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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치킨집 10년 5곳 중 한 곳 생존

Money Tech - 치킨집 10년 5곳 중 한 곳 생존

휴대폰 매장도 포화 … 고유 아이템 절실



중견기업에 다니던 최모(57)씨 2011년 명예퇴직을 하고 퇴직금 1억5000만원에 은행 대출 5000만원을 더해 139㎡(40평) 규모의 주점형 치킨집을 열었다.

서울 화곡동 새로 입주한 아파트단지 상가 1층이라 입지가 좋았고 깔끔한 인테리어 덕분에 처음엔 손님이 밀렸다. 하지만 1년 새 인근에 치킨집이 두 곳 늘어나자 상황이 달라졌다.

매출이 눈에 띄게 줄더니 종업원 월급 주기도 빠듯해졌다. 그의 일거리도 카운터 계산에서 홀서빙으로, 다시 주방일로 점점 많고 힘들어졌다. 최씨는 현재 업종전환이나 폐업을 고민 중이다.

베이비붐 세대(1953~1963년생)의 창업이 늘지만 대부분 레드오션에 풍덩 뛰어들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571만8000명으로 이 중 30% 정도인 175만명이 50대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의 사업 실패율이 47%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대부분 금융권 차입을 통해 도·소매업, 음식업 등 생계형 영세 자영업을 택해 수익성이 낮고 사업 지속성도 떨어진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4월 1일 ‘베이비붐 세대의 고용·소득·자산 구조와 시사점’ 주제의 기자 간담회에서 “직장에서 은퇴하는 50대 이후부터 실질적으로 고용시장을 떠나는 60세 중반까지 일할 곳이 마땅치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 때문에 1억~2억원의 자금으로 소규모 창업으로 내몰리고, 준비 기간과 노하우 부족으로 고배를 마시게 된다”고 설명했다.

치킨집 등 주점과 식당, 휴대폰매장 등이 50대가 뛰어드는 대표적인 레드오션이다. 2002~2011년 KB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근래 50대의 치킨집 창업 증가세가 뚜렷하다. KB경영연구소 김일광 팀장은 “치킨집 창업의 50대 비중은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치킨집은 지난 10년간 매년 7400개가 창업을 하고 5000개가 퇴출됐다. 10년 생존율이 20.5%에 불과했고 49.2%가 3년 이내에 폐업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KB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10년간 창업한 자영업자 4명 중 3명꼴로 휴업하거나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생존율이 25%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창업 후 3년이 지나면 절반 가까운 47%가 휴·폐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주점·유흥서비스 등 향락 업종의 휴·폐업률이 88.7%로 가장 높았다.

이어 휴대폰 대리점 같은 정보통신업(84.7%), 음식점업(81.7%) 등 3대 업종의 휴·폐업률이 80%를 넘었다. 경기와 유행에 민감한 업종이어서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경기가 둔화되고 수요가 감소하면 급격히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베이비붐 세대 창업자들의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임진 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했다. 2011년 8월 이후 아직은 퇴직금으로 생활하지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올 하반기부터 가계 부실화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루오션 개척에 나서야 한다. 김일광 팀장은 “창업으로 성공하려면 웰빙화·다양화·소량화·복합화 등 최근 추세를 감안한 독자적인 경쟁력 확보와 고유한 아이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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