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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인프라 개발로 경제성장 이끈다

자원·인프라 개발로 경제성장 이끈다



중남미 경제의 성장 둔화가 뚜렷하다. 올 1분기 성장률은 2010년 2분기 이후 최저치인 전년동기대비 2.8%에 그쳤다. 이 같은 성장세 하락을 반영해 지난 7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남미 경제성장률을 3.4%로 전망했다. 연초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중남미 경제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경제 성장세를 밑돌게 된다. 지난 8년간(2004~2011년) 중남미 경제는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2.8%)을 크게 웃도는 성장세(4.1%)를 보였다.

중남미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유럽 금융위기가 심화되고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등 대외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남미 국가 중에서도 유럽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과 칠레, 페루, 아르헨티나 등이 수출 감소 등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남미 국가 중에서도 중국 수출 의존도(2007년 6.8%→2011년 17.7%)가 급격히 높아진 브라질이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있다. 2010년 브라질의 원자재 대중수출 비중은 64.2%로 2000년대 초반의 40%대에 비해 크게 높아졌고 아르헨티나도 66%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22%에 달했던 중남미 지역의 수출 증가세는 2분기 들어 전년동기대비 3%대로 크게 떨어졌다.


경기부양책 펼 여력 충분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그간 중남미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브라질 경제의 성장세 급락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 경제 6위 규모, 중남미 국내총생산(GDP)의 43%를 차지하는 브라질 경제는 2000년대 들어 중남미 경제성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브라질 경제는 2010년 성장 정점(7.5%)을 기록한 이후 2011년 2.7% 성장을 기록하며 그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됐다.

중남미 국가는 외국인 직접투자나 은행 대출 등에서 유럽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국가의 금융위기가 심화될 경우,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중남미 경제위기로 비화할 가능성은 아직까지 높지는 않다. 중남미 국가는 건실한 재정운영에 힘입어 2008년 이전보다는 못하지만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펼 충분한 여력이 있다. 또 개선된 재정과 외환시장 안정성, 내수 기반·제조업 경쟁력, 자원과 인프라 투자 잠재력 등이 버팀목이 될 수 있다.

특히 멕시코 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로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최악의 경기침체(-6.0%)를 기록했던 멕시코 경제는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2010년 5.6%, 2011년 3.9%)를 보였다. 1분기에도 중남미 경제의 평균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4.6%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멕시코 경제의 높은 성장은 무엇보다 수출의 80%를 의존하는 미국 경제의 완만한 성장에 힘입어 대미 수출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건비가 올라가면서 그간 멕시코를 떠나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했던 외국인 투자자가 되돌아오고 있는 점도 멕시코 경제의 활성화에 긍정적 요인이다.

수출 경기가 되살아나고 외국인투자가 증가하면서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또 대미주력 수출산업인 자동차산업에 대한 투자열기도 뜨겁다.이 같은 투자 활성화에 힘입어 2011년 자동차 생산은 전년보다 12.9%증가한 255만대에 달했다. 2012년 상반기에도 13.8%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 확대로 금속과 화학 등의 산업도 살아나면서 전체 제조업 생산도 활기를 띠고 있다.

물론 멕시코 경제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중남미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브라질 경제를 대신하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다. 멕시코 경제의 규모(2011년 1조2000억달러)가 브라질 경제(2조5000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정부의 적극적인 소비 진작책에도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 증가세 감소로 중남미 평균 성장세를 밑도는 1%대 후반에서 2%대 초반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소비성향이 강한 중산층 비중이 확대되면서 소비성장에 기여하고 제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심해유전에 개발에 필요한 드릴십,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해양 플랜트 수요가 늘고 있어 유럽 해운시장 침체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심해유전 등의 자원개발을 통해 이르면 2016년 세계 6위 석유·가스 생산 강국으로 부상할가능성도 있다.

또 부품·기계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철도와 도로 등 교통 인프라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해외 투자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리우 올림픽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열악한 투자환경 개선 나서경제상황과 달리 중남미 경제성장에 발목을 잡았던 투자환경이 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중남미 국가는 고질적 문제인 부정부패와 관료주의, 불안한 노사관계 등 비즈니스와 관련한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멕시코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치안이나 부정부패가 여전하고, 아르헨티나는 최근 스페인 에너지회사 렙솔의 자회사인 YPF를 국유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중남미에 대한 투자불안에 기름을 부은 바 있다.

최근 중남미 각국 정부는 경제 전반의 열악한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경제개혁을 추진 중이다. 멕시코의 유력 대선 후보인 니에토는 기최근 기업환경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국영에너지 기업인 페멕스(PEMEX)의 개혁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브라질은 호세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부패사건에 연루된 7명의 장관을 교체했고 내년에는 비리 연루 정치인에 대해 8년간 선거 출마를 금지하는 법안인 ‘깨끗한 경력(Ficha Limpa)’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올해 중남미 경제의 성장세는 주력 수출시장인 유럽과 중국의 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수출 감소로 지난해 성장률(4.3%)을 밑도는 3%대 초반에 그칠 전망이다. 중남미 경제는 대외경제환경이 악화하지 않을 경우 각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의 성장률이 높은 ‘상저하고’ 남미 경제권보다는 북중미 경제권의 성장세가 높은 북‘ 고남저’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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