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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d - 자투리펀드 수익률 얕보지 말라

Fund - 자투리펀드 수익률 얕보지 말라

2년 수익률 41%에 이르기도…저평가 가치주부터 우량주까지 투자



한국의 대표적 가치투자자로 꼽히는 신영자산운용의 허남권 자산운용본부장. 그는 자사 대표 펀드인 ‘신영마라톤’ 펀드 못지 않게 주변 사람들에게 어린이펀드인 ‘신영주니어경제박사’를 많이 추천한다. 11월 30일 현재 설정액 53억원에 불과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 영주니어경제박사’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3.3%다. 18세 미만의 청소년과 어린이가 가입할 수 있는 이 펀드는 삼성전자(펀드 비중 9.8%)와 현대자동차(4.0%), KT(2.3%), 삼천리(2.3%) 등에 집중투자한다.

26개 어린이펀드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허 본부장은 “설정액 규모가 작은 자투리펀드지만 기업 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저평가 가치주부터 우량주 등에 다양하게 투자하기 때문에 오래 투자하면 손실 위험이 적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 변화에 재빨리 대처자투리펀드(소규모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 설정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설정액이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인 펀드를 말한다. 자투리 펀드는 ‘덩치’가 작다는 데서 오는 장단점을 함께 갖고 있다. 시장 상황 변화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는 것은 강점이다.

그러나 편입 종목 수가 적어 한 종목의 등락에 펀드 전체의 수익률이 크게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또 설정액 규모가 작아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 편입 비중을 충분히 늘리기 어렵다. 동양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미국 연말 소비경기 회복으로 요즘같이 정보기술(IT) 업종 내 대형주들이 각광 받을 때 충분히 수익률을 올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펀드매니저들이 운용을 소홀히 하기 쉬워 상대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퍼져 있다. 대신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현재 펀드매니저 한 명당 담당 펀드가 많게는 수십 개에 이르는데 규모가 작은 펀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짭짤한 수익률을 내는 자투리펀드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소형FOCUS증권투자신탁1[주식](C1)’의 1년 수익률은 14.5%로 국내 주식형 펀드 1년 수익률(3.4%)을 웃돈다. 2년 수익률은 41.2%에 이른다.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삼성중소형FOCUS증권투자신탁1[주식](C1)’의 설정액은 77억원이다.

코스맥스(펀드 비중 4.2%)와 넥센타이어(3.6%), 현대위아(3.3%), 아모레G(3.1%) 등에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시장이나 시황을 따르지 않고 투자자 입장에서 개별기업을 분석해 장기로 투자한다”며 “성장 잠재력이 있는 회사 중 주가가 합리적인 종목만 편입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화장품 제조업체인 코스맥스는 경기 침체로 저가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늘고 글로벌 업체와의 수주 계약까지 늘었다. 그런 덕에 연초 1만6200원이었던 코스맥스 주가는 현재 4만 7000원으로 65.5% 상승했다. 아모레G도 아모레퍼시픽과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이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도 매출이 늘면서 주가는 연초 대비 51.9% 올랐다.

수익률도 자투리 수준으로 부진한 자투리펀드도 있다. 올해 신규로 설정된 16개(설정액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자투리펀드를 제외하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157개 펀드 중 45개 펀드는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설정액 63억원의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그린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e’ 펀드의 1년 수익률은 -8.5%다. 2년 수익률은 -26.0%로 더욱 부진하다. KB자산운용의 ‘KB퀀트액티브증권자투자신탁(주식)클래스C3’ 펀드(설정액 99억원)의 2년 수익률도 -17.8%다.

현대자동차 주식(투자비중 14.1%)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미래에셋그린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e’ 펀드는 최근 미국에서 연비과장 논란의 영향으로 현대차 주가가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떨어졌다. 5월 2일 27만2500원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현재 22만5500원으로 17.2% 하락했다.



자투리펀드 비율 30%로 낮출 계획자투리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1년이 지난 펀드 중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자투리펀드는 자산운용사가 투자자 동의를 얻지 않고 강제 청산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자투리펀드 청산을 유도하고 있다. 분산 투자가 쉽지 않은데다 고정비용이 높아 투자자 피해가 염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말까지 자투리펀드 비율을 30%대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50억원 미만의 자투리펀드 200개가 청산됐지만 여전히 전체 펀드 중 비중이 높다. 현재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 2469개(상장지수펀드 제외) 중 50억원 미만 자투리펀드는 53.1%(1312개)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설정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펀드나 운용기간이 1년 미만인 신규 펀드에 투자할 때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정기적으로 자신의 투자 상품들을 모니터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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