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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d - 컴퓨터 매매 퀀트 펀드 인기

Fund - 컴퓨터 매매 퀀트 펀드 인기

펀드매니저 주관 배제하고 기업 분석해 종목 선정…3년 수익률 23%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주식시장에서 주관적 판단을 배제한 ‘퀀트(Quant) 펀드’가 주목 받고 있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대부분 펀드 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이와 달리 퀀트 펀드는 주가수익비율(PER)·주가순자산비율(PBR)·주당순이익(EPS) 같은 데이터와 수치화가 가능한 자료를 기초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이런 기준에 따라 저평가된 종목을 사고, 고평가된 종목을 자동적으로 팔아 이익을 남긴다. 퀀트는 계량분석(Quantative Analysis)의 줄임말이다.

퀀트 펀드의 수익률도 괜찮은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월 22일 현재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2%다.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1.0%)보다 조금 높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NH-CA자산운용의 ‘NH-CA퀀트MP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

A1’ 펀드가 3.1%의 수익률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매매수수료 상대적으로 작아이 펀드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과 모멘텀(상승동력)의 비율을 50:50으로 결합해 월간 퀀트 펀드 종목을 추려낸다. 여기에 계량분석에서 놓치기 쉬운 경영진의 능력, 산업이나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성, 실적, 재무 리스크를 심층 리서치를 통해 보완한다.

이런 데이터로 30개의 종목을 선택하고 매월 정기적으로 투자한다. 위험 발생이 예상되는 기존 종목은 다른 종목으로 대체해 운용한다.

NH-CA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반 펀드는 최소 2개월이 지나야 펀드에 편입된 종목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 펀드는 매월 종목 선정의 방법이나 해당 월의 종목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코어증권자투자신탁1(주식) Class A1’ 펀드가 1.5%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이 펀드도 기업의 가치·수익성·성장성 같은 주가의 내재적 가치를 고려해 선정된 40개 종목에 투자한다. 투자 종목은 삼성전자(투자 비중 3.7%)·KT(3.4%)·한국가스공사(3.4%)·현대자동차(3.3%)를 비롯한 업종 대표주다.

퀀트 펀드는 투자자에게 아직 낯선 편이다. 퀀트 기법을 활용한 펀드가 본격 출시된 건 5년 전이지만 그동안 큰 관심을 끌지 못했고 설정액도 미미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2009년 1000억원에 수준에 불과한 퀀트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약 1조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퀀트 펀드는 일반 주식형 펀드처럼 고수익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예측하기 힘든 롤러코스터 증시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2008년 2월 설정된 동양자산운용의 ‘동양아인슈타인증권투자신탁 1(주식)A’ 펀드의 3년 수익률은 23%에 이른다.



박스권 장세에서는 불리퀀트 펀드는 포트폴리오의 종목 교체가 빈번하지 않아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매매수수료가 작다. 또 컴퓨터가 주로 운용하지만 금융위기 같은 시장위험이 발생하면 펀드매니저도 개입해 좀 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해진 규칙대로만 투자하는 퀀트펀드의 특성상 주식시장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단기적인 시장 급변에 따른 매매 실패를 최소화하고 객관적인 지표와 이에 대한 분석을 믿고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기 적합하다”고 말했다.

펀드매니저의 주관적 개입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오히려 퀀트 펀드의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퀀트 펀드는 대부분 주가가 내리면 매입하고 오르면 매도하는 역시세 추종형으로 만들어져 변동성이 커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상하단 300포인트)에서 움직이면서 퀀트 펀드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퀀트 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2.8%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 1%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투자증권 김보나 연구원은 “시장이 하락하면 주식을 사 모으도록 짜인 퀀트 펀드의 구조가 때로는 투자에 독이 될 수도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며 “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운용사의 운용전략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구조적인 한계는 또 있다. 퀀트 펀드는 지난해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 덕을 보지 못했다. 퀀트 펀드는 대부분 편입한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매입하는 ‘동일 비중 방식’을 채택한다. 투자 비중을 정해 놓고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을 모두 같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렇다 보니 소수의 초대형주가 크게 상승하면 개별 주식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투자하는 ‘시가비중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코스피200지수가 10% 상승했는데 삼성전자 비중이 25%에 달했다”며 “동일비중 방식을 사용하는 퀀트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라고 말했다. 저평가의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 증시 불안 등으로 투자자들이 우량 주식을 매도하면 퀀트 펀드는 이를 저평가로 오인해 대량 매수하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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