 넘으면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을 쓴다. 하이브리드 카드를 이용하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중 어느 하나를 쓸 때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우선 체크카드를 쓰면 씀씀이를 통제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통장에 현금이 있어야 결제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좌 잔액이 부족할 때 신용카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세테크’에도 유리하다.

신용카드는 연말정산 때 공제비율이 20%에 불과하다. 반면 체크카드는 올해부터 공제비율이 30%로 상향 조정됐다. 특히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한도를 300만원에서 400만원까지 올리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하나SK카드 고객은 신용카드에 체크카드 기능을 추가해 사용할 수 있다. 체크카드로 결제할 때 계좌 잔액이 부족하면 기존 신용 한도에서 최대 30만원까지 더 결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결제 가능 잔액이 10만원인데 15만원을 썼다고 하면 모자란 5만원은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체크카드 기반의 서비스여서 별도의 연회비는 없다. 2만원당 200원을 돌려받는 1%의 캐시백 혜택도 제공된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섞어놓았기 때문에 하나의 카드로 두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KB국민 금융포인트리 하이브리드 카드’를 출시했다. 고객이 지정한 결제 건당 또는 월간 지정한도 안에서는 체크카드로 결제되고, 이를 넘어서는 금액은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카드다. 한도액은 건당 2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월간으로는 5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1만원 단위로 정할 수 있다. 이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은 대출금리(집단 주택자금대출, 공사모기지론, KB스타모기지론III 제외)를 최대 연 0.3% 포인트 할인 받을 수 있다. 주유, 통신, 할인점에서 이용하면 결제 금액의 최대 4%까지 포인트가 적립된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 카드 5000원, 국내외 전용카드는 1만원이다.

우리은행도 우리V카드, 우리V적금카드, 우리V카드 티아라 등 12개 신용카드에 체크카드 기능을 얹힌 ‘투인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체크카드 결제 방식에 따라 건당 한도는 2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일일 한도는 10만원에는 500만원까지 가능하다. 월간 한도는 1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정할 수 있다. 일일 한도와 월간 한도는 10만원 단위로 정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카드를 발급받을 때 유의할 점도 있다. 체크카드의 기능을 십분 활용하려면 계획적인 지출을 해야 한다. 결제 계좌에 소액만 두거나, 체크카드 월 결제 한도를 낮게 설정해 놓으면 신용카드와 다를 게 없다. 하이브리드 카드라도 계좌 잔액을 자주 점검해 평소에는 체크카드 기능만 사용하고 신용카드 기능은 비싼 상품을 사거나 무이자 할부 결제를 할 때 쓰는 게 바람직하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의 월 결제 한도를 너무 적게 설정하면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본인이 소비성향을 잘 파악해 사용 여부를 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성희 이코노미스트 기자 bob28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