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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T] 삼성 토크콘서트 ‘열정락서’ - “스펙 아닌 깜냥 키워라”

[EVENT] 삼성 토크콘서트 ‘열정락서’ - “스펙 아닌 깜냥 키워라”

4월 25일 저녁 7시. 대전 충남대학교 정심화 국제문화회관 주변을 걷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열정락서’ 강연을 듣기 위해서다. ‘열정락서’는 삼성 대학생 커뮤니티 영삼성이 주최하고 삼성그룹이 후원하는 토크콘서트다. 지난해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서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호응이 높아지면서 올해 시즌2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 들어 여섯 번째로 열린 이 날 행사에도 3000여 명의 관객이 몰려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객석이 부족해 관객들은 복도에 앉거나 뒤에 서서 강연을 기다렸다.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30대 이상 청년층과 학부모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마침내 첫 번째 멘토인 서경덕 교수가 무대에 오르자 학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쏟아 냈다.

서경덕 교수 “미친 실행력이 답이다”

서 교수는 ‘한국 홍보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기까지 해외에서 좌충우돌했던 과거를 특유의 유머로 표현했다. 서 교수는 “대학 시절 유럽 배낭여행에서 만난 외국인들이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인지 중국인인지 물어보는 게 너무 싫었다”며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한국을 제대로 알려보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생 신분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변화시켰던 과정을 소개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를 리드할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갖춰야 할 세 가지 조건으로 글로벌 에티켓, 창의적 사고, 미친 실행력 등을 꼽았다. 그는 “실수와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면 그저 시간만 흐를 뿐”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의 강연을 들은 공윤호(27)씨는 “사실 제일 어려운 일은 무언가를 실천하는 것인데 서경덕 교수님께 한국인 다운 도전정신과 끈기를 배울 수 있었다”며 “내가 어떤 분야에서 몸을 던질 수 있을 지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멘토로 나선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자신이 태어난 시골집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의 출발점이 지극히 소박했음을 강조했다. 박 사장의 고향은 충청북도 청원군 미원면 금관리 321. 그는 금관국민학교 졸업, 대성중학교 졸업, 청주상고 졸업, 청주대 졸업, ROTC 중위 제대 등 딱 다섯 줄 밖에 없는 자신의 이력서까지 공개했다. 스펙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젊은이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리’ 출신 촌놈에 지방대학을 나왔지만 이런 스펙이 내가 달리는 길에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학생들에게 “스펙이 진짜 중요한 것이냐?”고 되물으면서 “정말 신경을 쓰고 준비해야 할 것은 스펙이 아닌 깜냥”이라고 강조했다. 깜냥은 ‘스스로 일을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이라는 의미로 국립국어원이 스펙이란 단어 대신에 사용하길 권장하는 말이다. 박 사장은 “기업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학벌이나 영어점수가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프로가 될 수 있는 자질”이라며 “자신의 회사에서 이 부분은 만큼은 자신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질 때까지 두드리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8가지 자질을 제시했다. 끊임없는 공부와 소통능력, 배려와 겸손 등이다. 박 사장은 “지금 공부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진정 공부가 필요한 때는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후”라며 “온라인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고 책에서 중요한 가치를 찾으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 강사로 나선 개그맨 김병만은 어려웠던 자신의 과거를 소개하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잘 살고 못 살고를 반복한다는 데 나는 쭉 못 살았다”며 “학업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병만은 서울로 상경해 무대에서 숙식을 해결하던 시절, 개그맨 공채 시험에 7번 떨어진 사연 등을 소개하면서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일수록 조금씩 미래를 향해 전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난해도 꿈 포기하지 않아충남대에 재학 중인 김윤하(22) 씨는 “사회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는 이제 사회에 진출할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면서 “세 분 모두 힘들고 어려운 과거를 뚫고 이 자리에 섰다는 걸 알게 되니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용교(29) 씨는 “진로 때문에 고민이 많은 시기에 좋은 강연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내가 가고 싶은 분야에 대한 조언은 아니지만 불안한 마음을 이겨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연을 마친 박근희 사장은 “열정락서의 취지는 지방을 순회하며 그 동안 이러한 행사에서 소외된 지방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발길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학생들과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시즌2 상반기 일정을 진행 중인 열정락서는 5월 3일 부산 벡스코에서, 5월 8일에는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이어진다. 삼성카드 최치훈 사장, 개그맨 김국진 씨 등이 강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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