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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 은퇴 준비에 ‘내일’은 없다

Retirement - 은퇴 준비에 ‘내일’은 없다

계획보다 실천이 더 중요…재무·비재무적 노후 준비 서둘러야



통나무 위에 개구리 다섯 마리가 앉아 있다. 그 중 네 마리가 뛰어내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렇다면 남은 개구리는 몇 마리일까? 대부분 “한마리”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정답은 다섯 마리이다. 마음먹는 것과 행동하는 것에는 엄연히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결심과 후회를 되풀이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은가? 멋진 로드맵을 그리고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미루는 건 실천하지 않겠다는 표현2012년이 저물고 있다. 연초가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한해 목표를 세운다. 올해도 그러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 마음 먹은 대로 목표를 이루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다가 요즘처럼 한 해를 마무리하는 때가 오면 그제서야 후회와 반성을 시작한다. 동시에 내년도 달력을 들추며 또 다른 계획을 세우기에 분주하다. 매해 이러한 상황이 반복된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마음 속에 ‘실천하지 않겠다’는 심리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밥 먹고 하겠다’는 말에는 ‘지금은 하기 싫다’는 거부심리가,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공부하겠다’는 말 속에는 ‘오늘은 절대로 공부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다.

특별한 시간, 특별한 날로 결심을 미룬다는 것은 겉으로는 변화를 원하면서도 내면으로는 절대 변화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실천해야 할 시간이 오면 그 결심을 다시 내일 또는 내년으로 미루게 되는 것이다.

삶에서 가장 파괴적인 단어는 ‘나중’이며, 가장 생산적인 단어는 ‘지금’이라고 한다. 힘들고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은 ‘내일 하겠다’고 말하지만,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지금 하겠다’고 이야기한다. 결심을 바로 실천에 옮기는 행동의 차이가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일례로 시골의 작은 기업에서 시작해 계열사 140개를 거느린 거대그룹으로 성장한 일본전산은 ‘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움직인다고 한다. 1970년대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신발 브랜드였던 아디다스 역시 처음에는 몇 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시작하게 됐다.

무모해 보인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Just Do It’이라는 캠페인을 행동으로 옮겨 보기 좋게 성공을 이룬 브랜드도 있다. 바로 나이키다. 이 캠페인 하나로 나이키는 아디다스를 밀어내고 세계 제일의 스포츠 신발업체 자리를 차지했다. 이렇게 수많은 기업들이 멋진 마스터플랜보다는 실천을 통해 기존의 판도를 무너트렸다. 성공 가능성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움직이는 것이다.

최근 은퇴 관련 기사를 많이 접하게 된다. 행복한 이야기보다는 자녀교육에 대한 고민과 노후에 대한 불안감 등 준비가 부족한 현실을 일깨우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노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심리는 기대 반 걱정 반이다. 퇴직 후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마음껏 즐길 생각을 하다가도, 자녀 교육비, 결혼비용 부담으로 빠듯할 노후를 생각하면 절로 걱정이 앞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노후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지고 마음도 바빠지는 것을 느낀다.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준비하겠다고 결심해보지만, 바쁜 일상으로 돌아오면 은퇴에 대한 생각은 다시 저만치 멀어진다. 언제나처럼 머리와 행동이 따로 노는 것이다. 누구나 행복한 노후를 꿈꾼다. 아무런 준비도 노력도 없이 말이다.

행복한 노후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도,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도 아니다. 막연한 기대나 현실 회피로 해결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 크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재무적인 노후 준비는 가장 핵심이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허황된 기대보다는 시간의 힘을 활용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점점 길어지는 노후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는 재무적인 준비 못지않게 비재무적인 준비도 중요하다. 건강, 주거, 취미, 여가, 사회활동과 관련한 준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중에서도 반드시 신경써야 할 것은 가족과의 관계, 특히 배우자와의 관계다. 은퇴한 남성들을 빗댄 우스갯소리가 있다.

연말 송년 모임에 60대, 70대, 80대 남편이 왼쪽 눈이 퍼렇게 멍이 들어 나타났다고 한다. 사람들이 놀라 대체 누구에게 맞았냐고 물으니, 모두 마누라라고 대답했단다. 60대는 아침밥을 차려 달라고 했다가 아내에게 맞았다. 70대는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가 맞고, 80대는 아침에 눈을 떴다고 맞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장들이 이처럼 가정에서 권위를 상실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부부간의 오랜 소통부재로 인해 보이지 않는 갈등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평소 의사소통이 부족한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부부들이 사는 데 쫓겨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그저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바쁘다. 그러다 보니 대화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대화가 부족한 만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폭도 줄어들게 된 것이다.

둘째 가족 간의 심리적 단절이 원인이다. 이제껏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을 등한시했거나 직장에서 하듯이 가정에서도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보인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어느 날 회사를 떠나 가정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자녀들은 아버지를 따듯하게 맞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은퇴자들은 그러한 가족들의 태도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오랫동안 가족과 대화를 단절한 채 살아온 아버지가 하루아침에 가정이란 공간으로 들어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평소 감정의 교류 없이 필요한 말만 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많은 은퇴자들이 자녀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은퇴 전 가족과 관계 재정립 해야은퇴를 하거나 직장을 잃었을 때 돌아갈 수 있는 곳, 위안 받을 수 있는 곳은 가정뿐이다. 은퇴 후 가족들과 잘 지내고 싶다면 은퇴 전부터 대접받는 자세에서 서비스하는 자세로 생각과 행동을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집안에서 스스로 의식주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

늘 가까이에서 내 삶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가족들. 하지만 가까운 만큼 자칫 소홀하기 쉬운 나의 가족들과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면 지금부터 작은 노력들을 실천에 옮기자. 집안 청소, 가족들과의 식사, 정기적인 공연 관람, 가족여행, 간단한 요리 배우기, 자녀와 관심사 공유하기, 인생설계 해보기 등 당장 실천해야 할 과제들이 널려있다. 인생 후반기의 행복을 확실히 잡고 싶은가?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시작하라. 실행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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