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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푸조 208 L당 21.1km로 전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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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모닝, 소형차 뉴 SM3, 중형차 BMW 320i, 대형차 뉴 알티마 2.5 부문별 최고 연비



올해부터 출시되는 모든 차량에는 새로운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 이른바 신연비다. 이는 “자동차 제조사가 표시하는 연비와 실제 연비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정부가 수용해 2011년 말부터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 바뀐 제도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2012년 한 해 동안은 적응 기간으로 뒀다. 때문에 지난 한해 동안은 신연비와 구연비가 뒤섞여 소비자들은 혼란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보통 신연비는 구연비에 비해 10~20% 정도 낮게 나오는데 이를 악용한 업체도 적지 않았다. 신연비 도입을 최대한 늦추는 회사가 많았다. 제도를 정확하게 모르는 소비자들은 단순 숫자만 놓고 연비를 비교하는 바람에 양심적인 제조사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었던 것이다.

올해부터는 이 같은 꼼수도 통하지 않는다. 모든 자동차가 신연비 기준으로 측정한 연비만을 표시해야 한다. 신연비는 총 5가지 조건(고속도로 주행, 도심 주행, 에어컨 가동, 급가속, 혹한의 날씨)에서 연비를 측정한 다음 평균가중치로 계산해 표시하는 방법이다. 자동차에 부착되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에도 복합, 고속도로, 도심 주행 연비의 세 가지 모두를 표시해야 한다. 과거 구연비 기준으로 L당 15km 이상이면 받을 수 있었던 1등급 마크도 신연비 기준에서는 16km를 넘어야 받을 수 있다.



구연비 대비 평균 10~20% 하락에너지관리공단의 차종별 신연비 결과가 나오면서 자동차 연비 순위도 크게 변했다. 강화된 규정에 따라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을 받은 차는 과거 30%에서 7% 수준으로 확 줄었고 배기량이 3000cc가 넘는 고급 차량은 대부분 4~5등급을 받았다. 그만큼 변별력도 생겼다. 구연비에서 신연비로 변경하면서 연비 변동 폭에 따라 울고 웃는 차가 제조사도 등장했다. 고연비 자동차를 장점으로 내세웠던 토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와 프리우스는 신연비로 변경하면서 각각 30.5%와 28.1% 연비가 하락해 자존심을 구겼다.

반대로 벤츠 C250,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5.0 SC 등 일부 차량은 오히려 신연비를 적용할 때 연비가 더 좋아졌다. 주로 하이브리드나 경차의 연비 하락폭이 컸고, 독일 디젤차의 연비 하락폭은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본지에서는 2013 신연비 기준에 따라 세그먼트별 우수 연비 차를 살펴봤다. 세그먼트 분류와 자료는 에너지관리공단을 기준으로 했다.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모델로 모든 순위를 매겼다.



경차(1000cc 미만)경차(輕車)는 글자 그대로 ‘가벼운 차’다. 무게·크기·배기량·가격 등 모든 게 작은 차를 경차라고 한다. 무게가 가벼워 연비도 좋다. 나라마다 조금씩 분류 기준이 다른데 우리나라는 배기량 1000㏄ 미만, 전장 360㎝, 전폭 160㎝, 높이 200㎝ 이하를 경차라고 한다. 기아의 모닝과 한국지엠의 스파크가 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박스카 레이까지 가세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차 부문 연비 1위는 모닝이 차지했다. L당 15.2km. 그 뒤를 스파크가 따랐다. 대신 고속도로주행연비에서는 스파크가 모닝을 근소하게 앞섰다. 다만 조금 아쉬운 부분은 신연비로 변경하면서 하락폭이 컸다는 점이다. 두 차 모두 구연비 기준에서는 L당 20km가 넘는 고연비를 자랑했다. 하지만 신연비 기준에서는 L당 15km 수준으로 배기량이 더 높은 소형차들과 비교해 거의 차이가 없다.

신연비 발표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름값이 적게 든다는 점이 경차의 가장 큰 장점인데 이 정도 차이면 굳이 경차를 고집할 이유가 없겠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3위를 기록한 레이의 연비는 L당 13.5km로 박스카의 한계를 드러냈다. 박스 형태의 자동차는 고속주행 때 공기 저항이 커서 연비에 불리하다. 레이는 이를 증명하듯 고속도로주행연비에서 경쟁 차종보다 2~3km 낮게 나왔다.



