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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et Management - 퇴직연금 투자 안전 일변도 글쎄··

Asset Management - 퇴직연금 투자 안전 일변도 글쎄··

글로벌 금융위기 후 4년간 투자 성과 …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 클수록 수익률 떨어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투자 환경이 급변했다. 전세계 주식시장의 동반 하락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무조건적인 고위험 고수익 상품보다 예금금리 이상의 적정 수익을 추구하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런 보수적인 투자 성향과 저금리 기조가 맞물려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 금융상품의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다. 주식과 채권 또는 예금의 중간 정도 특성을 가지며 예금금리+α를 추구하는 금융상품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투자 성향의 보수화는 퇴직연금의 자산 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퇴직연금 총 적립금의 10% 수준을 유지한 실적배당 상품 비중은 5%대로 줄었다. 확정기여형(DC) 퇴직 연금은 근로자가 직접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 자신의 투자 목적에 맞게 상품을 구성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장점에도 확정기여형 총 적립금의 20% 정도만 실적배당 상품으로 운용된다. 물론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에 비해 실적배당 상품의 비중이 크지만 현재 금리상황에서 원리금 보장 상품에 자산의 80~90%를 투자하면 퇴직연금 본연의 목적인 노후자금 마련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간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이 큰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자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운용성과는 어떠했을까? 결과는 원리금 보장 상품에 편중된 투자자의 운용 성과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별 수익률 비교표를 보면 지난 4년간 증권사의 평균 수익률이 은행·보험사보다 높았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답은 자산 배분에서 찾을 수 있다. 증권사는 원리금 보장 상품과 실적 배당 상품의 비중이 대략 50대 50정도의 균형을 이뤘다. 이와 달리 은행과 보험사는 원리금 보장상품의 비중이 80%가 넘었다. 결론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성향이 낮은 수익률로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은퇴 후 60대 초반 국민연금 수령 시점까지 소득 공백기를 경험하게 된다. 은퇴 전문가들은 이를 ‘은퇴 크레바스’라고 부른다. 만약 55세에 은퇴한다면 65세까지 길게는 10년의 소득 공백기가 발생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따로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공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은퇴 크레바스를 대비할 수 있는 요긴한 자금이 될 수 있다.

예컨대 40세인 근로자가 55세에 은퇴하고 65세까지 10년의 기간 동안 해마다 20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가정하자. 이럴 경우 55세가 되는 시점에 2억원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퇴직연금으로 4000만원이 적립돼 있고 앞으로 15년의 투자기간동안 해마다 350만원을 추가로 입금하면 2억원을 만들기 위한 목표수익률은 7%가 된다. 현재와 같은 저금리 구조에서 안정성만 고려해 자산을 운용하면 퇴직연금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이라도 각자 퇴직연금 자금의 용도를 명확히 정하고 그에 맞는 자산운용을 시작해야 한다. 위기 때 투자 기회가 있다는 걸 자본시장의 오랜 역사는 증명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간 유럽 재정위기라는 또 다른 복병이 있었지만 장기 성과는 자산 배분에 따라 갈렸다. 오히려 안전 일변도 투자 수익률이 나빴다. 퇴직연금 자산 운용의 해답은 균형된 자산 배분을 통한 장기 투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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