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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VERNMENT CONTRACTORS - 정부 외주업체는 철밥통?

GOVERNMENT CONTRACTORS - 정부 외주업체는 철밥통?

기밀정보를 유출한 에드워드 스노든을 고용했던 회사는 여전히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는다



직원이 못된 행동을 해서 고객을 골탕 먹인다면 회사가 입는 손해가 얼마나 될까? 전략 컨설팅회사 부즈 앨런 해밀턴의 경우 그 손해 액수는 6000만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정부 외주업체인 부즈 앨런에 다니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고객인 미국 정보당국의 무차별 통화·인터넷 감시를 폭로해 오바마 행정부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부즈 앨런은 상장기업이다. 따라서 부즈 앨런의 투자자들은 6월 7일 스노든이 터뜨린 대형 뉴스에 화들짝 놀랐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그러나 6월 10일 월요일 그들은 그냥 어깨를 으쓱하는 정도의 반응만 보였다. 그날 부즈 앨런 주식의 종가는 17달러 54센트로 그 전 금요일 종가 18달러에서 약 2.55% 떨어졌을 뿐이었다. 부즈 앨런의 시가총액이 24억1000만 달러이기 때문에 계산해보면 약 6400만 달러가 빠진 셈이다. 11일에도 주가 하락폭은 1%도 되지 않았다.

물론 스노든은 곧 회사에서 해고됐다. 그 전까지 그가 받은 연봉은 12만2000달러였다. 스노든은 의도적으로 정부의 기밀정보를 폭로했다. 직업윤리 위반에다 치명적인 고객 관리였다. 그런 악재는 회사에 완전히 재앙을 몰고 오리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미국 정부가 주 고객으로서 사실상 그 회사 매출의 전부를 제공하지 않는가? 또 국가안보 기관은 기밀유지 능력을 매우 중시하지 않는가?

부즈 앨런은 스노든을 적절히 감독하지 못했고, 애초에 그가 고용계약 조건을 지킬지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지도 못한 책임이 크다. 그 때문에 미국 정부는 금전적인 손해는 물론 평판에도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예를 들어 법률회사 직원이 중요한 고객의 민감한 정보를 유출했다고 상상해보라. 투자은행이 대규모 기업공개 정보를 사전에 유출했다면 어떨까? 아니면 해산물 전문식당이 툭하면 유통기간이 지난 생선으로 요리를 한다고 생각해보라. 그럴 경우는 당연히 시장이 곧바로 응징을 가한다.

그러나 정부 외주업체의 세계는 그와 전혀 다르다. 한 업체가 일을 망친다고 해도 정부는 가벼운 경고만 준 뒤 새로운 계약으로 보상해준다. 근래의 사례로 보면 부즈 앨런 투자자들은 그 회사의 앞날에 관해 별 걱정을 하지 않아도 괜찮을 듯하다. 록히드 마틴은 널리 홍보된 전투기 계약에서 대금 과다 청구와 예산 초과로 스캔들을 일으켰지만 곧 수익성 높은 새로운 계약을 따냈다.

2011년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보잉은 미 육군 헬기 부품 납품 가격을 과다청구했지만 며칠 전 40억 달러짜리 육군 헬기 제조 계약을 따냈다. 핼리버튼과 그 자회사들은 이라크 관련 서비스 제공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켰지만 그런 사실이 알려져도 주가는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 또 2010년 핼리버튼의 자회사 KBR은 이라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입찰 계약을 따냈다.

한마디로 이런 정부 외주업체들은 사실상 정부기관이나 마찬가지다. 국가안보와 국방기관들은 필수적인 작전수행에 그들을 필요로 한다. 민간기업이 주주들에게 수익을 배당하기 위해 연방정부 후원자를 필요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요즘 정부기관들은 임무수행에 필요한 모든 인원을 고용할 예산이나 권한이 없다. 따라서 외주업체 활용이 필수적이다.

반면 이 부문에서는 대기업 사이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다른 한편으로 막후에서 결과가 조작되는 경우도 많다. 정부는 대기업 여럿에 계약을 나눠준다. 중소기업이나 신생업체는 정부의 대형 계약을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특히 민감한 방위산업 부문은 소수의 대기업이 독차지한다. 여기선 로비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기업은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정치자금을 기부하며, 정치인들이 읽는 신문이나 잡지에 광고를 낸다. 전부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만드는 작업이다.

아이젠하워는 군-산 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가 지금 살아 있다면 국가안보-컨설팅 복합체의 위험성을 경고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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