소형차(1000cc~1600cc)휘발유 소형차 부문에서는 르노삼성의 뉴 SM3가 1위에 올랐다. L당 15km. 구연비 기준 1위를 달렸던 기아의 프라이드를 제쳤다. 뉴 SM3는 지난해 8월 출시한 차로 기존 CVT에 보조변속기를 추가한 신개념 무단 변속기 X-CVT를 적용해 초기 가속 성능과 연비 효율을 향상했다. 출발과 저속 상태의 가속때는 1단 유성기어를, 고속 영역에서는 2단 유성기어를 통해 효율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점도가 낮은 엔진·변속기 오일을 사용해 엔진 및 변속기 내부 마찰을 감소시킨 설계도 연비 개선에 큰 몫을 했다.

2~4위에 오른 차들은 현대·기아차의 ISG(공회전 시 엔진 자동 멈춤) 기능을 탑재한 차량들이다. 하지만 신연비 기준으로 바뀌었을때 ISG를 장착한 차량의 연비 하락률이 비교적 컸다. 일반 엑센트가 16.2% 하락한 반면 ISG를 탑재한 고급형 모델은 19.2%까지 떨어졌다. 수치만 놓고 보면 연비 향상을 위해 장착한 기술이지만 실제 주행 환경에서는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경유 소형차 1위는 해치백 모델인 푸조 208 1.4 e-HDI가 차지했다. 연비가 L당 21.1km. 이 차는 신연비 기준으로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된 모든 자동차 중에서 가장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 배기량이 훨씬 낮은 경차는 물론이고 하이브리드 차량들까지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다. 이전 모델인 207에 비해 외부 크기는 줄었지만 실내 공간은 더 넓은 특징을 가진 차다. 한국인 디자이너 신용욱씨가 주도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푸조 208 1.6 3도어 모델과 5도어 모델도 전체 순위 9위와 10위에 올랐다. 이로써 푸조 208은 판매하는 모든 트림의 차량이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연비 차량이 됐다. 신연비와 구연비가 혼재한 시기의 연비왕이었던 시트로엥의 DS3는 푸조 208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겨 2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링카 제타와 골프는 각각 경유 소형차 3위와 5위에 올랐다.





중형차(1600cc~2000cc)국산차와 수입차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휘발유 중형차 연비 경쟁에서는 BMW 3시리즈의 휘발유 모델인 320i가 르노삼성의 SM5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320i는 자연흡기방식이었던 구형과 달리 트윈 스크롤 터보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다. 엔진다운사이징으로 연비를 개선하면서도 최고출력은 184마력(구형 모델은 156마력)으로 오히려 더 좋아졌다.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오른 뉴 SM5는 연비 향상을 위해 뉴엑스트로닉 CVT 변속기를 장착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최적화 관리 시스템, 저구름저항 타이어 장착, 중립제어 기능을 탑재하는 등 연비 향상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경유 중형차 신연비 순위에서는 1~4위까지가 모두 BMW의 차량이었다. 특히 지난해 말 출시한 뉴 1시리즈가 뛰어난 연비 우수성을 보였다. 1시리즈는 도시형(어반)과 스포츠 두 가지 모델에 총 6개 차종을 보유하고 있다.

직렬 4기통 직분사 방식의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한 차량이다. 8단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빠르고 부드러운 기어 전환이 가능에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BMW 4개 차량의 뒤를 이어 포드의 포커스가 5위에 올랐다.



대형차(2000cc 이상)휘발유 대형차 신연비 순위에서는 일본의 대표 차량 3종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지난해 나란히 국내에 선을 보인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토요타 캠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 3차종은 현재 북미 시장에서도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다.

캠리가 가장 먼저 국내에 들어와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 알티마와 어코드가 가세했다. 각 자동차 브랜드의 사활이 걸렸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이들 차에 거는 회사의 기대가 크다.

일단 연비 경쟁에서는 닛산의 뉴 알티마 2.5가 우위를 점했다. L당 12.8km. 뉴 알티마는 연비 상위권에 오른 르노삼성 자동차와 비슷한 CVT 변속기를 장착하고 있다. 5세대에 걸쳐서 진화한 모델로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이 특징인 차다. 이번에 대형차 신연비 1위에 오르면서 퍼포먼스와 경제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한편 일본의 세단들과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산차 그랜저와 K7은 공동 4위에 올랐다.

휘발유 대형차 연비순위가 일본차들의 전쟁터였다면, 경유 대형차 연비에서는 독일 자동차의 두 자존심이 정면 승부를 벌였다. 벤츠와 BMW가 그 주인공이다. 벤츠의 자동차가 1, 3, 5위에 BMW 자동차는 2위와 4위에 올랐다. 1위에 오른 벤츠 C220 CDI는 구연비 기준에서 L당 16.8km의 고연비를 자랑하던 차다.

운전자들로부터 “표시연비뿐 아니라 실연비 또한 상당히 좋은 차”로 평가 받았다. 이러한 평가는 신연비 제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차의 신복합연비는 L당 15.6km로 구연비 기준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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