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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세계 1·2위 국부펀드 유치한 비결은

Money Tech - 세계 1·2위 국부펀드 유치한 비결은

독립 운용사라 계열사 눈치 보지 않아 펀드 수익률 코스피 지수 꾸준히 웃돌아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이 3월 초부터 세계 2위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A) 자금을 위탁 받아 국내 주식에 투자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투자금 규모는 5억 달러다.

애초 4~5월께부터 자금을 위탁 받은 것으로 보도됐지만 공시자료 분석 결과 올해 1분기에 자금 집행을 마치고 운용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ADIA는 아부다비의 국영석유회사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의 돈을 굴리는 투자기구다. 자산 규모는 6270억 달러다. 트러스톤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글로벌정부연금펀드(GPFG)의 자금 3억 달러도 받았다. 이어 5월에 2억 달러를 더 위탁 받아 운영 중이다.

세계 1~2위 국부펀드의 투자금을 위탁 운용하는 건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최초다. 트러스톤은 2011년 세계 5위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국내 위탁 운용사 중 하나로 선정된 적이 있다. 투입 시기를 저울질하면서 자금 집행이 늦어지는 CIC의 투자금을 제외하더라도 트러스톤이 맡은 해외 국부펀드의 자금 규모는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러스톤 측은 “국부펀드는 계약에 비공개 조항이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해외 국부펀드를 비롯한 외국 기관투자가는 국내 주식에 투자할 때 자체적으로 운용하거나 외국계 자산운용사에 맡겨 운용했다. 그런데 이들이 예외적으로 작은 독립 자산운용사에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트러스톤은 비(非)대기업·금융그룹 계열의 토종 독립 운용사다. 운용 경력은 15년이지만 자문사 시절이 대부분이고 운용사 간판을 단 지는 5년에 불과하다. 트러스톤의 7월 현재 수탁금 규모는 10조8100억원이다. 80여 자산운용사 중 18위다. 주식형 펀드 운용 규모로만 따지면 8조7500억원으로 6위다. 1~5위는 미래에셋·삼성운용·한국투신운용·KB운용·신한BNP파리바운용으로 모두 대기업·금융그룹 계열사다.

트러스톤의 황성택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IMM투자자문 주식운용이사로 두각을 나타낸 17년 경력의 베테랑 펀드매니저다. 현재 트러스톤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운용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트러스톤은 펀드매니저 3명이 힘을 합쳐 고작 펀드 2개만 운용할 만큼 소수정예화를 추구한다. 과욕을 부리지 않고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투자 원칙 때문이다.

트러스톤은 업계에서 ‘신기할 정도로 실적이 꾸준한 운용사’로 유명하다. 국제성과 평가기준인 GIPS를 도입한 2004년부터 9년동안 해마다 코스피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달성했다. 여러 국부펀드의 위탁 운용사 평가에서도 이 점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나 금융지주회사의 계열사가 아닌 점이 오히려 자산운용사 본업에 충실하는 데 도움이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많은 대기업·금융지주회사 계열 자산운용사는 계열 판매회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핵심 펀드의 장기 실적보다는 단기적으로 잘 팔릴 것 같은 펀드 양산에 집중한다. 또 단기 성과가 높아야 판매가 잘 되다보니 운용사들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과도한 리스크를 부담하기 일쑤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내는데 장애물로 작용한다. 펀드 종류와 시기마다 수익률이 들쑥날쑥하면 자산운용사의 평가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다른 국내 자산운용사가 성과가 좋은 펀드 수익률만 공개하는 이유다. 트러스톤은 글로벌 기준에 맞춰 수익률을 계산한 후 펀드평가사의 검증을 받은 GIPS를 공개한다.

꾸준한 성적을 내는 자신감 표시다. 다른 운용사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가 요구하면 GIPS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대외적으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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