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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2030세대 은퇴준비 기본은 저축

[Retirement] 2030세대 은퇴준비 기본은 저축



『다가올 세대의 거대한 폭풍(The Coming Generational Storm)』의 저자들은 어른들이 이른 시간 안에 큰 희생을 감내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아이들이 지금보다 적어도 두 배 이상 많은 세금을 일생에 걸쳐 부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세대 간 회계’를 적용해서 미국의 ‘재정적인 아동학대’를 측정한 결과다.저자들이 말하는 ‘다가올 세대의 거대한 폭풍’이란 미국이 현재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하는 경우 다음 세대 아이들이 맞을 세‘ 금폭탄’쯤 되는 것이다.

비단 미국인들만의 문제일까? 베이비부머의 대량 은퇴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사회보장 부담, 과도한 소비와 점점 떨어지는 저축률 등 미국 사회를 어렵게 만든 여러 문제점은 최근 우리나라의 모습과 닮아 있다. 물론 국가 단위의 이런 거시적 어려움이 청년들에게는 쉽게 피부에 와 닿을 리 없다. 대부분 은퇴를 그저먼 미래의 일인 것처럼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무작정 일찍부터 은퇴 준비를 시작하라고 강요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2030세대가 당장 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부모 세대보다 은퇴준비 기간이 짧다= 오늘날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 시기는 높은 대학진학률, 취업난 등으로 부모 세대보다 늦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찾기까지 평균 11개월이 걸린다. 대학 4년에 취업기간 1년까지 부모 세대보다 최소한 5년 정도는 더 늦어지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도 명예퇴직 등 조기 퇴직으로 부모 세대보다 빨리 은퇴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회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일반적으로 55세 이전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할 것을 요구 받는다고 한다. 이처럼 생애 전체 근로기간 자체가 부모 세대보다 훨씬 짧은 만큼 은퇴를 미리 준비할 기간도 줄어들고 있다.


◇부모 세대보다 벌 기회가 적다= 글로벌 경쟁 가속 등의 기업환경 악화와 설비자동화 등으로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경제성장률 둔화로 부동산·금융 투자 등을 통한 대박신화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수도권 집값은 계속 하락하고 있고, 과거 1990년대 말에는 10% 이상 고공 행진하던 예금 금리가 이젠 이자소득세까지 부담하고 나면 인플레이션을 이기기 어려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국 부모 세대보다 많이 벌 기회가 적기 때문에 은퇴 이후에 사용할 재원 역시 넉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생인류 중 가장 오래 산다= UN은 2009년 ‘세계인구고령화’ 보고서에서 평균 기대수명이 80세를 넘는 국가가 2000년에는 6개국뿐이었지만 2020년에는 31개국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따르면 우리 나라도 2020년쯤엔 100세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상태라면 지금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100세까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이제는 자신의 수명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현명하게 준비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의 어깨도 무겁다= 700만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작됨에 따라 국민연금, 건강보험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개인의 부실한 은퇴준비는 결국 정부의 재정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개인의 빈곤한 노후를 정부가 도와줄 만한 여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2030세대에게는 비관적인 소식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환경 덕에 각자 일찍부터 시작한 노후 준비가 내 자녀와 손주에게는 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자식에게 짐이 되진 않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미래를 사수”하라고 말한다.

거창한 요구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가능한 ‘많이 저축하고,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고, 부채와 주택규모를 줄이고,은퇴를 연기하라’는 것이다. 이 중 2030세대가 실천하기 가장 수월한 제안은 아마도 ‘가능한 많이 저축하기’일 것이다.“모든 것을 희망적으로 본다면 저축할 필요가 없다. 저축하기보다는 번만큼 쓰고 돈도 더 많이 빌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은퇴하는 날에는 편의점에서 줄 서서 기다려 복권을 산다. 며칠 뒤 조용하고 우아하게 복권당첨 통지가 날아든다.”

저자들은 이러한 일은 현실에서 좀처럼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많이 저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젊은이가 요행을 꿈꾼다. 또 저축 증대나 부채 축소와 같이 고통과 절제가 뒤따르는 일은 가급적 피해가려고 한다. 이러한 번거로움이 따르지 않는 수단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바로 투자수익률이다. 투자수익률이란 마치 마법처럼 평균수익률이 늘어나는 것이고, 저축금액이 적어도 투자수익률만 높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대박의 신화’는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고 있다. 대박만을 좇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이제 2030세대는 결혼·주택·교육자금 말고도 ‘은퇴자금’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빨리 저축을 시작해야 한다.

젊어서부터 시간과 복리의 힘을 활용해 저축을 시작하면 은퇴자금을 만드는데 그만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먼저 내게 필요한 은퇴자금 수준을 정하고,이에 맞춰 가급적 빨리 저축을 시작하는 것이 가능한 많은 은퇴자금을 모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다만, 내게 필요한 은퇴자금 수준을 정할 때는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감안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은 복리의 효과를 감소시키기 때문

이다. 물론 높은 투자수익률로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도 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은퇴자금을 모을 때는 실제 필요한 금액보다 목표액을 더 높게 잡아야 한다. 또 부채를 최소화함으로써 소득에서 불필요한 누수를 막는 것이 저축을 극대화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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