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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생산적인 ‘딴짓’을 하라

퇴근 후 생산적인 ‘딴짓’을 하라



올해 초 여러 기관에서 우리 국민의 노후준비 실태를 분석했는데,대부분 낙제 수준이었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특히 ‘재무’와 ‘일’에 대

한 준비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노후준비를 위해 재무설계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노후를 체계적으로준비해나가는 지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은퇴 후의 ‘일’이란 단순히 보수의 많고 적음보다는 인생 후반부의 자아실현이나 자존감과 더 연관성이 깊다. 따라서 본인주도로 준비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대부분의 사람은 은퇴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한다. “지금껏 열심히 일하긴 했지만 더 이상 승진은 어려울 것 같다. 후배들 눈치도 보이고 언젠간 자리를 내줘야 할 텐데 그 다음부터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년제가 무색한 요즘, 40, 50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고민을 한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잠시, 다시 바쁜 일상으로 되돌아가길 반복한다.


지금 취미가 은퇴 후까지 이어진다윤정은이 지은 자기 계발서인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에서는 이렇게 방황하는 우리 직장인들에게 단 한 번뿐인 인생을 행복하게 살라고 충고한다. 이를 위해서는 퇴근 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생산적인 딴짓’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딴 짓은 현재뿐만이 아니라 은퇴 후의 삶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퇴근 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예술 활동을 통해 낭만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과 어울려 볼 것을 권한다.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은퇴 후 어떻게 살 수 있을지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직장인은 두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첫째는 일단 출근하고 나면 주어진 업무시간 동안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 일을 끝마치는 부류다. 그리고 퇴근 후에는 자신의 인생을 즐긴다. 또 다른 부류는 똑같이 제시간에 출근하지만 커피를 마시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며 오전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늦은 오후나 돼서야 본격적으로 업무에 뛰어들다보니 습관적으로 야근을 할 수밖에 없다. 후자는 업무를 시작하기까지 워밍업만 1시간, 흡연을 포함한 휴식시간 30분, 개인적인 용무 30분 등 최소 2시간은 가볍게 흘려보낸다. 당신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설령 일을 빨리 끝마치고 퇴근하는 날이 더 많다고 하더라도, 소파에 누워 TV 리모컨만 만지작거린다면 당신이 허비하는 시간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일본 최고의 세일즈맨 와다 히로미는 사람은 누구나 5가지 재산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의 ‘시간’이다. 두 번째는 ‘에너지’로 열심히 노력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세 번째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기술’,네 번째는 자신의 힘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집중력’이며, 마지막 다섯 번째는 자신을 생각을 마음껏 펼쳐 보이는 ‘상상력’이다.

이 중 시‘ 간’을 어떻게 잘 찾아 쓰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꽤 많이 결정된다. 야근을 습관처럼 되풀이 하고 있지는 않은가. 일이 많아 야근이 불가피한 날일지라도 ‘퇴근시간까지 끝내긴 힘들겠네’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퇴근시간까지는 끝내자’는 생각으로 일하는 것이 좋다. 기존의 업무 방식을 바꿔 주어진 시간을 100% 활용한다면가능할 수도 있다. 또 시간 단위로 계획을 세우거나 적절하게 업무를 위임해 다른 일을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시간을 쓰는 방식 외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마음가짐에 따라서도 직장인은 두 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 부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 또 다른 부류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이다. 후자는 대입이나 취업 등의 진로를 결정할 때 자신의 적성보다는 성적, 주변의 기대치, 연봉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경제적 유익이나 타인의 가치 평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이런 방식에 익숙해지다 보면 결국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은퇴하고 나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거라고 스스로 위안삼지만, 막상 그 시간이 온다고 원하던 일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는 잘 알고 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지금은 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는 사람들도 있다.하지만 계속 미루기만 하다가 어느 날 은퇴를 하고 나면 역시 예상치 못한 방황을 시작하게 된다.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의 저자는 모 대기업 인재개발팀에서 일하고 있는 이 모(41) 차장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이러한 사람들을 일깨운다.소위 대기업의 잘 나가는 이차장은 퇴근 후 모 인터넷 매체의 시민기자로 변신한다. 이 매체는 독자 투고 형식의 신문으로, A4용지 1장 분량의 기사를 보내 데스크의 심사를 통과하면 자신이 쓴기사가 지면에 실린다.

기사 중요도에 따라 7만원까지 원고료도 준다. 그의 이러한 활동은 개인 홈페이지에 스포츠 관람기를 쓰는 취미에서부터 시작됐다. 조금씩 유명해지면서 KBO의 객원기자, 격투기 부문 총괄기자로까지 자신의 영역을 넓혀갔다. 그는 휴일에 가족들과 함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한 뒤 혹은 퇴근 후 TV를 시청하면서 기사를 쓴다고 한다. 취미 생활로 돈까지 벌며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란다.


돈만으론 노후준비 충분하지 않아내가 관심 있고 잘 하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새로운 인생이 보이게 마련이다. 연금으로만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자신이 좋아하면서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퇴하기 전부터 부단히 노력하고 준비해야 한다. 성공학의 대표주자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통해 30년간 수많은 사람의 자기계발을 선도했으나 2010년 파산했다. 본인의 글대로 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는 고백한다.

많은 직장인이 자기계발을 결심하지만 계획만 세우고 실천하지는 않는다. 말은 쉬워도 실천은 어렵다. 절실하지 않아서 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두렵기 때문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나에게 쏟아지는 주위 시선도 불편하고, 불확실한 일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도 망설여진다.

그러다 보니 현대인은 자신의 인생을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처럼 쳐다보는 병을 앓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후회와 반성만 하다가 평생을 방황할 수도 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방치할 셈인가?

편안한 신발을 신고 자연을 느끼며 천천히 걸어 보자. 시간을 갖고 지난 인생을 반추하며 마음의 소리를 들어 보자. 한 가지라도 당장 하고 싶은 일을 발견했다면 미루지 말고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행동으로 옮길 것을 권한다. 은퇴 후, 아니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내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살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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