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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금리 상승은 호재, 엔화 하락은 악재

Stock - 금리 상승은 호재, 엔화 하락은 악재

금리-주가 역의 관계지만 경기 회복 초기에 같이 움직여…원화 가치 오르고 엔화 떨어져 자동차주 하락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한 고비를 넘겼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상황은 면했다. 협상 결과는 불완전했다. 정부의 재정을 세입과 세출로 나눌 때 세입 부분만 타결되고 세출 부분은 2개월 후로 조정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세입은 공화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부분이고 세출은 민주당의 영역이다.

공화당이 먼저 카드를 내준 셈인데, 이런 협상 과정 때문에 2개월 후에는 공화당이 민주당을 상대로 강공을 펼 가능성이 크다. 지렛대는 부채한도 증액이다. 공화당이 이를 이용해 벼랑 끝까지 상황을 몰고 가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만큼 추가 협상 타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재정절벽 갈등 커지지 않으면 영향은 제한적다음 협상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미국 경제는 한숨을 돌렸다. 재정절벽 협상 타결에 따라 세입은 소득세 인상과 급여세 2%포인트 감면 종료로 각각 160억 달러와 950억 달러가 늘어난다. 2개월 유예시켜 놓은 자동삭감 부문은 2013년에 1090억 달러가 예정돼 있다. 재량적 지출 감소는 향후 협상에 따라 최대 109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 세입 부문에서 1110억 달러가 증가하고 세출 부문에서 0~1090억 달러가 줄어들 경우 재정 절벽 규모는 1110~2200억 달러가 된다.

2012년 미국 실질 GDP의 0.8~1.6%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 성장률에 재정절벽에 따른 감소 부분을 적용할 경우 올해 성장률은 0.5~1.3%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경기 회복이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재정절벽으로 인한 악영향이 최대치에 도달한다고 가정할 때 2013년 성장률이 제로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재정절벽으로 인한 효과는 민간 부문의 회복이 강해지고, 세금인상에 따른 악영향이 줄어들면서 해소될 전망이다. 미국의 주택경기 회복이 빨라지고, 신규 고용 증가도 월 평균 15만 명을 상회하고 있다. 경기가 생각보다 괜찮게 흘러가고 있는데, 이런 상태에서 2개월 유예시켜 놓은 재량적 지출 축소 부분이 합의가 날 경우 어렵지않게 작년 정도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2차 협상 시작과 함께 갈등이 커지지 않는 한 시장에 부담 요인이 되진 않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환율, 금리 등 가격 변수가 심상치 않다. 엔화 가치가 1200원대를 위협할 정도까지 떨어지자 자동차 주식이 집중적으로 하락했다. 엔화 약세가 추세로 굳어진 만큼 경제와 주식시장 모두에 악영향을 주는 상황이 계속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금리도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내 금리는 여전히 2.7%대를 벗어나지 않고 있지만 미국 등 선진국 금리는 요동을 쳤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93%로 한 달 동안 0.3%포인트가 올랐다. 시장 환경만 보면 금리가 오르는 게 이상하다. 미국연준이 매월 4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4차 양적 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수급과 기대 심리 모두에서 장기채 금리를 떨어뜨릴수 있는 도구가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재정절벽 협상이 1차 마무리 된 후 세입 구조가 구체화되면서 미래 수요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도 금리가 올랐다. 예상이 빗나간 건 작년 12월 이후 미국의 경제 심리가 ‘미래 예상 수요의 재설정→생산 및 투자 확대신규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작년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는 심리 요인에 의한 압박을 많이 받고 있었다.

선거 전후 정책 불확실성과 재정절벽 이슈가 맞물려 경제 주체들이 상당히 위축되기도 했다. 이런 악조건에도 4분기에 발표된 경제 지표들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자, 미국 기업들은 안심하고 미래예상 수요를 재설정해 나갔다. 그 결과 이제 시설 투자와 고용 안정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12월 미국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이 15만 5000명으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해서는 관찰이 필요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이 더 강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금리 상승이 경기회복을 전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와 주가가 역의 관계에 있지만 경기 회복 초기에는 둘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경기의 힘이 금리 상승에 따른 악영향을 압도하기 때문인데 지금이 그런 상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가격 변수 움직임은 금리의 경우 긍정적인 해석을, 환율의 경우는 부정적인 해석을 내리는 게 맞다.

주변 환경이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종합주가지수를 2050포인트 이상으로 끌어올릴 정도는 아니다. 지난 두 달간 주가 상승 요인을 살펴 보면 상황이 더디게 나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년 11월 15일 이후 프로그램 매수가 7조원 이상 유입됐다. 물론 상승이 모두 프로그램 덕분인 건 아니지만 수급이 큰 역할을 한 건 분명하다.

프로그램은 성격상 일방적으로 매수나 매도가 계속될 수 있는 게아니다. 베이시스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매수에서 매도로 바뀔 수 있다. 수급은 변화하는 초기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매수가 매도로 바뀔 경우 효과가 두 배로 증폭되기 때문인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최근 프로그램 매수 증가는 우려가 된다.

최근에 종목별 주가가 시장의 기대를 극단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어긋날 경우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삼성전자를 봐도 그렇다. 주가가 1년 넘게 올랐고, 매 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어지간한 호재는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저가폰이 주류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이나 중국 시장에 대한 대응력 역시 잘 해결될 거란 가정 하에 움직이고 있다. 이런 사실을 감안할 때 기대가 충족되어 주가가 오르는 부분보다 기대가 어긋날 때 받는 충격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기대 깨지면 충격 더 클 수도자동차 주식이 그 가능성의 한 면을 이미 보여줬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함께 시장을 끌고 가던 주식이었지만 환율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주가가 힘을 못쓰고 있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경기 민감주가 올랐지만 이미 상승폭이 20%에 달해 주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 당분간 재료상 우위와 수급 악화 우려가 맞물리는 상황에 의해 주가가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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