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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계란·삼겹살도 온라인으로 사라

시금치·계란·삼겹살도 온라인으로 사라



수박 한 통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가격정보에 따르면 8월 14일 기준으로 수박 한 통의 소매가격은 평균 2만5100원이었다. 한달 전 1만2943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수박뿐만 아니다. 한달 전 4857원이던 오이10개의 가격은 6269원으로 29.07% 올랐고, 배추 한 포기도 일주일새 16.65%나 올라 3000원 대를 넘어섰다. 용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공진이(42)씨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장을 보러 나오는데 굳이 영수증과 비교해보지 않아도 현장에서 오른 가격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라며 “예전에 비해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농수산식품공사 가격정보 챙기자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진정세로 돌아서나 했지만 다시 가격이 들썩이는 모양새다. 라면과 참치 통조림은 5~9% 가량 가격이 올랐고 햇반과 음료수 역시 인상이 결정됐다. 특히 채소와 과일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가계 경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소비 지출 중에서 가장 줄이기 어려운 부분이 바로 식비기 때문이다. 사정이 어렵다고 먹던 걸 안 먹을 수도 없고, 한창 커가는 아이들 영양 문제도 생각해야 하니 더욱 그렇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큰 폭의 절감효과는 아니라도 오른 물가를 상쇄할 정도의 절약은 가능하다.

일단 식단을 미리 짜는 습관이 중요하다. 무엇을 먹을지 정해야 살 것이 정해진다. 1주일 단위로 식단을 미리 짜두면 필요한 재료의 양을 계산할 수 있고 장을 볼 때도 과소비를 막을 수 있다. 산 재료는 되도록 남김 없이 다 쓰도록 하고 그래도 남는 게 있다면 다음 주 식단에 우선적으로 반영하는 게 좋다. 식단을 짤 때는 가급적 가격이 내림세에 있는 재료를 이용하면 좋다. 식재료의 경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http://www.kamis.co.kr) 사이트를 이용하면 가격 추이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지금이라면 급등 추세인 수박 대신에 비교적 가격이 덜 오른 참외를 먹는 식이다. 감자나 고구마 역시 한 달 전에 비해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식단에 포함시키면 더 경제적인 식단을 짤 수 있다.전반적으로 물가가 올라도 공급에 따라 덜 오르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제품들이 있다는 얘기다.재료를 고를 때도 신중해야 한다.

가격이 저렴한데도 영양소가 뛰어난 식재료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격 대비 단백질 함유량이 가장 뛰어난 것은 계란이다. 그 다음으로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순이다. 계란의 단백질 함유량은 55g 당 7.1g이다. 돼지고기는 삼겹살 100g에 17.2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8월 14일 기준으로 65g정도인 특란 1개의 가격이 162원이니 단백질 1g을 섭취하는데 19.3원이 든다. 반면 돼지고기는 100g 가격이 1751원으로 단백질 1g 당 103원 정도다.식단에서 계란의 비중을 조금 높이고 돼지고기 비중을 약간 줄이더라도 영양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다는 얘기다.

계란은 그 밖에도 미네랄이 풍부하고 몸에 유해한 바이러스를 녹이는 리소자임이 들어있어 면역력을 높이는 장점도 있다. 다른 영양소들 역시 이런 방법으로 따져보면 비용을 줄이면서도 건강을 챙기는 식단을 만들 수있다.식단을 정했다면 다음은 장보기다. 이제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일이 일반화됐지만 그렇다고 대형마트가 항상 최선은 아니다. 제품군이 다양하고 각종 할인혜택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대형마트에서 1~2시간 둘러 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과소비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3년차 주부인 도서연(31)씨는 “주말마다 남편과 대형마트에 가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중형 마트를 찾는다”며 “가격도 저렴하고 불필요하게 대량으로 구매하는 일이 줄어 더 경제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 굳이 비싼 기름값을 들여 대형마트를 찾을 필요가 없다. 이 경우에는 온라인 마켓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알뜰히 아끼는 소비자 때문에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매출은 갈수록 하향세지만 온라인 매장은 성황이다. 이마트 경우 올해 상반기 이마트몰을 찾은 고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1% 증가했다. 매출도 81% 올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수나 라면, 휴지 등 생활필수품 판매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채소나 계란, 삼겹살 등 식료품 구매도 늘었다. 온라인몰의 가장 큰 장점은 주문한 물품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는 점. 배송료가 1000원 정도로 저렴하고 일정 가격이 넘어가면 무료로 배송해주거나 배송료 할인 쿠폰을 준다.

당일 배송이 원칙이기 때문에 냉장·냉동식품도 신선하게 구입할 수 있고 온라인 쿠폰을 이용하거나 이벤트를 진행하는 특정시간에 주문하면 추가적인 할인혜택도 볼 수 있다. 장을 보러 갈 때는 꼭 사야 할 물건을 정리해 가져가야 한다. 귀찮다면 포스트잇을 이용해 간단히 메모라도 해서 가는 게 좋다. 식탁이나 냉장고에 붙여두고 생각날 때마다 적어두면 장을 보러 간다고 따로 작성할 필요가 없다.카트 앞에 붙여두고 쇼핑을 하면 예상외의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장을 보고 나서는 영수증 관리가 필수다. 길게 늘어진 영수증은 버려지기 일쑤지만 장 본 영수증을 냉장고에 붙여두고 다 먹은 재료를 체크하면 매번 냉장고 문을 열지 않아도 남은 재료가 무엇이고 무엇이 더 필요한지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냉장고 가계부 정리할 만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관이다. 특히 채소류는 빨리 시들기때문에 봉지에 담긴 채로 채소칸에 넣어두기만 하면 금방 뒤죽박죽이 돼 관리가 어렵다. PET병을 채소 크기에 맞게 잘라 채소칸을 분리해 종류별로 나눠 사용하면 한 눈에 알아보기 좋다. 아예 냉장고가계부를 따로 마련하는 것도 식재료 보관에 도움이 된다. 서울 서초구청은 냉장고의 모양대로 음식 위치를 기재해 관리할 수 있는 냉장고 가계부를 제작해 가정에 배포하고 있다. 사실 냉장고 구석에 남은 채소가 있어도 앞 쪽에 큰 밀폐용기 등이 가리고 있으면 발견

하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고 새로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냉장고 가계부를 활용하면 재료의 위치와 유통기한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어 버리는 식재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주중에 변화추이를 확인했다가 주말에는 지나치게 많이 남았거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는 재료를 이용해 볶음밥 등을 요리해 먹으면 간편해서 좋다.

집에서 아무리 아껴도 외식비를 줄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당장 지난 한달 동안 자신이 밖에서 지출한 식비를 적어보자. 커피값까지 계산하면 많은 금액에 놀랄지도 모른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눠 정확히 쓴 금액을 계산해보면 줄일 수 있는 부분이 금방 발견된다. 비싼 점심값이 부담스러운 직장인이라면 도시락족으로 변신도 생각할 수 있다. 습관을 바꿔야 지출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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